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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돌, 연하남, 그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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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야?”
“보면 몰라? 비행기표-”
“비행기 표인 건 알지. 근데 이걸 왜 날 줘?”
“우리 여행가자.”
“여행?”
“응, 이번에 앨범 촬영 제주도에서 하기로 했는데 회사에서 겸사겸사 휴가도 같이 보내다 오래.
데뷔하고 나서 한 번도 휴가다운 휴가 보내본 적 없으니까. 같이 가자.”
“거길 어떻게 같이 가. 너 일하러 가는 거잖아.”
“겸사 놀러 가는 거라니까- 나 일 시작하고 나서 우리 제대로 된 여행 가본 적 없잖아.”
“나중에 너 쉴 때 가자. 가봤자 보는 눈도 많아서 불편하고. 너 요즘 조심해야 하잖아.”
방학동안 받아야 할 연수도 모두 끝났고, 새 학기 준비도 다 끝났고 이제 일주일만 있으면 개학할 일 빼놓고는 해야 할 일을 모두 끝내놓아 요즘 마음이 편하다.
물론 유하늘과의 일이 깔끔하게 해결되지 않아 뭔가 찝찝하긴 하지만 그 때 이후로 만난 적도 없고, 따로 연락하는 일도 없고 조용한 걸 보니
그녀 스스로 포기했다고 생각하고는 편하게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녀석과의 관계는 전보다 더 좋아진 것 같다. 뭐랄까 이젠 듬직하단 느낌이
강하게 든다고 해야 할까. 확실히 예전하고는 다른 느낌이다. 내가 녀석에게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이 예전과 다른 걸 보면 말이다. 얼마 전 겨우 녹음을
마쳤다고 기뻐하던 녀석이 오늘은 대뜸 나를 찾아와 비행기표를 내미는 녀석. 여행이라니. 갑자기 무슨 쌩뚱맞은 소리인지. 녀석의 마음은 알겠다만
지금 녀석의 상황도 그다지 여유롭지 않은 상황이고, 나 역시 너무나 갑작스런 제안이라 다음에 기회가 될 때 그렇게 하자고 완곡하게 거절했다.
“안 그래도 너가 그거 걱정할 거 같아서 다 대비책을 찾아놨지.”
“대비책? 뭔데?”
“현준이형도 같이 가기로 했어- 형 당분간 휴가 얻어서 제주도 갔거든- 형은 이미 제주도에 있어.”
“현준씨랑?”
“둘이 많이 친해졌다며- 현준이형이 그러던데? 그래서 내가 형한테 부탁했지. 우리 사랑의 바람막이가 되어달라고-”
“바람막이는 무슨. 남한테 폐 끼치고 사는 거 그거 좋은 거 아니야.”
“현준이형이랑 나랑은 남이 아니니까 괜찮아. 그리고 형도 좋다고 했어, 이미-”
“현준씨 있어도 사람들 보는 눈은 있는 거잖아...”
“고분고분 그냥 좀 가면 안돼? 뭐가 걱정이야- 표도 있겠다. 너 여권도 있겠다.
요즘 일 없고 한가하겠다. 현준이형이 우리 바람막이 해주겠다. 뭐가 걱정인데-”
“너무 갑작스럽잖아. 귀뜸도 안 해줘놓고.”
“서프라이즈!”
“서프라이즈 할 게 따로 있지. 무슨 비행기 여행이 엠티 가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가자! 해서 갈 수 있는 거냐.”
“엠티라고 생각하고 가면 되지- 정태웅과 함께 하는 연인 엠티!”
이럴 때보면 한없이 애 같기만 한 녀석이다. 녀석을 보아하니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끝까지 고집할 것 같다.
이럴 땐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그동안은 웬만하면 녀석의 뜻을 따라줬지만 이번엔 그렇게 쉽게 그러자고 하기가 힘든지라...
“언제인데? 날짜가.”
“내일!”
“내일?”
“응!!”
“야!”
“내가 준호 형한테는 미리 허락 받아놨는데-”
“뭐? 오빠가 괜찮대?”
“당연하지! 형은 내 후원자잖아!”
정말 오빠가 미쳤구나 싶었다. 저 녀석이 저렇게 고집을 피울 수 있는 이유가 있었다. 분명 오빠에게 미리 허락을 받아놓고 내가 부모님 때문에 못 간다는
핑계도 댈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오빠라면 충분히 부모님에게 나 대신 내 변호를 뛰어나게 잘 해 설득시킬 사람이니까.
