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밖의 일이다. 사랑스런 왕자님에서 상처 입은 반항아의 모습으로. 경림을 바라보던 그 선한 눈매는 어느새 세상에 대한 분노로 불탄다. 드라마 '피아노' 속 그의 반항은 제임스 딘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남을 의식하지도, 자기를 위하지도 않으면서 철저하게 고립되는 진짜 반항아. 하지만 진정한 사랑을 해본 사람들은 안다. 그의 가슴속을 흐르는 것은 분노보다 더 깊은 사랑이란 것을. 철저하게 '경호'가 되어 돌아온 조인성, 8개월 만에 낯선 그를 만나다.
그의 반항은 이유가 있다
남을 치기보다 차라리 상처투성이로 방황하는 '경호'의 비뚤어짐은 이유가 있다. 어릴 적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에게 모든 사랑을 의지하며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럽게 생긴 '깡패 아버지'와 어머니의 뜻밖의 죽음. 연속되는 그 충격은 너무나 컸다. 판사였던 친아버지와는 질적으로 다른 깡패 출신의 새아버지. 그를 받아들이기도 전에 세상의 전부였던 어머니가 그로 인해 죽었다.
깡패 아버지와 세상에 대한 응어리를 가슴속 깊이 간직한 채 비틀릴 대로 비틀린 경호. 그런 '경호'를 세상에 소개한 사람은 다름아닌 조인성. 지금까지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뜻밖의 캐스팅에 팬들은 경악했고, 누구보다 조인성 자신도 놀랐다. 하지만 그는 경호가 되기로 결심한 순간 우리가 알던 꽃미남을 세상으로부터 지웠다. 그 연기에 젖어드는 속도에 머리를 갸우뚱거리는 팬들…. 하지만 변함없는 진실 한 가지. 우리가 아는 조인성은 언제나 그대로다.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들어서는 순간 그 큰 키가 먼저 눈에 띈다. 들어오는 입구가 그로 인해 환해진다. “안녕하세요?” 역시 건강한 음성.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그의 느낌은 눈빛과 말투가 좀더 어른스러워졌다는 것. 이제는 연기자 '조인성'이 느껴졌다. 요즘 그에게 드는 걱정은 '피아노'에서 '경호'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시청자들이 나쁘게만 볼까 하는 것이다. 알고 보면 '경호'도 가슴 깊은 곳에는 따뜻함을 간직한 순수한 인물. 단지 표면에 보여지는 반항적인 모습만 보지 말고 행동으로 그렇게밖에 표출할 수 없는 가슴의 상처를 이해해주었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그는 '피아노'의 촬영장에서 막내. 고수 형과 하늘이 누나 등 모두가 잘 챙겨줘서 바람이 쌩쌩 부는 밤바닷가에서의 촬영도 힘든 줄 모른다. 특히 '조재현' 선배님의 카리스마 있는 연기는 정말 많이 배워야겠다고 생각한다. '슛'이 들어가면 평소의 과묵한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감정이입되는 걸 보면서 '꼭 저런 연기자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내년쯤 영화를 하고 싶다
조인성? 스물하나의 나이. 드라이브와 운동을 좋아하는 신세대 청년이 바로 그다.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게 예의를 차릴 줄 알고 의리를 지킬 줄 안다. 요즘엔 부산과 인천을 오가며 '피아노' 촬영과 '뉴 논스톱'에 하루도 쉬는 날이 없지만 시간 나면 친구들과 드라이브하는 것도 좋아하고 영화 보는 것도 좋아한다. 최근에 본 영화는 '화산고'. 같은 사무실 식구로서 장혁이 얼마나 열심히 찍었는지 알기에 그의 연기를 더욱 열중해서 봤다. 연기 경력을 더 쌓고, 그도 내년쯤엔 도전해야 할 분야가 바로 영화. 최근 그가 본 영화 중에 그가 맡고 싶다고 생각했던 역할은 '킬러들의 수다'의 '신하균' 역할. 말은 많지 않지만 의리를 위해 몸을 던지는 사나의 중의 사나이 역할이다.
여자친구는 아직 없다. 만일 여자친구가 생긴다면 작은 키에 청순한 외모, 박경림 누나의 성격을 가진 여자면 좋겠다(작은 키가 얼마 정도냐고 물었더니 165cm 정도란다. 그 키가 작은 키라니?). 이미 1여 년을 같이 출연한 '뉴 논스톱' 출연진들과는 거의 가족같이 편안한 상태. 김영준은 전남 과학대 모델과 1년 선배이기도 하고, 박경림은 성격적으로 정말 본받고 싶은 친한 누나. 연기와 개인적인 생활까지 도움을 주는 고마운 선배들이다.
이제는 그의 시대다
그의 집은 천호동. 힘든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 그의 얼굴 한번 보고자 밤늦게까지 그를 기다리고 있는 팬들이 있다. 불과 두세 달 전부터의 일. 추운 날씨에 계속 기다리고 있는 팬들을 보면 미안하면서도 한편 고맙다. 참 최근엔 한 팬으로부터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사무실로 보내온 상자 하나. '인형인가?' 하고 열어보니 이게 웬걸. 거기에 들어 있는 것은 팔뚝만한 산삼. 산삼 먹고 힘내라는 뜻으로 알고 달이고 달여서 국물 한 방울 안 남기고 다 마셨다.
역시 그는 스타다. 그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사이 그를 알아보는 팬들의 기웃거림과 웅성거림이 느껴진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가려는 찰나, 한걸음에 그에게 다가온 한 아줌마. "지금 제 딸이 이리로 오고 있는데…." 그를 발견하고 그의 열성 팬인 딸에게 그를 보여주려 전화를 했던 것. "저랑 제 딸이랑 둘 다 인성 씨 너무 좋아해요” 하며 사인을 받는다. 그리고 그에게 남긴 한마디, "인성 씨! 경림 씨 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