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딸-탁신측근 재벌… 태국 차기 총리후보 부상
피타 “2차투표도 패하면 총리 포기”
태국 차기 총리 선출을 위한 13일 상·하원 1차 합동 투표에서 고배를 마신 제1당 전진당 피타 림짜른랏 대표(43)가 “19일 2차 투표에서도 과반을 얻지 못하면 제2당인 프아타이당 후보에게 기회를 넘기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 5월 총선에서 총 500석인 하원에서 151석을 얻어 제1당에 올랐다. 그러나 13일 투표에서 군부가 임명한 상원 249석과의 합계 과반(375석)에 못 미치는 324표를 획득해 총리에 오르지 못했다.
피타 대표는 15일 전진당 유튜브 계정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2차 투표에서 패하면 총리 경선에서 물러나겠다. 프아타이당이 정부를 구성하는 것을 도울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이는 징병제 폐지 등 전진당의 반(反)군부 공약에 반대하는 군부의 마음을 쉽게 돌리기 어렵다는 현실론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1차 투표 당시 하원 500석 중 311표를 얻었으나, 군부가 전원 임명한 상원 250석에서는 불과 13표만 얻었다.
프아타이당이 내세울 총리 후보로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딸 패통탄(37), 역시 탁신 전 총리와 가까운 부동산 재벌 스레타 타위신(60) 등이 꼽힌다. 5월 총선 직전 현지 매체 ‘더네이션’이 실시한 차기 총리 후보자 지지도 조사에서 패통탄과 스레타는 피타 대표에 이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일각에서는 프아타이당이 전진당과 결별하고 군부와 손을 잡은 후 자신들이 추대한 후보를 총리로 만들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이는 “군부도, 탁신도 다 싫다”며 전진당을 1당으로 만들어준 태국 국민의 민의에 반하는 것이어서 상당한 반발을 야기할 수 있다. 2006년 부패 논란에 이은 쿠데타로 실각한 후 망명 생활을 하고 있는 탁신 전 총리 일가의 재집권은 물론이고 탁신 전 총리의 귀국에 반대하는 국민도 적지 않아 상당 기간 정정 불안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기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