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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게시판 스크랩 월출산
배보(김국주13) 추천 0 조회 99 13.04.10 15:29 댓글 5
게시글 본문내용




 


3주만에 쉬는 날 

벼르고 별렀던 월출산 가는날입니다.

사실 달리기를 하는 저로서는 이런 등산은 부록같은 느낌이 듭니다.

자주 갈 수 없기에 더욱더 각별합니다.

일단 월출산으로 정했으니 가야 할곳을 검색하고 공부하는 도중

중요한 사실을 한가지 알게 됐습니다. 월출산은 직접 오르면서 느끼는것도

좋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풍광도 훌륭하다는 것을요. 그래서 이번 여행은

스쿠터로 하기로 하였습니다. 스쿠터 여행의 장점은

자유 이겠고, 단점은 춥다!!!!!!

젤 좋은 장점중 하나 이런 풍광을 맘대로 찍을 수 있다.ㅋ

독천에서 영암가는 구도로 입니다. 

여길 찍을려고 한 참 가다가 돌아 와서 다시 찍고 갔습니다.

저 벗꽃이 떨어져 눈가루처럼 날릴땐  또 얼마나 멋진 장관을 연출할까요.



왕인박사 축제장을 한 바퀴 둘러보고

이번 여행 첫번째 목적지인 모정지를 가는길에 

꽃잔디가 부릇져서 펴있는걸 보고 잠시 감상에 젖어 보았습니다.

흰 벗꽃과 노란 개나리만 보이는 눈에 분홍꽃잔디는 새로운 기분에 들뜨게 하는군요.

모정마을 모정저수지에서 바라본 월출산


공부한 결과대로 한다면 저기 월출산 한 가운데로 달이 뜬다고 합니다.

그래서 월출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거랍니다.

달이 한가운데 떠오르고 그 물사이로 달빛이 비추고

그걸 바라 보면서 막걸리 묵으면 신선인들 부러웠을까요.

언젠가 달이 꽉 차오를때 꼭 저길가서 막걸리 묵어 봐야겠습니다.

같이 가실분 선 예약 필수. 술 못묵는 분 대 환영!!!


덕진 차밭에서 본 월출산


두번째 목적지인 덕진차밭입니다.

인터넷 검색해서 가는길 어렵사리 찾았는데 그 길마저 자세히 나와있질 않아서

스쿠터로 산 허리를 감아돌아 겨우겨우 찾아간 곳입니다.

딱 차밭에 도착했을땐 차밭만의 가지런함에 절로 숙연해졌습니다.

멀리 보이는 월출산은 그러나 예상 밖으로 시야가 흐려서 인지 팍! 꽂히지는 않았습니다.


원래는 이런 모습을 기대 하고 갔습니다. 이 사진은 인터넷에서 퍼온겁니다.

이 사진을 얻을려고 얼마나 공들였을까요. ㅋ


활성산 정상에서 바라본 월출산


덕진차밭을 나온 후 금정면으로 향하는 819번 지방도를 따라 여운재를 넘어가다

활성산 쪽으로 임도를 따라 가면  활성산 정상이 나옵니다.

저기 정상까지 아스팔트가 깔려 있더군요.

정상에 오르니 산불감시원이 반겨줍니다.

"사진 찍으러 오셨구만" 

여기 사진 찍는 포인트는 아침 일찍 오라는 겁니다. 아침해가 떠 오를때 그 햇빛을 받은

월출산이 붉에 타오른다고 합니다. 월출산의 저 기암괴석이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이면 그 장관도 엄청나겠네요.



멀리서 보기만 했으니 이젠 속살을 봐야합니다.

올해 들어서 세번째 월출산 산행입니다.

천황사로 올라가는게 보통 코스입니다만. 때가 때인지라 사람이 많은건 싫어서

경포대로 올라가서 약수터를 지나 천황봉. 바람재 삼거리. 구정봉. 향로봉

무위사로 하산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 코스는 첫번째 종주. 두번째 천황사 일주코스에 이어서 한 번도 안 가본 코스입니다.

경포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본격적인 등산옷으로 갈아 입는 순간

관광버스 3대가 들어와서 약 100여명의 등산객을 풀어 놓습니다.

순간 고즈넉한 산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 버립니다.

혼자만의 사색의 순간은 날아가 버리고 뇌리에 스치는 단어 "빨리"


남산제비꽃


빗살현호색


고깔제비꽃


쇠별꽃


될수 있으면 등산객들하고 섞이기 싫었습니다. 준비고 뭐고 없이

빨리 빨리 최대한 빨리 출발하고 보자 뭐 이런식으로

도망치듯이 산을 올랐습니다. 야영장을 지나 삼거리가 나올때까지

땀 쏙! 빼도록 거의 달리다 시피 하며 약수터쪽으로 방향을 잡을때는

산 안에 혼자만이 걷고 있었습니다.

유독 혼자산행을 즐기는 버릇때문인지 인제 부턴 쉬엄쉬엄

오르면서 이런 꽃을 찍는 다는 핑계로 쉬면서

자연을 만끽하면서 홀로산행을 맘껏 즐겼습니다.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마지막오름길


산은 한 번씩은 꼭 시련을 줍니다. 편안한듯 즐겁게 오르다가

마지막 오름길에서는 온 몸에 땀 샤워를 선사합니다.

본능적으로 여기를 넘으면 정상 가까이겠구나 생각합니다.

이런 고행이 있어야 끝에 올랐을때 환희가 나올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사자봉

통천문


힘겨웠던 오르막길끝을 올라서면

사자봉에서 천황봉으로 가는 중간에 서게 됩니다.

