旣 往 不 咎
旣 : 이미 기 往 : 갈 왕 不 : 아닐 부(불) 咎 : 허물 구 (이미 지난 일은 탓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저질러진 잘못은 책망해도 소용없다는 의미)
논어(論語) 팔일편에는 노(魯)나라 애공(哀公)이 공자의 제자 재아(宰我)에게 사(社)에 대해 묻는 대목이 나온다. 사(社)는 천자나 제후가 나라를 지켜주는 수호신을 제사 지내는 제단을 말하는 것으로, 그 제단 주위에 나무를 심었다.
재아는 애공의 물음에 어설프게 설명하고 이렇게 답을 맺었다. “하우씨(夏禹氏)는 사에다 소나무를 심고, 은(殷)나라 사람은 사에다 잣나무를 심었는데, 주(周)나라 사람은 사에다 밤나무를 심은 까닭은 백성들로 하여금 전율(戰慄)케 하려는 뜻에서였습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공자는 ‘이미 이루어진 일은 말하지 않고, 되어버린 일은 간하지 않으며, 이미 지나간 일이라 허물을 탓하지 않는다“고 했다. (成事不說 성사불설, 遂事不諫 수사불간, 旣往不咎 기왕불구) 이는 밤나무를 심은 것이 백성들을 전율케 하기 위함이라는 재아의 엉터리 해석을 꾸짖은 것으로, 지나간 일은 나무라도 소용없으니 앞으로는 그런 실언을 하지 말라는 경고성 말이다. 공자는 가뜩이나 백성을 사랑할 줄 모르는 애공이 재아의 말을 듣고 더 포악한 정치를 할까 염려한 것이다. 기왕불구( 旣往不咎)는 ’이미 지난 일은 탓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지난 잘못은 책망해도 소용이 없음을 의미한다. 이왕지사(已往之事)로도 쓴다. (已=이미 이) 참고로 논어에는 공자가 대낮에 낮잠을 자는 재아를 보고 ”지금까지는 너의 말만으로 너를 믿었는데 이제부터는 너의 행실도 살펴야 되겠다“고 꾸짖는 대목이 나온다.
”당신이 지금 손을 담근 강물은 흘러오는 물의 첫물이고 흘러가는 물의 마지막“이라는 다빈치의 말은 함의(含意 속으로 머금은 뜻)가 깊다. 모든 순간은 흘러가는 것과 흘러오는 것이 맞물린다. 누구나 지금 시작해 새로운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삶의 의미는 현재가 쥐고 있다. 지금 충실하면 삶은 절로 영근다.
출처 : 논어(論語)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