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2차 세계대전 최신작 영화인 퓨리를 봤고, 오늘은 1차 세계대전 영화 중에서 가장 최신작인
참호전-포비든 그라운드를 다운받아 봤습니다.
제가 워낙 역사영화 및 전쟁영화를 좋아하는지라, 전체적인 평점은 포비든그라운드 역시 높은 점수를
준다만, "생각하고 기대했던 것만큼" 은 아니였던 것 같습니다.
즉, 실망을 없지 않아 했는데요?..
그 이유는, 전투씬이 거의 안 나오고, 영화 대부분을 주연 3명이 자신들의 참호로 무사히 되돌아가기까지의
과정만을 다루기 때문입니다.
전쟁영화 마니아님들께선 아시겠지만, 전쟁영화 하면 전투씬이며, 취향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전투씬이야
말로 세계대전 및 전쟁영화의 꽃입니다.
그러나 포비든 그라운드는 그것이 다소 부족했다는 점이 다소 아쉽습니다.
주인공인 아서 윌킨스 원사는 영국 대영 육군에 근무하는 평범한 부사관이며, 전우애가 누구보다 깊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첫 교전이 끝나고, 한바탕 난리가 지나간 후에, 갑자기 참호 밖으로 나가 아직 죽지 않고 살아있는 아군
병사들을 찾기에 이릅니다.
그러다가 올리어리 이등병(전쟁영화의 꽃 이등별..아니, 이등병;;)을 만나고, 또 리처드 하사라는 동료 부사관도
만납니다.
이 리처드 하사가 스토리의 주 메인 내용인데, 독일군의 기관총 난사 때문에 다리를 잃었습니다.
그래서 사실 가만히 냅둬도 과다출혈로 곧 죽게 되는 목숨인데, 윌킨스 원사는 절대 부하를 버릴 수 없다면서
사력을 다해 리처드를 영국군 참호로 다시 데려오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들이 움직이는 것을 하필 독일군에서 알아챘고, 독일군은 이들을 향해 총기난사를 가하는데
윌킨스, 리처드, 올리어리는 주인공답게, 총알 1방도 안 맞고 항상 살아납니다..
그러면서 참호로 돌아가는 길에 세 사람은 입대하기 이전에 있었던 일, 가족, 연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추억에 잠기다가, 영국군 측에서 21시에 독일 참호를 향해 대규모 포격을 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꼼짝없이 허허벌판 진흙탕 한가운데에서 죽게될지도 모르게된 세 사람은, 결국 이병 올리어리를 시켜,
영국군 참호로 뛰어가 도움을 요청하게 하지만, 하필 그 때에 독일군 철모를 쓰고(자기 철모를 잃어버려 급한대로
독일군 것을 착용), 주인공네 지휘관인 어떤 중위가 앞뒤가 꽉 막힌, 전형적인 1차대전 시기 지휘관인지라
"쟤 우리 계획에 차질 줌" 이러면서 그냥 총살시키라고 합니다.;;;
그러나 올리어리는 주인공 파워(..)로 총알을 이리저리 피하면서 결국 참호 안으로 들어왔는데, 그 참호는
아군의 참호가 아닌 폭발물이 잔뜩 든 참호...
결국 그것이 터져 올리어리는 죽습니다..;;
그러고 난 후에 느닷없이 독일군이 참호 밖으로 나오는 기행을 저지르고, 교전이 벌어지며, 리처드와 윌킨스가
그만 독일 장교에게 들켜 죽을 위험에 처하지만, 겨우 살아나는데, 그 도중에 리처드가 갑자기 과다출혈로
결국 사망합니다.;;;
그리하여 전우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마음에 사로잡힌 윌킨스는 크게 자책을 하면서, 심지어 자살을 선택했는지,
갑자기 일어나더니 독일군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가고, 독일군이 권총으로 윌킨스를 죽이려 하지만, 간발의
차로 영국군의 리엔필드에 맞아, 독일 군인은 죽고, 윌킨스는 이번에도 기적적으로 살아남습니다.
영국군이 결국 전투에서 이겨, 윌킨스를 구해내죠..
그런 후에 리처드의 부인을 만나, 남편의 소식을 전하면서 같이 슬퍼하고, 종전 이후에 자신의 부인이였던
그레이스(원래 잠깐잠깐 등장했었는데, 임신 중이였음. 출산하다가 죽은 것으로 추정)의 무덤 앞에 헌화를 하는
것으로 영화가 끝납니다.
