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위상강화 첩경은 경찰노조허용
-경찰노조의 길 7-
문 성 호
한국자치경찰연구소 소장
서구의 경우 경찰노조는 경찰관 스스로 노조를 쟁취해 온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그러나 비서구 국가는 오히려 정부주도로 경찰노조에게 단체협상권을 부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우리나라처럼 이제야 비로소 경찰관 측에서 경찰노조 허용을 요구하는 나라도 많다. 최근 시기 경찰노조가 설립된 아프리카의 스와질랜드나 동유럽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각국의 경찰노조는 대부분 20세기 초 설립되었으며, 현재 공제조합이나 상조회를 압도하는 현대적인 경찰모임으로 자리 잡았다. 넬슨 만델라의 민주화 덕분에 경찰노조를 설립한 남아프리카경찰을 지도했으며 ‘주민친화경찰’의 대표격인 네덜란드 경찰노조의 경우 120여년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초창기 서구 경찰노조는 엄청난 저항에 부닥쳤지만, 경찰조합원에게 이익을 확대하는데 큰 성공을 거두었다.
경찰노조의 목적은 흔히는 봉급인상과 노동조건개선이지만, 조합원이 고소고발을 당하거나 제반권리를 침해당했을 경우 노조가 제공하는 법적지원서비스 역시 매우 중요하다. 각종 연구조사에 따르면 이 법적서비스야말로 각국의 어느 경찰노조도 제공하지 않는 곳이 없다. 우리나라 경찰노조가 있었더라면 최근 양동열 박윤근 채수창 등이 직접 수혜자가 되었을 것이다.
한편 노동3권 중 파업권을 전면 보장받지 못하거나 명실상부한 노동조합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나라 경찰노조도 적지 않다. 그러나 파업권이 보장되어도 실제 파업돌입보다는 집회시위와 운동을 통한 대중홍보 등과 같은 다른 투쟁방식을 택하는 게 일반적이다.
예컨대 경찰관들이 독감에 걸렸다며 집단병가를 낸다든가, 일정한 날을 잡아 업무용 차량 방향등을 일제히 켜고 운행한다든가, 유인물 배부, 국회의사당 집회시위, 기자회견, 준법투쟁, 피켓시위, 옥외광고와 언론광고 등의 전략들이 여기에 속한다. 또한 연구조사부를 두고 경찰노조 입장을 정리하여 널리 알리고 있다. 이를 위해 전문컨설턴트를 고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호주처럼 경찰노조의 합법적 단체행동의 시기와 방식에 대해 매우 엄격한 법적통제를 하는 나라도, 실제로는 경찰노조의 이런 단체행동을 막진 못하고 있다.
영국 캐나다 미국 호주 뉴질랜드 경찰노조는 단체행동을 제한하는 법규를 다양한 방식으로 돌파해나가고 있다. 영국경찰노조의 경우 의회로비방식이 대표적이다. 하원의원들에 대해 이슈별 로비를 벌이거나 의원별 맨투맨등 모든 방식을 동원한다. 영국경찰노조는 주요3개 정당별 하원의원 1명씩을 고문으로 위촉하고 연봉 5천만원대의 고문료를 지급해가며 정치적 목표의 달성을 꾀하고 있다. 영국 등 외국에서 이는 합법적이다.
호주경찰노조 협의체의 경우 전국의 8개 경찰노조가 협력하여 최상의 로비력 행사를 위해 기획조정 역할을 다하고 있다. 5만2천여 호주경찰관의 퇴직연금법 보완을 위하여 ‘경찰세’신설운동까지 벌인 바 있다. 경찰조직 그 자체가 정치적 선거운동의 중요 대상인 미국의 경우, 숱한 자치경찰노조들이 자신들 이익을 위해 정치권을 능수능란하게 활용한다. 작년 11월 캘리포니아 주지사선거 당락을 가른 경찰노조의 위력이 단연 돋보인다.
이상에서 보듯 각국의 경찰조직은 경찰노조를 통해서 비로소 형사사법제도의 ‘대주주’가 되어 정책, 행정, 입법 등에 대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의경 가혹행위 주범인 군미필 소대장, 어머니를 살해한 대전청 강력계장, 순경출신 근속승진도입을 극구 반대하며, 2월말 만취한 채 자동차를 훔쳐 달아나다 체포되는 등 경찰대출신으로 만신창이가 된 우리나라 경찰은 이제, 현장경찰이 경찰노조를 만들어내는 데에서 희망을 찾는 수밖에 없다.
정부는 경찰을 살리고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경찰서비스 제공을 위해 곧바로 경찰노조를 허용해야 한다.
<노동과 세계> 제495호 2011년 2월 28일
첫댓글 #경찰대폐지 못지 않게 중요한 건 #경찰노조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