“그래도 내일은 좀 그래... 이게 무슨 쇼핑하러 나가는 게 아니잖아.”
“쇼핑하러 나간다 생각하면 되지 뭐! 걱정하지 마. 너 개학하기 이틀 전에는 돌아올 거니까.”
녀석은 내가 뭘 걱정하고 있든지 다 걱정 말라고 말할 것이다. 내 고집을 꺾을 정도로 대단한 녀석이니 말이다.
“그럼 가서 일하는 동안 나는 뭐하라고!”
“가는 거지? 그렇지?”
“몰라! 니 멋대로 표까지 다 끊어놓고 이렇게 조르면서 내가 안 간다고 하면 그러라고 할 거야?”
“아니-”
“말이나 말아야 안 밉지!”
“미워도 좋으면서- 걱정 마. 나 일은 하루 이틀이면 금방 끝나. 그 전까지 현준이형이 너 확실하게 책임지기로 했어!”
“내가 현준씨랑 여행가는 것도 아니고, 둘이서 뭐해?”
“내가 일 얼른 끝내고 놀아 줄 테니까 조금만 참어- 내가 호텔 예약해놨는데, 거기 무지 좋대.
수영장 풀도 짱 좋고, 지하에 있는 바도 분위기 끝내주고.”
“야, 너가 돈이 어디 있다고 그런 호텔을 예약해? 그거 취소해- 나 그냥 콘도에서 잘래.”
자신이 예약해놓은 호텔을 마구 자랑하면 내가 ‘우와- 기대된다!’ 하는 반응을 원했을지도 모르지만, 난 그보다 먼저 철없는 녀석의 행동에 혀끝이 먼저 차졌다.
아무리 지금 돈을 꾸준히 잘 벌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며칠동안 큰 돈을 쓸 만큼 녀석이 여유롭지는 않을 텐데. 그리고 지금 녀석은 돈을 저축해야지
쓸 때가 아닌데 말이다.
“에이, 난 좀 멋있게 내가 예약해 놓은 거야! 이러려고 했는데 역시 이은호 이럴 줄 알았어.”
“뭔 소리야?”
“거기 호텔 현준이형이 예약해 준거야-”
“현준씨가?”
“현준이형 작은 아버지가 그 호텔 사장이셔. 그래서 덕분에 좋은 호텔 공짜로 구경할 수 있게 됐지- 형도 지금 거기서 휴가 보내는 거야.”
“아...”
“현준이형 집안이 대대로 호텔 운영하거든. 아마 형네 아버지 소유는 서울에 있는 거랑 도쿄랑 뉴욕에 있는 걸 거야.”
“아... 부잣집이구나.”
“왜? 부잣집 남자라니까, 관심 가?”
내 어깨에 손을 턱- 얹히고는 말하는 녀석의 모습에 내가 어이가 없어서 핏-하고 웃자 표정을 싹 굳히는 녀석.
“왜?”
“아무리 현준이형이라도 안 돼.”
“뭐가?”
“내가 현준이형 내 핏줄처럼 생각하지만, 그래도 넌 양보 못해.”
“뭐? 너 그래서 지금 그렇게 정색하는 거야?”
“이은호 빨리 약속해.”
“또 뭘-”
“현준이형이랑 친하게 지내는 건 좋은데 절대로 넘어야하지 말아야 하는 선은 넘지 마!”
“뭐야- 넘어야하지 말아야 하는 선은 뭔데?”
“아, 몰라. 얼른 약속해!”
“누가 정태웅 아니랄까봐 유치하긴. 자, 도장 꽝, 복사, 코팅- 됐지?”
내게 새끼손가락을 내밀며 말하는 녀석을 보고 웃음밖에 안나와 나는 녀석이 내민 손가락에 내 손가락을 걸고는 마지막으로 손등을 짝- 소리 나게
쳐주고는 걸고 있던 손가락을 풀어주며 ‘됐지?’라고 물었다.
“결국 자기도 다 하면서 유치하다고 하더라, 맨날.”
입을 삐죽거리며 말하는 녀석의 모습에 나는 다시 한 번 웃을 수밖에 없었다.
-
“와- 진짜 좋다!”