보시다시피, 이야기의 99%가 '리처드 하사 구하기' 입니다.
고로 전투씬은 거의 나오지 않으므로, 전투씬을 좋아하시는 분들껜 사실 비추하는 영화입니다.
차라리 포비든 그라운드가 깨알같이 등장하는 전투씬보다, 독일군 장교와 윌킨스와 리처드가
싸우는 장면이 더 재미있는데, 독일군이 참호 밖으로 나왔을 때에, 독일 장교가 리처드와 윌킨스가
살아있다는 걸 알고, 대검으로 찌르려고 하는데, 재빨리 윌킨스가 독일장교를 넘어뜨리고 주먹으로
때리고, 독일 장교도 맞대응 하고...(리처드는 다리가 잘렸으므로 사실상 윌킨스 vs 독일 장교)
결국 힘싸움에서 윌킨스가 패해, 대검에 찔려죽을뻔 하지만... 리처드가 갖고 있던 권총으로 윌킨스를
구하죠..
저는 개인적으로 그 주먹다짐 장면이 가장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대신 윌킨스의 전우애는 가득 느낄 수 있고, 전우애와 감동을 주는 전쟁영화를 찾으시는 분들께는 추천합니다.
결국 허무하게, 리처드를 구하지는 못했으나, 리처드를 구하기 위한 윌킨스의 노력은 가히 눈물겹고,
종전 이후에도 아내의 무덤 앞에서조차 리처드 얘기를 하는 것은 그 둘이 얼마나 우정이 돈독했는지
느낄 수 있더군요?
p.s: 한가지 쓸떼없이(?) 궁금했던 건, 과연 포비든 그라운드에 나오는 전투가 과연 무슨 전투였나 하는 것입니다.
영화 배경 자체는 1916년. 1916년 하면 그 악명 높은 솜 전투가 벌어진 해이며, 실제로도 영국 vs 독일이였으니까
솜 전투와 상당히 일치하긴 하는데, 솜 전투는 결국 영국군의 공세 실패. 즉, 영국의 패배로 끝이 난 전투인데,
포비든 그라운드에 나오는 전투는 오히려 독일군이 패퇴해 달아나며, 영국군이 당당히 승리하여, 윌킨스를 구하기까지
하는데, 그런 걸 미루어보면 솜 전투는 또 아닌듯 보입니다.;
실제 있었던 전투를 가지고 영화를 만든 건지, 아니면 그냥 배경만 1916년 1차 대전이고, 내용 전체는 그냥 허구로써
만든건지 궁금하더군요..
첫댓글 1916년+영국군+독일군은 거의 100% 솜 전투에 영국인들의 솜 전투에 대한 트라우마를 고려하면 영화내의 전투는 솜 전투임이 매우 확실합니다.
솜 전투는 나폴레옹 전쟁마냥 단 한타의 전투가 아닌 수개월간 지속된 여러 전투들을 하나로 묶은 것으로 말씀하신 승리는 솜전투내 국지적인 승리에 국한되는 것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역시 그렇군요.. 하긴 최종적으로는 영국의 진격을 막았다는 점에서 독일이 승리자이지만, 영국군이 12km정도를 진격한 것도 사실이니까요..
@티거6호 좀 된 글이긴한데 답변하자면:
1) 솜 전투는 전통적으로 영국 vs 독일로 인식된 것과 달리 연합군측 병력의 절반은 프랑스군이 차지하고 있었으며 숫적으로는 영국군이 주력이지만 숙련도는 프랑스군이 훨씬 상회함으로 아직 애송이에 불과한 영국군을 보조하는데 매우 큰 역할을 했습니다.
2) 솜전투의 승패 여부는 아직도 분분한 편이긴 합니다. 솜 전투의 최종목표인 최진격을 못이뤘으니 전략적 패배라 할 수 있으나 베르됭 전투에서 독일군의 공세를 제지하는데 성공했고 의외로 독일군을 때려박아 북방방어선을 붕괴직전으로 몰고간데다가 솜 전투에서 1918년의 전역의 실마리를 찾아냈다는 점에서 일종의 승리로 보는 필폿같은 학자
@티거6호 들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