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는 낭만적인 겨울 바다와 향기로운 커피가 있다. 겨울 바다를 거닐고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겼다면, 이제 어디로 가볼까? 웬만한 곳은 다 가봤을 만큼 강릉을 자주 찾는 여행자나 현지에 사는 주민도 아직 모를 법한 곳이 있다. 경포해변과 경포호 인근에 새로 문을 연 경포아쿠아리움(경포석호생태관)이다. 주변에 강릉녹색도시체험센터 이젠(e-zen)과 2018평창동계올림픽 상설홍보관도 자리한다.
강릉의 새 명소로 떠오르는 경포아쿠아리움
경포호에서 즐기는 새로운 경험, 경포아쿠아리움
바다와 호수가 만나는 동해안 대표 석호 경포호와 생태 관광의 명소 경포 가시연 습지를 끼고 경포아쿠아리움이 들어섰다. 2015년 12월 31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으니, 그야말로 ‘따끈따끈한’ 강릉의 명소다. 입구에는 ‘경포석호생태관’과 ‘아쿠아리움경포’라는 이름이 있다. 처음에 경포호의 특수한 생태 환경을 전시할 목적으로 경포석호생태관 사업이 추진됐으나, 대중적인 선호도를 고려해 경포아쿠아리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경포호의 신비로운 생태 환경을 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매력적인 장소다.
먼저 아쿠아리움 심벌을 살펴보자. 초승달부터 보름달까지 여섯 개 달이 보인다. 예부터 경포대에서는 하늘에 뜬 달, 호수에 뜬 달, 바다에 뜬 달, 술잔에 뜬 달, 사랑하는 임의 눈동자에 뜬 달까지 다섯 개 달을 볼 수 있다는 시적인 표현이 전해왔다. 여기에 경포아쿠아리움을 포함해 심벌에 여섯 개 달을 담았다.
경포아쿠아리움은 2층 규모 전시관에 다양한 코너를 갖췄다.
[왼쪽/오른쪽]아이들은 이곳에서 생태 환경에 대해 조금씩 배워간다 / 한 아이가 잠자는 수달을 신기하게 바라본다.
[왼쪽/오른쪽]아쿠아리움 곳곳에 재미난 포토 존이 마련되었다. / 귀염둥이 펭귄도 경포아쿠아리움에 산다.
경포아쿠아리움은 2층 규모다. 1층 전시관에 들어서면 ‘경포호의 담수어류’ ‘한국의 수달’ ‘경포 앞바다 생물들’이라는 전시 코너를 차례로 만난다. 경포호와 경포 앞바다에 서식하는 어류와 경포 일대에서 발견되는 수달(천연기념물 330호)을 통해 경포의 생태 환경에 조금씩 관심을 기울여본다. 수달이 있는 코너가 특히 인기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유라시안 수달 네 마리가 이곳에 둥지를 틀었는데, 2016년 1월 말 현재 한 마리가 임신 중이라 격리 보호한다. 수달이 자는 모습, 움직임 하나하나가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경포호와 경포 바다 이야기는 우리나라와 세계의 물길로 이어진다. 아마존과 아프리카, 동아시아의 대형 민물고기와 우리나라의 바닷물고기 등 다양한 해양 생물이 전시된다.
2층에는 130t 대형 수조에서 자리돔 2000여 마리가 펼치는 군무, 가오리와 큰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해저터널, 화려한 산호초와 열대어 등을 관람한다. 경포 앞바다에도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장난꾸러기 점박이물범의 재롱을 구경하고, 사람을 좋아하고 물건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훔볼트펭귄과 놀아본다. 사람은 수조 안의 펭귄을 구경하고, 펭귄은 수조 밖의 사람을 구경한다. 직원의 설명에 따라 수조 밖에서 이런저런 물건을 움직이면 펭귄들이 물건을 따라 일제히 고개를 돌리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여러 해양 생물을 만져볼 수 있는 ‘터치 풀’, 종이 뜰채로 금붕어를 잡아보는 코너 등 체험할 거리도 다양하다.
경포아쿠아리움에는 눈으로 보는 전시 외에 체험 코너가 마련되었다. 동해안 해양 생물을 직접 만져보는 ‘터치 풀’, 두 손을 담그고 가라루파라는 작은 물고기들과 교감해보는 ‘닥터피쉬’ 체험도 있다. 종이 뜰채로 금붕어를 잡는 ‘금붕어를 부탁해’(유료)는 남녀노소에게 인기. 날씨가 풀리면 야외에서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는 ‘고기야 놀자’나 배를 타는 유료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경포호가 내다보이는 아쿠아리움 내 카페 다로.
