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에서 가장 큰 두 행성인 목성과 토성에서 잇따라 위성이 발견되고 있다. 지름을 기준으로 목성은 지구의 11배, 토성은 9배이며 질량은 목성이 318배, 토성이 95배다. 최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천문학자들이 중심이 된 국제연구팀은 토성을 공전하는 위성 62개를 새로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토성 위성 수는 모두 145개로 늘어나, 목성의 95개를 제치고 태양계에서 가장 많은 위성을 가진 행성이 됐다. 145개 위성은 목성을 포함해 태양계 다른 행성의 위성 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것이기도 하다.
국제천문연맹(IAU)은 연구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검토해 지난 3일부터 차례로 위성 목록에 추가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발견은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에드워드 애쉬튼 교수팀이 2019~2021년 하와이 마우나케아산 정상에 있는 CFHT(캐나다-프랑스-하와이 망원경)을 사용해 얻은 관측 데이터 가운데 2.5km 이상 물체를 조사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당시 연구진은 위성으로 보이는 약 150개의 물체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또 이 위성들 중 다수가 토성과 반대 방향으로 궤도를 돌며 크기와 거리가 서로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새로 확인한 위성은 모두 크기가 3km를 넘지 않으며 모양도 감자처럼 불규칙하다. 토성과는 970만~2900만km 거리를 두고 공전한다. 연구진은 이들이 대부분 한데 모여 있는 것으로 보아 더 큰 위성이 다른 천체와 충돌해 부서진 잔해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그런 사건이 약 1억년 전 발생했을 것으로 본다.
태양계의 위성들은 행성과 가까운 거리에서 행성과 같은 방향으로 회전(순행)하며 원형 궤도를 도는 규칙 위성(regular satellites)과 이보다 훨씬 먼거리에서 행성 타원형 궤도를 도는 불규칙 위성(irregular satellites)으로 나뉜다. 불규칙 위성은 행성과 반대 방향(역행)으로 도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추가된 토성 위성은 모두 불규칙 위성이다. 토성의 규칙 위성은 가장 큰 위성인 타이탄을 포함해 24개다.
과학자들은 미 항공우주국(나사)이 2027년에 발사할 예정인 타이탄 탐사선 드래곤플라이를 통해 먼 궤도를 도는 작은 위성들을 상세하게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 별도로 미국 콜로라도볼더대 과학자들은 토성의 고리가 비교적 최근인 4억년 전에 형성됐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나사의 카시니 우주선의 우주먼지분석기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토대로 이런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카시니가 2004~2017년에 걸쳐 13년간 수집한 토성 주변의 우주먼지 알갱이는 163개에 불과했지만, 이것만으로도 토성 고리 나이를 밝히는 데는 충분했다고 밝혔다. 얼음 알갱이에 먼지가 쌓이는 속도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고리의 나이를 역추적했다고 한다. 연구진은 “그러나 고리들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는 여전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수많은 얼음조각으로 이루어진 7개의 토성 고리는 무게를 모두 합치면 토성의 위성 미마스(지름 390㎞)의 절반 정도로 추정되며, 토성 표면에서 27만2천㎞ 떨어진 곳까지 뻗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