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사였다.
똬리를 틀고 얌전히 앉아있는 폼이...
요놈을 죽여 말어..
그냥 고이 보내냐?
너 그냥 피해서 가면 눈 감아주고 안 가고 걍 버팅기면 너 죽는다.
잠시 기다렸다. 숨쉬기 운동하면서.
요며칠 마당에서 뱀을 봤다고 나무꾼이 난리~ 꼬맹이도 난리...
백반을 몇통 구해 온데 사방에다 다 뿌리고
면에서 나오는 해충방지약도 골고루 뿌리고...
한바탕 안전장치를 하고 안심하고 있었건만...
깻단을 다 베고 실어나르고 묶어 세우고 오전을 다 보내고 나이
비가 후두둑~~ 짜든다.
비가 오려고 어지간히 어젯밤부터 벼르더니만...
후둑후둑.. 조금씩 뜯더니 그래도 다행히 깨찌는 일이라도 끝내고 와주니
그나마 고맙다 해야하나..
올해 비가 찔끔찔끔 와서리~ 참깨가 엉망이 되었다.
중간중간 시꺼멓게 죽어 자빠져있는 넘들을 먼저 베어 집마당으로 실어날랐다.
한꺼번에 찌면 좋은데 왜 할매는 여문 넘들 골라가며 자빠진 넘들 골라가며
찌는지 몰러...
성질급한 선태네는 여물지도 않은 참깨를 홀랑 다 베어서 건조기에 쳐넣었다는데 말이여~~
조금 하는집 말이지 요새 누가 햇볕에다 깻단을 말려~ 몽땅 건조기에 쳐넣더만~
시중에 나와있는 참깨들 어데 햇볕 봐가며 말렸을라고?
몽땅 고추모냥 건조기 출신들이여~~
아니면 중국산이던가...
하루 깨찌고 며칠 있다 또 찌고~~ 이제 조금만 남겨두었다.
실한 넘들만 남았는데... 그넘은 햇살 좀 더 받걸랑 여물걸랑 찌지 머~
어쨌거나 깨 다 세워놓고 나이 비가 짜드는데... 처마밑에 비를 긋고 있으려니...
빗물받이 물내려오는 곳이 푸대자루에 막혔걸래 푸대자루 치우고
무심코 그옆에 있는 헌 상이 갈구친다고 치운다고 상을 들었는데??
오마나~~~~~~~~~~~~~~~~~
뱀이다~~
어쩌면 좋아~ 요놈아.
바로 뜰아랫채 창 밑에 고러고 있음 어짜니???
너 죽을래.
도망 안 가지~~
손 뻗을 수 있는 곳에 삽이 있었다.
냉큼 들어 그대로 눌렀다.
입을 딱 벌린다.
있는대로 다 벌리네...
고놈. 질기네. 걍 가거라.
너 한마리로 인해... 여럿 생명이 위험하다.
울집 마당까지 침범한 너를 살려둘 순 없잖니.
내도 살아야지.
언젯적인가 요근처에서 새끼뱀 한마리 본 적이 있었지.
초짜 택배아저씨~ 새끼뱀 보고 땀 뻘뻘 흘리며 도망갔었더랬지.
아무래도 백반 보다 더 독한 넘으로 구해봐야겠다.
백반 여러통 뿌린 것이 사날 전이었는데 말이지...
어디 가서 항의를 해야할까?
뱀이 백반 냄새를 싫어한다고...
뱀이 똬리를 틀고 앉은 자리가 백반 수북히 부어놓았던 자리란 말이야아~~ ㅠㅠ
하여간 그넘을 삽질 한방에 골로 보낸 다음
먼데 도랑에 갖다 버렸다.
꿈틀꿈틀... 머리잘린 몸뚱아리가 여러번 뒤척인다. 그넘 질기네...
귀농하여 살면서 뱀 잡기가 일상사가 되어버렸으니 어쩌면 좋을까.
그냥 너 갈데로 가거라~ 하고 보낼 수 있으면 내도 좋고 니도 좋은데 말야.
내 죽기는 싫으니 니가 죽어야 하지 않냐... 이거이 몹쑬 종자 인간이란 말이야...
왜 울집 마당에다 똬리를 틀고 앉아있어 그래~~
유난히도 올여름에 뱀이 많네...
호박따다 휘리릭~ 사라지는 뱀꼬리...
길 가다 풀섶으로 들어가는 넘.
그래도 사람기척 듣고 가버리는 넘은 좋아~
안가고 버팅기는 넘들이 무섭단 말이지...
꼬맹이보고 들고뛰어다니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절대 손 갖다 대지 말라고...
맨발로 댕기지 말라고... 장화 꼭 신고 다니고 지팡이 갖고 댕기라고~~
일년에 한번씩은 뱀을 잡도록 해줘야 하는거 아닐까?
며칠전에 아는 이가 독사에 물려 응급실 갔다는 소식도 들었더랬다.
이거 너무 위험해...
일단 사람이 살고봐야하는거 아닐까?
농촌에 살면서 수없이 살생을 저지르고 사는지라...
이정도론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살생은 살생인지라... 잠시 묵념했다.
여름이 길다.
첫댓글 메리골드 금잔화라..좋은정보 입니다..
전 오늘 말벌에게 된통 쏘여서~~~! ^^
옛적에.. 송이 따러 갔다가 실패하고 허탈한 마음에 앉아있는데 뱀 한마리가 약오르지? 하는 표정으로 내 앞을 유유히 지나가더라능... 열받아서 잡아갔더니 마누라가 내다버리라고 고함지르더구만요. 뱀이 뭔 잘못이 있겠습니까? 다 내 탓이죠.. 헐...
어려서 마이 잡아 먹었는데.. 지금은 그냥 도망가게 하지요..
저도 왠지 뱀은 그냥 못보내것더라구요!
봉숭아를 금사화(禁蛇花)라 하지요. 그리고 고양이를 키우면 뱀을 잡는다는 애기가 있습니다. 강뚜기님이 소개한 페트병으로 만든 유인병 안에 폐유등을 담아 여기 저기 두면 기름 냄새를 싫어해 안온다는 애기도 있습니다. 단 휘발유등은 화기에 폭발할수 있으니 조심하십시오. 농약을 좋아 하진 않지만 토양 살충제를 주변에 뿌려두면 지나가는 뱀이며 개구리들이 죽습니다. 저도 어제 닭장에 들어온 독사 한마리 잡아 푹 고아서 닭 먹였습니다.
그런 방법들이 있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금잔화 봉숭아 고양이 다 소용없습니다. 다 실험해봤지만 유유히 다니더군요. 폐유 살충제도 효과 그리 없습니다. 작은 효과 있을지 다른경우는 모르겠으나 너무 믿고 방심하지 마시라는 뜻에서 제 경우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