커피의 도시 강릉답게 경포아쿠아리움에는 근사한 카페가 있다. 1층 전시관에서 관람 동선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카페 다로’가 보인다. 카페에 들어서면 탁 트인 전망에 감동한다. 통유리로 경포호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고, 테이블마다 작은 어항을 둔 센스가 돋보인다. 질 좋은 원두로 뽑아내는 커피와 맛있는 빵을 먹으며 잠시 쉬어보자. 경포아쿠아리움에 후한 점수를 주는 데 한몫한다.
경포아쿠아리움 앞으로 강릉녹색도시체험센터(e-zen)와 2018평창동계올림픽 상설홍보관이 자리한다.
e-zen 체험연수센터 옥상에서 경포호와 어우러진 경포아쿠아리움이 보인다
e-zen 컨벤션센터 1층에서 ‘자가발전 자동차 경주’를 체험해보는 아이. 3월부터 상설 전시관을 운영할 예정이다.
환경을 품은 강릉녹색도시체험센터 이젠(e-zen)과, 미래를 품은 2018평창동계올림픽 상설홍보관
경포아쿠아리움 앞에 유선형 자태를 뽐내는 건물 두 동이 있다. 강릉녹색도시체험센터 이젠(e-zen)이다. 이젠(e-zen)은 에너지를 뜻하는 ‘e’와 신성한 곳을 뜻하는 ‘zen’을 합친 이름으로, ‘산업화로 황폐해진 사회에서 이제는 환경을 생각하고 녹색 생활을 실천해 친환경 에너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때’라는 의미를 담았다. 강릉 경포 지역은 2009년 저탄소 녹색시범도시로 지정됐고, 그 연장선에서 2014년 이젠(e-zen)이 문을 열었다. 강릉 저탄소 녹색시범도시 사업의 랜드마크와 같은 이젠(e-zen)은 자체적으로 청정 자연 에너지를 생산·소비하는 에너지 자립 건축물이다.
건물은 체험연수센터와 컨벤션센터로 나뉜다. 체험연수센터는 대부분 숙박 객실이며, 모든 객실에서 태양광과 지열 에너지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이젠(e-zen)은 연수원이라 회의실을 이용할 때만 객실 예약이 가능하지만, ‘초록 시스템 견학’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숙박하지 않고도 이곳의 에너지 자립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다. 태양광과 지열 시스템을 견학한 뒤 친환경 전기 버스를 타고 경포호를 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화~토요일에 하루 3회(오전 10시, 오후 2시, 4시) 진행되며, 홈페이지에서 예약 신청이 가능하다. 현장 방문 신청할 때는 전기 버스 체험이 제외된다. 그 외에 월별로 여러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올 3월부터 상설 전시관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중고 컨테이너를 활용해서 지은 2018평창동계올림픽 상설홍보관
홍보관 규모는 크지 않지만 볼거리와 체험할 거리가 알차다.
현재는 별도로 프로그램을 예약하지 않고 이젠(e-zen)을 방문하면, 건축물을 돌아보고 야외 정원을 산책하는 게 전부다. 그렇다고 실망하지 말자. 컨벤션센터 건물 끝 쪽에 2018평창동계올림픽 상설홍보관이 있다. 노랑, 빨강, 파랑 등 알록달록한 컨테이너 건물이 눈에 확 들어온다. 올 1월 초 문을 연 이곳은 환경 올림픽을 지향하는 뜻을 담아 중고 컨테이너를 활용해서 지었다. 홍보관은 위에서 내려다보면 2018평창동계올림픽 심벌인 눈송이 모양이다.
내부는 넓지 않지만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알차다. 동계올림픽 경기 종목을 소개하는 코너, 주요 종목을 조형물로 표현한 코너, 4D 체험관 등으로 구성된다. 아이스하키, 봅슬레이, 스케이트 등의 주요 동작을 조형물로 실감 나게 표현한 코너는 기념 촬영 장소로 인기. 조형물을 장식한 헬멧, 고글, 장갑 등은 실제 경기에서 선수들이 착용한 장비다. 알파인스키와 봅슬레이를 간접 체험하는 4D 체험관, 컬링을 응용한 놀이를 즐겨보는 코너는 아이들도 좋아한다. 재미나고 흥미로운 체험을 하다 보면 동계올림픽이 한층 친숙하게 다가온다.
여행정보
경포아쿠아리움(경포석호생태관)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