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회 발명의 날] 아이디어가 세상 바꾼다
자유자재 모니터·복싱 로봇…10대 발명품 주인공 감격 "미래는 특허전쟁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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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질 정보칩이 들어간 평판TV(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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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로봇(충남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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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 트롬세탁기(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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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형 LCD 거치대(㈜에이스힌지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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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연도금강판(포스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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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 척추 성형기기(㈜태연메디칼) | |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발명의 날' 기념식이 열린 19일, 기자는 ㈜태연메디칼의 최길운 사장과 악수하던 순간, 그의 손가락이 몇개 없는 것을 느꼈다. 15년전쯤 엔지니어였던 그는 기계를 다루다 실수로 손가락 두 개가 잘렸다. 하지만 이 사건은 오히려 그의 인생을 '순항'하게 했다. 치료를 받으러 병원을 오가던 중 대부분 수입품이던 정형외과 장비를 눈여겨보면서 이를 국산화하면 어떨까 꿈꾸게 된 것. 그는 수술현장을 300회 이상 다니면서 의료진의 도움을 얻어 핸드피스, 스피노스 브릿지 등 정형외과 장비를 속속 개발해냈다.
이날 특허청 주최로 열린 제43회 '발명의 날' 기념식에서는 많은 귀빈이 참석하고 다수의 사람들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지만 특별히 따로 부스가 차려진 '10대 베스트 발명품'의 주인공들은 더욱 감격스러운 듯했다.
△대기업 연구팀들 잇따라 선정
TV의 화질개선장치인 DNle칩을 개발하는 등 영상처리분야에서 204건의 특허를 출원, '은탑 산업훈장'을 받은 삼성전자 박두석 수석연구원은 "사람의 욕구가 무엇인지, 그 욕구를 만족시킬 핵심기술은 무엇인지 숙고한다면 항상 새로운 고안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팀인 곽영신 박사는 "민족별로 하늘색과 피부색 등 색깔에 대한 선호도가 다르다. DNle칩은 지역별로 판매되는 TV의 색을 보정, 해당지역이 가장 좋아하는 색깔로 화면을 볼 수 있게 해준다"고 하나의 특징을 들어 밝혔다.
베스트발명품에는 LG전자와 포스코의 역작도 포함됐다. LG전자는 스팀이라는 기술을 드럼형 세탁기에 처음 접목시켜 물 소비를 낮추고 고온의 스팀으로 세균을 모두 잡는 제품을 내놓았다. 하삼철 상무는 "스팀을 이용하면서도 소비전력을 낮추는 기술은 쉽지 않았다. 3년만에 제품화에 성공했고 북미시장에서 시장 1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자동차 외부강판과 같은 철판은 부식을 막고 광택이 잘 나게 하기 위해 아연으로 도금한다. 포스코는 도금 입자를 매우 미세하게 만들어 철판의 부식정도를 크게 낮춘 용융아연도금강판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현재 폴크스바겐 골프와 푸조 307 모델에 도입돼 사용중이다.
△발명품에도 웰빙이
10대 우수 발명품에는 숙취해소음료가 2개나 있었다. 단순히 숙취음료에만 국한된 게 아니고 그동안 국내외에 많은 특허출원을 받은 게 함께 인정됐기 때문이다. ㈜그래미의 여명808은 지난해 편의점협회 음료 전체매출에서 1위를 차지했고 바이오뉴트리젠의 '위하여' 역시 최근 입소문이 나며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웰빙트렌드가 반영된 덕분인지, 기능성김치와 가정용두유두부제조기도 10대 발명품안에 포함됐다. ㈜한성식품은 미역김치 동결건조김치 브로콜리김치 등 기능성김치를 잇따라 개발, 20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로닉의 가정용두유제조기는 콩의 분쇄와 가열 등을 한꺼번에 할 수 있게 해 집에서도 쉽게 두유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에이스힌지텍의 관절형 LCD거치대는 일반적으로 한 곳에 고정된 LCD를 전후좌우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게 해 한번쯤 갖고 싶은 제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태연메디칼의 풍선척추성형기기는 척추압박골절환자의 척추에 카테타와 같은 풍선을 넣어 척추사이를 늘려 치료할 수 있게 한 제품이다. 태연측은 "국소마취로 가능해 당일 환자가 걸어서 퇴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허청 관계자는 "지난 5년간 상표 특허출원 등 공적을 모두 검토, 선정했으며 이들 제품은 업체들의 주력상품"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명대왕상을 받은 김현탁 전자통신연구원 박사는 "시장을 장악하는 길은 특허밖에 없다. 미래는 특허전쟁"이라고 강조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ilbo.com
/ 입력시간: 2008. 05.20. 10:28 |
URL : http://www.busanilbo.com/news2000/html/2008/0520/020020080520.101610280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