M4 맥미니 8TB 옵션, 3천→3천6백달러로... 최대 20% 껑충
캐나다 달러 약세에 숨겨진 '애플텍스'... 회사는 입 다물어
알고보니 전 제품 가격표 슬쩍 바꿨다... 소비자들 뒤늦게 눈치채
애플이 캐나다 시장에서 맥 컴퓨터의 스토리지와 램(RAM) 업그레이드 가격을 몰래 인상해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업그레이드 옵션 가격이 최대 600달러까지 올라 동일 사양 구매 시 이전보다 수백 달러를 더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지 테크 매체 모바일시럽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월 18일에서 3월 10일 사이 홈페이지에서 조용히 맥 제품군의 업그레이드 옵션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다. 이 매체는 과거 웹사이트 기록을 보관하는 웨이백머신을 활용해 가격 변동 사실을 확인했다.
가장 두드러진 인상폭을 보인 것은 M4 프로 맥미니의 고용량 스토리지다. 8TB SSD 업그레이드 옵션은 기존 3,000달러에서 3,600달러로 무려 600달러(20%) 상승했다. 램 업그레이드도 64GB 옵션이 750달러에서 900달러로 150달러 올랐다.
이번 가격 인상은 M4 맥미니뿐 아니라 맥북프로, 아이맥, M2 울트라 칩 탑재 맥프로 등 애플의 주요 컴퓨터 제품군 대부분에 적용됐다. 다만 맥프로의 휠 액세서리 가격은 그대로 유지됐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M3에서 M4로 업그레이드된 맥북에어의 기본 모델 가격은 오히려 50달러 내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추가 옵션 가격은 함께 올라, 결과적으로 고사양 구성 시 전체 가격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비싸졌다. 이러한 가격 전략은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거래를 하는 것처럼 착각을 유도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플에 문의한 모바일시럽 측은 회사로부터 어떠한 답변도 얻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가격 인상이 캐나다 달러 가치 하락, 인플레이션, 혹은 미-캐나다 간 무역 분쟁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과 캐나다 시장의 가격 차이를 비교해보면 격차가 더 벌어졌다. 맥미니 24GB RAM 업그레이드는 미국에서 200달러(약 288캐나다달러)지만, 캐나다에서는 이제 300달러로 책정됐다. 1TB SSD 역시 미국에서 400달러(약 576캐나다달러)인 반면, 캐나다에서는 600달러로 인상됐다.
한 캐나다 소비자는 "몇 달 전 구매했던 것과 동일한 맥미니 구성이 지금은 300~450달러 더 비싸졌다"며 불만을 표했다. 이 사용자의 제보가 없었다면 이번 가격 인상은 더 오랫동안 소비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까지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가격은 변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최근 업그레이드된 맥 스튜디오는 과거 가격 정보가 충분치 않아 정확한 비교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고사양 맥 제품을 구매하려는 캐나다 소비자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전문 작업을 위해 대용량 스토리지와 메모리가 필요한 크리에이터와 개발자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