“은호씨 제주도 처음이에요?”
“네! 맨날 사진으로만 보고 꼭 와보고 싶었는데-”
결국 제주도에 왔다. 부모님께는 학교 선생님들과의 단합대회라는 핑계를 오빠가 적절히 대준 덕분에 의심을 사지 않고 제주도에 오게 되었다.
제주도에 오는 내내 나는 스탭인 척 해가며 녀석의 근처에 혼자 조용히 앉아 왔다. 녀석은 나보러 같이 여행가자고 말은 잘 하더니 막상 내가 오고 나니
자기 할 일에 바빠 나는 신경조차 제대로 쓰지 않는다. 뭐 녀석이 일 때문에 왔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섭섭해 하거나
투정부릴 생각은 전혀 없다. 만약 그럴 것이었으면 애초에 따라오지를 않았겠지. 제주 공항에 도착하여 밖으로 나오자마자 대기하고 있는 차에
녀석과 다른 멤버 아이들이 타고 먼저 떠났고, 나는 현준씨가 마중을 나올 거라는 얘기를 미리 들은 터라 그 무리에서 빠져나와 옆에 보이는 벤치에 앉아
현준씨를 기다렸다. 그리고 잠시 후 도착한 현준씨는 까만 멋진 스포츠카를 끌고는 나를 데리러 왔다며 나타났다.
“태웅이 말로는 은호씨 오기 싫어하는 거 억지로 데리고 왔다던데,
녀석 앞에서 너무 마음 숨기신 거 아니에요? 은호씨 저랑 약속해놓고-”
드라이브나 하자며 여기 저기 바다가 보이는 길을 따라 현준씨는 익숙한 길을 가는 듯 운전하며 내게 이것저것을 설명해줬다.
아직 쌀쌀하긴 하지만 그래도 제주도는 완전 봄 날씨다. 눈앞에 보이는 풍경들에 눈을 떼지 못하고 내가 감탄사만 내뱉자
자신과의 약속을 안 지켰다고 말하는 현준씨.
“아... 정말 안 오려고 했어요. 좋고 싫고를 떠나서 너무 갑자기였거든요.
아시잖아요, 정태웅 무턱대고 조르는 거. 어제 얘기했거든요.”
“그 녀석은 나름대로 서프라이즈랍시고 준비한 거에요-”
“갑자기 안 하던 짓 하니까 조금 놀랐어요- 한 번도 이런 거 해준 적 없었거든요.”
“그 동안 잘못한 게 많은 거 스스로 잘 아나보죠-”
그다지 내게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는데. 녀석이 내게 미안한 마음 갖게 하는 거 싫은데. 그래도 딴에 남자랍시고 멋있게 이벤트를 준비하며
그동안 자신이 본의 아니게 날 속상하게 했다는 것에 대해 사과하고 싶어 하는 녀석의 마음이 느껴져서 제주도에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이렇게 막 돌아다녀도 괜찮은 거에요?”
“왜요?”
“연예인이시잖아요- 사람들 눈에 띄기라도 하면...”
“은호씨 태웅이 만날 때도 매번 그 생각하죠?”
“아...”
“은호씨가 그런 생각가지고 있으면 태웅이 녀석은 은호씨 만날 때마다 계속 미안한 마음 갖게 되요.”
“아... 그러려고 그러는 건 아닌데...”
“아, 은호씨가 잘못했다고 말씀드리려는 거 아니에요! 오해 마세요-
전 그냥 그런 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었던 거에요-”
바다 구경을 하고 싶다는 내 말에 가까운 모래사장에 차를 세우고는 내려서 바다를 걷기 시작했다. 바닷물에 발을 담그기엔 아직 물이 찬 편이라
그냥 모래사장을 걸으며 바람에 불어오는 바다냄새를 많으며 아무도 없는 모래사장을 걷다가 적당한 곳에 앉았다.
“아... 신경을... 안 쓸래야 안 쓸 수 없잖아요.”
“은호씨 마음 어떤 건지 알아요. 그래도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남자친구 입장에서 여자친구가 그런 거 걱정하고 있는 거보면 속상하거든요.
그런 부분까지 함께 공유하면서 걱정을 늘려나가는 것 같아서요.”
