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지리산은 여.산이라 음기가 무지무지 강하대요
그래서 일년에 ..몇명의 건강한 양기를 ...
어수선-한 날씨에 무사히 하산하셔서 다행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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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으로 하는 지리산 여행.....호주에서 같이 한국식당에서 일한 태일이란 친구와(난 서빙, 그 친군 주방장(?)).....4박 5일간(지리산은 2박3일) 휴가를 마치고 그제 설에 왔네요.....
휴가 떠나기 전과 지금의 나의 모습은 천지차이....가뜩이나 까만 얼굴이 지금은 숯깜댕이가 되서 돌아왔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지리산 산행이 넘 힘들어 중간에 그냥 다시내려갈까, 포기하자고 마음먹은 적도 많았지만 지금은 다녀왔다는 뿌듯함으로 기쁘기 이르길 없군요....
여지껏 몰랐던 산타기의 매력도 알게되었고.....
알다시피(?) 지리산에는 꼭대기 천왕봉 까지 오르는 길이 한 10군데가 넘는데 그 중에서 저는 가장 길고 험난한 2박3일 종주 코스를 택했죠(사나이가 마음먹은 김에 가장 험난한 코스를 선택해야 했기에...사나이로 시작했던 이 계획은 산행 시작 30분만에 후회하기 시작함)....
구례구역에 새벽5시에 도착해 구례버스터미널-버스타고 성삼재 도착-노고단-뱀사골-연하천- 벽소령(1박)- 세석- 장터목(1박)-천왕봉-중산리 쪽으로 하산이 우리가 계획한 코스였슴다.
둘째날까지 날씨가 맑아서 괘않았지만 마지막 날 간밤에 비가 많이 내려 호우주의보가 내려 입산금지 되는 바람에 이틀 동안 천왕봉 정복을 생각하며 등산했던 태순이(마티의 원래 본명이예요...아시나? 제 여친이름이 절대 아님다)는 눈앞에 천왕봉을 놔두고 눈물의 하산을 했지 뭐겠습니까....
얼마나 아쉽고 원통하던지....지리산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려고 그렇게 힘든 산행을 이틀간 마다하지 않고 했건만.....(원래 지리산의 일출은 3대가 공덕을 쌓아야지 볼수있는 거라고 해요..앞으로 쌓으렵니다...공덕을)
너무 가슴이 아팠답니다...우리랑 같이 산행을 했던 사람들은 다들 그렇지 못했나봅니다...앞으로 더 착하게 살아야 할거 같아여....
너무 허탈하고 아쉬워서 아직도 가슴이 시리군요....여자에게 채였을때도 이렇게 가슴아프지 않았었는데....T.T
먹을것도 최소로, 옷도 최소로, 기타 준비물도 최소로 가져갔지만 짐이 넘 무거워서 고생도 많이 했고....
(그중에서 어떤 커플은 여자가 힘들다고 투덜거리니까 남자가 가슴쪽엔 여친가방 등에는 자기가방을 메더군요....물론 그남자의 배낭은 나보다 훨씬 더 컸죠....사랑의 힘이라고요?.....훗.....전 그걸 보면서 무슨생각을 했냐면여...내가 여자랑 산타면 XX이 아니다 생각했져...힘들면 아무 생각도 안나여....암튼 그 남자는 참 대단하더라고요.....)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결혼할 상대자랑은 한 번 쯤은 산행을 하보라고 하데요....산행하면 힘들고 지친 가운데 그 사람의 성격이 다 나온데요...^^
열량을 높이려고 가져갔던 미니 자유시간 한 봉다리는 하루만에 쫑나 가지고 산장에서 자유시간 하나 사먹으려는데 더블가격인 천원받더만요.. 값을 두배나 받어서 얼마나 아깝던지.... 지리산 산장에서 사는 물건들은 거의 시중에 두배예요....하긴 그거라도 없다면 더 고생이겠지만...
그거라도 감사해야지..
등산화 대신 신고 갔던 내 운동화는 산 타는거랑은 안 맞는지 첫날부터 저에게 새끼 발가락 물집을 선사하더군여.....(나 제대한 이후에 첨으로 물집 잡혀봤어요...등산할땐 등산화 꼭 신고 갑시다!!!)
암튼 하산 코스인 중산리 쪽으로 내려올때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냇물이 불어나 나같이 연약한 몸매(?)의 소유자는 위험해서 물에 떠내려 갈뻔했었답니다.....ㅋㅋㅋ
그래도 물이 많으니 폭포와 물보라 같은 장관은 많이 봤지만...
다행히 비올걸 대비해서 파랑 판초우의(군대간 사람들은 다 아는 것임)를 가져갔는데 초반에는 비도 막고 좋다가 나중에 한시간 정도 지나니 이게 우비인지 땀복인지 환장하겠더만유....2시간 만에(한번도 안쉬고..)내려오니 나의 옷은 냇물에 한번 담겨져 나온듯...T.T
그건 그렇고 등산하는 사람들은 다 친구가 되는거 같슴다....마주치면서 수고하라고 인사하고 산장에서 만난 사람들이랑 등산얘기,사회얘기,사는얘기 하면서 음식도 얻어먹고 술도 나눠 마시고....