그와 함께 사자봉 봉우리와 저 멀리 영암과 강진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북쪽에서 불어오는 찬 바람이 상쾌함을 만끽할 틈도 주지 않고 이내

소스라치게 추워집니다. 그리고 바로 통천문으로 향하는 칼바위

그리고 사람들.......

좁디 좁은 등산길에 객들로 만원을 이루어서 극심한 정체현상.


가까스로 다다른 천황봉과 소사비

여기 역시 사람으로 발디딜 틈이 없다.

소사비?

소사비는 국가에서 제사를 지낸 제사터로서

전국에 대사터3곳,중사터24곳,소사터23곳 중 하나입니다.

그 중에서 이곳 천황봉은 유일하게 유구가 확인된 장소라 합니다.

지금은 모두 유실되고 이렇게 소사비와 안내문만 남아있습니다.


정상에서 바라본 구정봉  향로봉  그 뒤로 도갑산

정상에서 바라본 사자봉

정상에서 바라본 목포 방향


이제 내려 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갑자기 왠 발꾸락 사진이야?


내려가는 길은 이 신발의 덕을 톡톡히 봅니다.

이 신발을 신고서 내려 갈때는 발끝으로만 톡톡 튀듯이 내려갑니다.

고양이가 내려가는 모습을 상상하면 되겠지요.

발끝으로 내려 딛으면서 몸에 오는 충격을 종아리와 허벅지로

흡수해 버리는 겁니다. (맞나?) 그렇게 걸으면 일반 등산화 신을 때보다

편하고 경쾌한 발걸음을 걸을수 있습니다. *이건 순전히 혼자만의 생각임*

그러나

천황봉에서 도갑사 쪽으로 내려오면 

거의 수직에 가까운 길을 내려 가야 합니다. 거기 까진 좋은데 

하필 나이 지긋하신 수녀님들이 앞에서 내려가는 겁니다. 나이드신 분들이라 조심 조심 내려가는데

왠걸 맞은편에서 산악회에서 일대의 무더기로 올라오는 겁니다. 

산학회원들이 일렬로 올라오고 내려가는 일행은 옆에 대기 하고 있는 상황

올라 오는 분 마다 다들 이 신발을 보는 거였습니다.

신발보고 내 얼굴 보고 "양말이죠?"

신발 보고 내 얼굴 보고 "이거 신발이에요?"

신발 보고 내 얼굴 보고 " 신발 희한하게 생겼네"

열이면 열 다들 한 마디씩 하고 말 붙여보고 희희덕 거리고

이상한 눈으로 보고 사진찍고 

한참동안을 거기서 그 절벽에서 원숭이가 되어서 서있었더랍니다.

아마 내 발꾸락사진 찍은 사람들은 지금도 보고 웃고 있을거여....


도갑사 가는 길

돼지  바위


남근 바위


향로봉으로 향하는 길은 엄청난 바람과의 싸움입니다.

오른쪽에서 불어 오는 바람은 길가는 사람을 휘청이게 할 정도로 순간 풍속이 장난아닙니다.

남근 바위를 지날때에도 순간 바람이 불어 하마터면 큰일날 뻔 했습니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바람재 입니다.


바람재에서 바로 본 오늘쪽 구정봉. 왼쪽 향로봉


혼자서 너무 신명나게 바람재까지 왔습니다.

이제 저기 구정봉을 지나 향로봉만 가면 도갑사갈림길을 지나 무위사 등산로 입니다.

바람재 삼거리에서 뭔가 마음을 치는게 있었습니다.

그게 무언진 모르지만 걸음이 딱 멈춰져 버린겁니다.

포레스트검프에서 검프 처럼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잘 가다 딱 돌아서버린 것 처럼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겁니다.

한참 동안을 저 풀숲에서 바람이 없는 양지틈에 쭈그리고 앉아서

이성원님의 "소쩍새 울던 밤"

장필순의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해피싱어의 "하늘이 날 부를 때" 를 들으며

그저 넋나간 사람처럼 한 동안 앉아 있다 내려 왔습니다.


경포대로 내려 오면서 올라갈때는 보지 못했던 동백꽃


P.S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영암 월출산(月出山). 월출산에 깃드는 여명을 바라보며 하루를 열고, 떠오른 달을 보며 잠자리에 든다고 할 정도로 영암땅 사람들에게 월출산은 '신령스런 산'입니다.

그런 월출산을 맛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하나는 월출산에 직접 올라 절경을 느껴보는 것이요, 

또 하나는 멀찍이 떨어져 들녘에 우뚝 솟은 월출산을 마주하는것입니다.

그 두가지 것을  하루만에 다 해 보고자 나름 부지런을 떨었습니다.

너무 부지런을 떨었던가?

어쩜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마음을 떨쳐 내고자 무언가 글을 쓰며

다독여 보지만 역시 한켠에 스미는 무언가 형언할수 없는 느낌은

한동안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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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3.04.10 16:08

    첫댓글 와우~~멋지다~이글과사진보고 있으니~~갑자기 월출산이 나를 부르네~~~~^^*

  • 13.04.10 16:18

    멋진열정과 참 좋은 재주를 가지셨네요~부럽고감상할수있게 해줘서 감사합니다~^^*

  • 13.04.10 19:33

    고등시절을 절에서 보냈다는 그 내공을 이렇게 들여다보고 즐기고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이런 일련의 행위들이 지쳐가며 어렵게 올린 것들 아니고 즐기며 기쁘게 했을 작업이라생각드니 그또한 기쁨이구요.

  • 13.04.11 11:09

    여기서 본 월출산이 훨 멋지네요

  • 13.04.11 11:22

    다 좋은데, 하산주 사진이 없네요...(농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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