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권님 일상 24-11 “속옷 정리”
홍순권 아저씨의 취미 중 하나는 속옷 수집이다.
형형색색 다양한 속옷을 수집하는게 취미이신 홍순권 아저씨는 속옷 착용을 좋아하시기보다는 수집을 좋아하신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금일은 그 동안 하지 못했던 속옷 정리를 하기 위해 홍순권 아저씨와 약속한 날이다.
“홍순권 아저씨 오늘은 침대에 나와 있는 속옷 좀 정리해볼까요?”
대답이 없으시다.
“속옷은 점점 쌓이는데 정리하지 않으면 주무실 때 방해가 될 것 같아요”
잠시 고민을 하시더니 침대에 걸터앉아 속옷을 물끄러미 쳐다보신다.
“홍순권 아저씨 버리기 싫으시면 옷장에라도 차곡차곡 넣어서 보관할까요?”
“어...”
버리지 않고 옷장에 넣는다고 말씀드리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신다.
홍순권 아저씨와 전담직원은 꼭 필요한 속옷만을 꺼내놓고 나머지 속옷들은 옷장에 차곡차곡 넣어놓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속옷 이외에 물품들도 같이 정리를 하였다.
사실 주기적으로 정리정돈을 도와드리곤 있지만 현상유지가 잘 되진 않는다.
그래도 홍순권 아저씨와 전담직원 둘이 나란히 앉아서 정리를 하다보면 많은 이야기도 하고, 농담들도 주고 받을 수 있는 이 소중한 시간이 전담직원으로써 참 좋다.
정리 끝자락에 홍순권 아저씨께서 밤나무 이야기를 꺼내신다.
애써 심어놓은 밤나무를 누군가가 이야기도 없이 뽑았다고 말씀하시면서 표정과 말투에 속상함이 묻어났다.
“홍순권 아저씨 그러면 저희 새 묘목을 알아볼까요?”
그제서야 환한 웃음을 되찾은 홍순권 아저씨가 대답하신다.
“어~ 어~”
홍순권 아저씨와의 약속을 지키는 과정에서 또 하나의 약속이 생긴 것이다.
2024년 06월 28일 금요일 정현진
숙옷정리를 하시면서 아저씨와 진솔한 대화를 나누셨네요. 새 묘목 멋진것으로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 최승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