“걱정이라고 생각 안 해요. 그리고 이미 태웅이랑 만나기로 마음먹었을 때부터 그 부분에 대해 생각하고, 이해하기로 결정한 부분이니까
전 정말 괜찮아요. 아, 이건 거짓말 아니에요.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정말 괜찮아요. 섭섭하거나 아쉽거나 그런 거 전혀 없어요.”
또 솔직하지 못하다고 현준씨가 말할 것 같아 내가 전혀 아니라고, 정말 아니라고 손을 휘휘 저어가며 말하자 그 모습이 우스웠는지
현준씨는 엄청 큰 웃음소리를 내며 웃는다. 사람 정말 민망하게...
“하하, 미안해요- 제가 은호씨 긴장하게 했나 봐요.”
“아, 아니에요-”
“하하, 은호씨 놀리니까 재밌는데요? 아, 정태웅 오기 전까지 실컷 놀려야겠다-”
“현준씨 정말 그렇게 안 봤는데 정태웅이랑 친한 이유가 다 있군요?”
“그래도 정태웅이랑 비교하는 건 너무 하잖아요-”
“흠... 그런 가요?”
우리 둘은 이 소리를 들으면 버럭 소리 지를 정태웅을 상상하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한없이 웃었다. 처음 봤을 때와는 달리
만나면 만날수록 편하게 느껴지고 날 잘 알아주는 것 같아 이젠 현준씨가 녀석보다 오히려 나와 더 친한 건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든다.
-
“둘이서 뭐했어?”
“그냥 제주도 구경했어, 왜?”
“아니, 둘이 표정이 굉장히 신나보여서 나 몰래 어디 좋은 데 갔다 왔나 했지-”
“좋은 데 엄청 많이 갔다 왔는데? 현준씨가 제대로 구경 시켜줬거든-”
“언제는 제주도 오기 싫다고 빼더니 지금 표정 봐라. 오기 싫었던 사람 표정인가-”
“너 그래서 내가 좋은 거 싫어?”
“뭐... 누가 싫댔냐...”
생각보다 촬영이 늦게 끝났는지 녀석은 새벽2시가 다 되서야 호텔로 돌아왔다. 그래놓고 괜히 미안하니까 내게 먼저 툴툴대는 녀석.
오늘따라 그러는 녀석의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그래서 녀석의 엉덩이를 툭툭-쳤다.
“어허!”
“뭐가 어허야. 어허는-”
“아무리 내가 좋아도 오늘은 안 돼!”
“뭐?”
“밝히기는- 현준이형 있는데 그렇게 밝히고 싶냐?”
“뭐?!”
도대체 녀석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이은호 내숭 떨 때가 좋았는데 말이지- 막 쑥스러워하고.”
“뭔 소리야. 얼른 씻고 자자.”
“어허? 이은호 이젠 얼굴 하나 안 빨개지고 그런 말 하네?”
“뭐가... 야!!”
“야야, 쉿! 현준이형 있으니까 조심하라니까?”
녀석이 뭘 말하려는지 알아차린 나는 소리를 지르며 녀석에게 달려들 기세로 일어나지만 입가에 손가락을 쭉- 뻗어 가져다 대며 말하는 녀석 덕분에
상황 판단을 하고는 곧 도로 앉는다. 현준씨 배려로 VIP 층에 있는 룸에서 머물게 된 우리는 주변 눈치를 덜 봐도 되긴 하지만 요즘 상황이 상황인 만큼
조심을 해야 했기 때문에 현준씨와 같은 룸에 머무르기로 했다. VIP 고객을 위한 룸이라서 그런지 평수가 굉장히 넓고 거실도 양쪽으로 2개로 나뉘어
완전 각각 다른 공간인 것 같아 함께 쓰는데 서로 크게 불편할 것 같지 않아 그러자고 했지만 신경 쓰이는 게 이만저만이 아니다.
녀석은 멤버들과 함께 왔으므로 다른 호텔에서 머물고 있는 멤버들과 함께 머물러야 했지만 현준이 제주도에 와있다며 함께 보내겠다고
매니저에게 말해 허락을 받고는 이 곳에서 머물기로 한 것이다.
“헛소리 말고 얼른 씻고 자. 너 일찍 나가야 할 거 아니야-”
“늦게 왔다고 툴툴대기는-”
“누가 툴툴댔다고 그래? 괜히 자기가 찔려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시끄러!”