넘 좋았던거 같습니다....얼마나 힘들었으면 산에서 직접 해먹은 5끼중에 4번이 라면이였지만 얼마나 맛있던지......같이 등산온 분들에게 먹을거 좀 달라고 해서 얻어먹고(정말 뻔뻔한 마티)...어찌나 사람들이 인정이 많은지...하긴 우리들이 가져갔던 양주가 효력을 발휘했지만....양주 그런거 가져가지 마세요.....
음주하지 말라는게 아니라 유리병째 들고 왔다가 무거워 죽는줄 알았슴다...그냥 팻트명에 담아오면 좋았을것을...
화장실은 당연히 푸세식.....비누,샴푸, 세제 같은건 절대사용금지 그래서 3일동안 그냥 물로 세수하고 이도 둘째날에 소금으로 한 번밖에 안닦았답니다^^....라면 끓여먹은 코펠은 그냥 휴지로 닦아내고 물로 닦고.....식수 나오는곳도 멀리 떨어져 있어서 갔다오는데 어찌나 힘들고 발이 아프던지....
지금이야 양쪽 무릎이랑 발목이 정상으로 되돌아 온듯 하지만 그때는 다망가진 줄 알았어여.....참고로 노인분들은 등산만큼 건강에 좋은 운동은 없을듯 합니다...나보다 나이든 아저씨 아줌마들도 어찌나 산을 잘 타는지....(머쓱)
그건 그렇고 산장에서 자는데(군대 내무반같은 구조에 바닥은 나무바닥...모포는 1장에 1000원씩 빌려줌......거의 대부분 8시 전에 취침함....새벽일찍 산행을 위해...그냥 피곤해서 일찍 골아떨어진다는 말이 더 적절함)....
사람들이 열라게 바른 맨소래담 로션냄새(역시 군대간 예비역들은 잘암....전 이거 개인적으로 싫어해요 ..이유는 군대있을때 하룻밤에 두명의 고참 맨소래담질 하다가 3일간 손가락에서 냄새가 안 가셨걸랑요)와 코고는 소리 ...발냄새등..(참고로 전 2박째에 첨으로 발을 닦았슴다...물이 귀해서리^^..)정말로 제대로 잠을 잘 잔다는 거 자체가 고문이였져....마스크 쓰고 잘수도 없고...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웃기고 재미있었던거 같슴다.....
다시 한번 꼭 가야지 하는 마음이 절로 생기는군요....
이렇게 중산리로 하산해 버스타고 진주에서 사우나가서 좀 씻고....그때 전 이틀만에 제 얼굴을 첨 봤슴다....딴 사람인줄 알았져...
고생한 흔적이 역력한 시꺼먼 내얼굴.......아마 리프팅 타러오면 제 얼굴 볼 수 있을겁니다....
가뜩이나 까만데 더 까매져서 걱정이군요...
암튼 목욕끝내고 버스타고 부산가서 경성대앞에서 호주에서(외국에서 만난 친구들은 전국팔도에 있으니까 정말 좋은거 같아여...)만났던 친구들 만나서 맥주한잔 마시고...
해운대에 위치한 한 로바다야끼(친구 선배네 가게...새벽에 주인이 퇴근하니까 우리가 주문한 한 세배정도의 음식이 더 나옴...배터져 죽는 줄 알았다)서 생전 첨 먹어본 고래고기(기름기가 장난이 아님...냄새도 나고..아무나 못먹는다고 하데여...) 아직 지가 살아있다고 느끼는지 입을 뻐끔뻐끔 거리면서 있는 우럭을 보면서 술 한잔 먹다보니 새벽4시....거의 기절해 들어가 친구집에 가서 자고 낮 12시쯤일어나 해운대가서 발 담그고 사진찍고....이날도 파도가 높아서 입수 금지 였슴다....어찌나 금지된 시간을 잘 맞추는 나인지...
다시 부산역에서 3명(한명 더 늘었음..부산 친구)기차타고 경기도 평택으로 향해 친구네 집(안성)가서 밤낚시 하러갔져 (4명이서 밤새 56마리 붕어 낚음....가장 큰 월척은 밤새 자다가 잠깐 일어난 사이에 월척을 잡은 태순이....약 28센치정도 되는^^ 나도 깜딱놀랐음)... 그때 전 밤새 피라미 밖에 못잡은 친구의 원망스런 눈빛을 보았져....ㅋㅋㅋ
일요일 오전 11시에 친구 집에 귀가해서 샤워하고 설가는 버스타고 집에 오니 저녁 6시...
참 힘들었구요....지금 글쓰는 것도 힘들고요....
암튼 이랬어요...나의 첫여름 휴가는......
아쉬움도 남고 그랬지만 이제 힘내서 사회생활 해야지요....
오늘 어찌나 출근하기가 싫은지...
이렇게 지나갔네요...나의 첫 5박6일의 여름휴가는......
지금까지 탱고얘기 전혀 안하고 자기 놀러 갔다 온거 자랑(?)만한 마티였슴다.....포동형 미안해요....쿄쿄쿄
피에수) 밤톨님...나 며칠동안 컴 모르고 전화도 모르고 살았어여(참고로 지리산은 전혀 핸폰 안됨...떠나기전 부모님께 미리 말해야지 걱정 안 할듯..) 그니까 나 래프팅 데려가요....
안그럼 나 그냥 그날 종로로 나갈껴야...우웅....
부탁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