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물 나타나는 속도 더 빨라져"… 대단지 호가 가파르게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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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공덕SK리더스뷰 전경 <네이버부동산 제공>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대단지 아파트 값이 규모가 작은 단지에 비해 더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14일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5000세대 이상 대단지 아파트일수록 아파트 매매 호가가 더 빠르게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인근 공인중개업소에는 8일 잠실 리센츠 전용 84㎡ 매물이 16억 5000만원에 나왔다.
이 단지는 5500여 세대 대단지 아파트로, 같은 크기 아파트가 지난 4월 26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8개월 새 10억원 가량이 떨어진 것이다.
이달 초 까지만 해도 이 단지 같은 크기 매물 호가는 19억원 대였지만 현재 또 한 번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인근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의 상황도 비슷하다. 9510세대 대단지 아파트로, 전용 84㎡ 매물은 16억2000만원에 나와 있다.
이 단지 같은 크기 아파트는 지난해 말 23억8000만원에 실거래 된 것을 고려하면 1년 새 7억원 이상이 떨어진 것이다.
현재 이 단지에선 아파트 매물이 쌓여 집주인은 매주 매매 호가를 낮추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헬리오시티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단지 규모가 크다보니 급매물이 나타나는 속도도 상대적으로 더 빠르다"며 "매수 의사가 확실하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매매 가격을 깎아서 구입할 수 있는 아파트가 있다"고 전했다.
반면 이들 단지보다 세대수가 작은 단지의 경우 집값 내림 폭이 적다.
특히 강북권 소규모 아파트의 경우 여전히 호가 방어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마포구 '공덕 SK리더스뷰' 전용 84㎡ 매물 호가는 17억5000만원에 나와있다. 이 단지는 총 5개동 472세대 아파트로 지난 6월 19억원 실거래가 대비 호가 하락 폭이 적다. 세대수가 적다보니 급매물 자체가 없다.
이 단지 인근 종로구 경희궁 자이 2단지의 상황도 비슷하다.
이 단지 전용 84㎡ 매물 호가는 여전히 19억원 수준이다.
이 두 단지의 매매 호가는 잠실생활권 대단지 아파트보다 높은 가격에 책정돼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단지 규모가 큰 아파트일수록 하락장에 급매물로 나오는 매물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며 "매물이 많다 보니 호가가 상대적으로 더 떨어져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투자 수요 요입이 상대적으로 더 많았을 것"이라며 "실거주가 많은 아파트일수록 집값 하락폭이 적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박순원기자 s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