“얼른 씻으라니까? 내가 저 쪽 방에서 잘 테니까 너가 이 방에서 자.”
“따로 자?”
“그럼 같이 자냐?”
“당연하지!”
“뭐가 당연해?! 너랑 어떻게 같이 자냐? 잔소리 말고 따로 자. 그럼 난 가서 잔다-”
아무리 그래도 녀석과 한 침대에서 자는 건 내가 불안해서 무리이다. 그러나 녀석은 무슨 꿍꿍이 속인지 방을 막 나가려는 내 손목을 잡는다.
“같이 자자니까.”
“어떻게 같이 자냐? 우리가 부부도 아니고- 나 잠버릇 심해서 너 불편해서 같이 못자. 너 내일 일 있다며- 얼른 자야지.”
“그 때보니까 코 살짝 골고, 이 살짝 가는 거 빼고는 준수하던데 뭐- 그 정도는 괜찮아. 나 별로 안 예민해서.”
“야!”
녀석은 장난치며 나를 침대 이불 속으로 밀어 넣었고, 그냥 가버리면 알아서 하라고 으름장을 놓는 녀석 덕분에
나는 녀석이 씻고 나올 때까지 그 침대 속에 그대로 있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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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답답해- 얼른 떨어져-”
“좋으면서 뭘 그래-”
녀석이 다 씻고 나오는 걸 기다리다 피곤한 나머지 깜빡 잠이 들었나보다. 뭔가 갑갑한 느낌에 눈을 떠보니 내 뒤에 찰싹 달라붙어서
허리를 꽉 껴안고 있는 녀석. 어쩐지 뭔가 내 몸을 조인다는 느낌이 든다더니.
“좋긴 뭐가 좋아- 답답해-”
“난 이게 좋아-”
“하여튼 고집은.”
녀석이 좋단 말에 결국 나는 답답함을 참아주기로 생각하고는 다시 눈을 감았다. 그러나 슬금슬금 올라와 가슴에 떡하니 얹히는 녀석의 손에 눈이 번쩍 뜨였다.
“야!!”
“조용히 해. 현준이 형 깰라-”
“너 빨리 안 떨어져?!”
“싫은데-”
어쩐지 한 침대에서 같이 자자고 했을 때부터 녀석의 꿍꿍이속을 미리 알아차려야 했다. 내 반응에는 아랑곳 않고 슬금슬금 올리던 손을
내 파자마 속으로 집어넣는 녀석의 손을 나는 훽- 돌아서 탁- 쳤다.
“너가 저 쪽방 갈래? 내가 저 쪽방 갈까?”
“야, 이은호-”
“내가 저 쪽방 갈게 그럼.”
이불을 훽- 젖혀 내가 일어나려고 하자 내 손목을 잡히고 도로 날 눕히더니 내 위로 올라타 내가 다시 못 일어나게 양쪽 손목을 꽉 잡는 녀석.
“내려와라, 응?”
“은호야아-”
“미쳤어? 여기 너랑 나랑 둘만 있는 것도 아니고 너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잖아.”
“내가 아까 확인해봤는데, 현준이형이 자는 방이랑 이 방이랑 엄청 멀어. 여기 엄청 크잖아. 그러니까 괜찮아-
그리고 나 내일 아침에 안 나가도 돼- 가위바위보로 애들이랑 순서 정했는데 내 순서는 네 번째야. 그래서 여유로워-”
녀석은 이미 핑계거리가 다 있다는 듯 여유로운 표정으로 나에게 말한다. 하지만 어림없다.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알겠다만
현준씨랑 어쨌든 한 공간에 있는 한은 불안해서 할 수 없다.
“그래도 싫어. 불안하다고.”
“피임 잘 할게-”
“그거 말고 현준씨랑 같이 있는데서 불안하게 하고 싶지 않다고.”
“현준이형도 눈치 있어서 여기 신경도 안 써- 이미 잠들었을걸!”
“너 고집 부릴 걸 부려라, 응?”
“이은호야, 응?”
“안 돼.”
“왜?!”
“싫어. 불안해하면서 하는 것도 싫고 너 갑자기 이래서 충동적으로 하는 것도 싫어.”
“불안해 할 거 없고, 나 충동적으로 그러는 거 아니야.
사랑하는 사람이랑 자고 싶다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는 거야. 너가 싫어할까봐 표현을 안 하는 것 뿐이지.”
