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시대에도 종이신문은 읽어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 아마 20대의 젊은이들은 꼴보수 아니냐 할 것입니다.
나꼼수에 열광한다는 그들이니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20대 가운데에도 나꼼수를 탐탁지 않게 여길 사람들이 있듯이
종이신문도 보수와 진보 가운데, 또 비교적 중립까지도 고를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어떤 정치적 색깔을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습니다.
요즘에는 누구나 "지식사회" 라는 말을 하지만,
사실 엄밀히 따져보면 인류의 역사에서 "지식"이 중요하지 않았던 때는 결코 없었습니다.
흔히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사유"하는 능력, "도구"를 활용하는 능력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이러한 두 가지 능력이 걸러지고 정제된 형태로 형성되면 그것이 바로 "지식"입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할 때 "조선"은 폐쇄국가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조선의 선비들은 지식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습니다.
특히 실학운동이 일어날 무렵에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동기로 흔히 "애민정신"을 들지만,
사실 그 "애민정신"이라는 것의 이면은 "지식의 보급"과 다르지 않습니다.
학자들을 독려해서 <농사직설>을 만들어도, 농민이 이를 직접 읽을 수 없다면 소용이 크게 줄지 않겠습니까?
근래에 젊은 사람들은 종이신문을 거의 읽지 않습니다.
인터넷을 넘어서 SNS와 Smart 기기로 상징되는 정보사회의 주역들이니만큼
종이신문을 본다고 하는 것 자체가 우습게 여겨질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지식 자체의 관점에서도, 지식의 흡수라는 보다 테크니컬한 방법의 측면에서도
종이신문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1) 종합적 관점에서 정리된 정보라든가 (2) 다양하고 균형있는 주제
(3) 목적성이나 선호를 벗어날 수 있는 임의성 (4) 일람성
이미 알려진 장점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종이신문만의 우월성을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유럽의 재정위기에 관한 기사를 보았을 때
지면에 실린 정보 이외의 궁금증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인터넷과 그 밖의 다양한 정보기술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보다 쉽게 알아볼 수 있지요.
따라서 정보나 지식의 Source로서 종이신문과 IT기반기술은 조화롭게 활용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렇게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겁니다.
"종이신문에서 볼 수 있는 정보는 인터넷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저는 텍스트의 관점에서는 같을지 몰라도
"정보"나 "지식"의 관점에서는 다를 수 있다고 봅니다.
이를 테면 Design이나 Layout과 같은 요소는 무시되어서는 안 되는데,
또 어떤 분들은 이렇게 반론을 제기할 겁니다.
"바로 그런 부분, 즉 편집의 문제가 정보의 객관성을 해치거나
텍스트를 넘어서는 다른 의도를 전달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문제가 있고, 또 간과되어서도 안 되지만
"세상을 정확하게 읽어내는 눈"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러한 문제조차 파악해내고 그 행간을 꿰뚫어보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지면 위에 숨겨진 어떤 의도보다 훨씬 더 은밀한 의도들이 실제 생활에서 숨겨진 채 전달되지 않습니까?
"의도"라는 정치적인 단어를 써야하는 경우 뿐만 아니라,
세상에서 관찰되는 현상들과 정보들은 그 정확한 의미와 의의를
표면에 그대로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대단히 많기에
이러한 사실은 그 자체로서 또는 하나의 훈련으로서 중요성이 있습니다.
한 가지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여기는 번역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모인 곳이니까 관련해서 말씀드리면
번역가는 세상사에 대해 많이 알고 있어야 합니다.
남의 글을 다른 형태로 바꾸어서 또다른 남에게 전달하는 일이 번역이라면
번역가는 자신의 취향이나 관심을 뛰어넘어
세상 돌아가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또 상당히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번역오류는 이러한 이해의 부족에서 발생합니다.
그렇다면, 만약 하루치 종이신문을 1면부터 32면까지 전부 읽는다고 할 때
여러분은 얼마나 시간이 필요하시겠습니까?
30분? 1시간? 아니면 2시간 이상?
어떤 신문도 좋으니까 소위 주요지를 하나 사서 직접 재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나름대로 빨리 읽는다고 하는데도 2시간도 부족합니다.
여기서 시간의 과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얼마만큼 꼼꼼하게 보고 읽느냐가 중요합니다.
구체적인 신문지면을 놓고 설명하는게 아니어서 이렇게 끝을 맺을 수 밖에 없지만
여러분 스스로 시간도 재 보면서
얼마나 꼼꼼하게 읽었는가도 직접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예전에 <퀴즈 아카데미>라는 대학생 퀴즈대회가 방송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출연한 대학생들은 "어떻게 준비했어요?"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항상 "신문"을 가장 먼저 꼽았습니다.
이 얘기를 드리는 이유는 바로 앞서 이야기한 "꼼꼼함"을 다시 생각해 보시라는 뜻입니다.
유럽의 재정위기에 관한 기사를 읽으면서
그 기사만 읽고 넘어가는 분도 있을 것이고,
관련된 여러가지 용어를 떠올리는 분도 있을 것이고,
전혀 무관한 것처럼 보이는 다른 뉴스와 연관시켜 생각해보는 분도 있을 겁니다.
바로 이것이 "지식"의 중요한 속성이고
또한 첨단의 시대에 종이신문을 읽는게 좋은 이유입니다.
저의 경험을 말씀드리면,
신문광고에 등장하는 상품이 어떻게 달라지는가?
신문광고 카피의 문구가 어떻게 바뀌는가?
신문광고의 크기나 갯수로 경제전망을 합니다.
사실 이러한 것은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어떤 분들께는 다소 놀랍게 여겨질 수도 있을 겁니다.
Marketing이나 Trend 분석가들은 특히 이런 방법을 많이 사용합니다.
결론은, 종이신문의 가치가 떨어진 게 아니며
어떤 것을 보고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그 가치를 결정짓는다는 것입니다.
"경제기사에서 돈벌기"라는 주제의 책도 많이 있지요.
여러분, 꼭 종이신문 하루치 1면부터 32면까지 모조리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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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론이 발표된 걸 아직 못 들으셨나보다...
신문을 쌓아놓고 전혀 읽지 않으면 심장질환 발병률이 200% 늘어난다고 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오늘자 <아랫도리>는 <대한민국정부>가 <한-미 FTA 오해와 진실, 그것이 알고 싶다!>라고... (한*경*신문)
또다른 <아랫도리>는 <종로 기숙학원 성적향상 1위학원 상담전화 031-...> (중*일보)
1면의 아랫도리들 입니다. ^^
내년 경기가 좀 나아질까요?
200% 여서 좀 헷갈리시나요?
2000% 라고 할 걸 그랬나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