제법 진지하게 나를 설득하려드는 녀석의 눈빛을 보다 결국 내가 져 버렸다.
“...방문 잠궜지?”
“아, 진짜 이은호 왜 이렇게 사랑스럽냐?”
금세 표정이 해맑아져서는 녀석은 내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살짝 뗀다.
“이은호, 나 니가 진짜 좋다. 사랑해.”
녀석의 말에 내가 먼저 녀석의 목을 끌어 당겨 입을 맞췄다. 그리고 우리는 현준씨가 머무는 방에 들리지 않도록 입술을 꾹꾹 깨물어 가며 이불 속에서 새벽을 꼬박 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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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길게 찾아온 건데 뭔가 아쉽다는 생각이 스스로 드네요~
예정대로면 화요일날 찾아왔어야 하는데, 요즘 너무 정신없어요ㅠ 이제 학기도 슬슬 끝나가는 마당에 과제가 넘쳐나서 말이죠^^^^
그래도 연재중단하는 최악의 상태에 이르지는 않도록 최선을 다할께요~!!
그러니까 조금 늦더라도 초조해하지 마시고 기다려주시길 부탁드려요^^
아, 이 소설이 슬슬 끝을 향해달려가고 있습니다~ 쓰기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8편이네요^^;;
결말에 대한 큰 틀을 정해놓은 터라 완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것 같네요~
아! 그렇다고 금방 완결이 날 예정은 아니니까 마지막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그럼, 37편 땡스투 나가요~~~
어쩔껀데?님, 졸라멋쪄님, 착한온니님, 토순리님, 피키랑영이랑님, 아잉쪾ㅋㅋ님, 구짓말님, 졸려ㅠ_님,
꼴통머리소녀님, s너만사랑해s님, story가 좋아님, harusong님, 나에겐사랑이야♡님, _keith_님, 낭이ⓥ님,
달콤한초콜릿a님, 두시삼분님, 돌똘이님, 신이리님, 니가곰탱이냐님, 너가내별★님, Trust0님, SWEET KIWE님
한 분 한 분 너무나 소중한 댓글 감사드려요~ 댓글 하나하나 글 쓸때 생각하면서 큰 힘이 된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첫댓글 재밋어요ㅜㅜ
운명인가봐요..~★
둘이 찐짜 잘어울려요..^^
태웅이랑 은호랑 잘 풀려서 다행이에요 ㅋㅋ 아 꼭 기다리고 있을께요..ㅋㅋㅋ 둘이 끝까지 잘됬음 좋겠어요.ㅋ
담편원츄>! 꺄
최고!!!!!!!!!!!!!!
헤헤~~ 태웅이 짱 귀여워요!!!! 다음편 기대 할게요~~~~~ㅋㅋㅋㅋ
전 해피엔딩이 좋아요~~~~!ㅋㅋㅋ빨리 써줘요 기대된당
재미있어요!!!~ 아진짜 태웅이멋져요!!!!>.< 해피엔딩이겠쬬!? 다음편도기대할께요!! 거기서도 태웅이랑은호의 러브모드많이 보여주세요!@!>< 헤헷
우와 둘이 계속좋은일들만 생겼으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이구 귀여운 태웅이 ㅋㅋㅋㅋ 다음편도 기다리고 있을께요~^^
대박임
어머나!태웅이 느끼해요ㅋㅋㅋ와우~ 작가님 늦어도 늘 기다리고 있어요~ 감사합니당
끼얏호 태웅이를좀어리다고생각하고잇엇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태웅이머싯군뇨
앙잌ㅋ 근데 현준씨가 은호좋아하면 어쩌죠? 네네 ??그럼 큰일인뎀 ㅜㅜ
악....에잇...좀더 구체적인 묘사를 기대했....☞☜,,,,,,,꺅!너무 잼써요~~
태웅인 여전히 귀엽네요. 은호랑 태웅이랑 잘 풀려서 다행이네요. 항상 잘 보고 있어요 작가님.
오랜만에 보는 보람이 있네요ㅋㅋ 다음 편도 기대해요!!!^^
재밌어요~! 오늘 1편부터 다 봤어요,,ㅎㅎ 다음편 기대할게요~!!
우앙~~너무 귀여워여..ㅋㅋ담편도 재밌을거 같아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