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616) - 제주일주 WALK 기행록(5)
- 바람 불어 시원한 바닷길(한림 귀덕 – 제주 외도 31km)
3월 30일(금), 계속 쾌청한 가운데 전날보다 서늘한 느낌이다. 아침 7시 20분, 버스에 올라 한림 귀덕 어촌으로 향하였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7시 50분, 홍순언 이사의 선도로 몸을 풀고 재일동포 안정일 씨가 ‘GO, GO, Let’s GO’를 연호한 후 힘찬 발걸음으로 5일째 걷기를 시작하였다. 안순애 씨가 구호를 선도한 안정일 씨에게 ‘오빠~’하며 응원을 보낸다. 같은 순흥 안 씨인 안정일 씨의 모습이 안 시스터즈의 선친을 닮았다며 세 자매가 걷기 첫날 만나서부터 오누이처럼 다정하게 보낸 터.
귀덕2리 어촌에서 출발하여 잠시 후 귀덕1리 어촌을 지나 큰 길에 들어서니 한림읍과 애월읍의 경계지점이다. 애월읍의 첫 바닷길은 곽지과물해변, 사진 찍기 좋은 지점이라서 잠시 포토타임을 갖는다.
곽지과물해변에서 포토타임을 가진 후 출발에 앞서
이어서 한담 마을 거쳐 고내리에 이르러 정자에서 휴식하는 동안 최효경 이사가 부리나케 편의점에 들러 사온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나눠준다. 출발 때 집행부에서 나눠준 간식(한라봉)과 더불어 도중의 먹거리가 푸짐하다. 탐라 시대부터 고내현이 있었다는 고내리 정자 앞에 새긴 마을 자랑은 ‘올레 길과 바다 풍경이 아름다운 고내리’, 바닷가 담벼락에는 ‘곡탄유어(曲灘遊漁, 마을 서쪽에 해안이 구부러져서 자연히 마을을 이루었다.’ 적혀 있다. 어느 고을이나 역사와 전통이 나름의 역사와 전통이 있기 마련, 고내리에서 오르는 다락 쉼터 언덕에는 ‘애월읍경(涯月邑境)은 항몽멸호(抗蒙滅胡)의 땅’이라 새긴 비석이 웅장하고 바다를 마주한 큰 벼랑에는 ‘포세이돈 큰바위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조차 감탄을 금할 수 없던 애월 앞 바다‘라 적혀 있다.
어제 합류한 재일동포 이정순 씨는 인터넷을 살피니 애월에서 용두암에 이르는 바닷길이 너무나 절경이라서 사흘걷기를 이 구간에 맞추었다며 ’바람 불고 시원하다.‘를 외친다. 조금 전 포토타임 때 똑같은 문구를 메모한 터, 이를 전하니 ’정말이세요‘ 하며 놀란다. 오늘의 글 제목은 이런 사연이 담겼다. 11시 35분 경 구엄 어촌체험마을에 이르니 점심을 예약한 식당이 그곳이다. 메뉴는 성게미역국에 생선구이, 모두들 맛있게 잘 먹는다. 식당여주인은 직접 채취한 성게와 미역으로 음식을 마련하였다며 해녀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12시 40분에 오후 걷기, 바닷가에서 내륙으로 들어가 30여분 걸으니 작은 봉우리에 이른다. 이름은 수산봉, 5분여 힘겹게 올라 반대편으로 내려와 작은 다리에 이르니 수산1교라 적혀 있다. 다린 건너편에서 기다리는 남성, 전날 1일 안내를 맡은 강방수 제주걷기협회장이 갓 주문한 오매기 떡을 하나씩 나눠주며 일행을 반긴다.
큰 길에 들어서니 수산리복지회관,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내쳐 걸으니 또 다른 오르막에 유채꽃이 활짝 핀 사진촬영장소가 나타난다. 각기 한 컷씩 누른 후 올레 길 표지 따라 열심히 걸으니 오후 4시경 광령초등학교 거쳐 하귀농협에 이른다. 제주 시내에 접어든 듯, 그곳에서 마지막 휴식 후 한 시간여 내쳐 걸으니 벚꽃 활짝 핀 계곡 거쳐 외도실내수영장에 이른다. 도착시간은 오후 5시, 15-B의 후반부와 16 및 17 올레 길을 중심으로 걸은 거리는 31km. 모두들 손뼉을 마주치며 마무리를 반긴다.
제주 시내 곳곳에 활짝 핀 벚꽃 길
몸 풀기 후 식당으로 이동, 전날 저녁을 들었던 돈통 식당의 메뉴는 화덕구이 닭고기 보쌈정식이다. 일본 팀이 맥주를 제공, 시원하게 목을 축이며 10일의 걷기 일정 중 절반을 성공리에 끝낸 것을 자축하였다. 일행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남은 일정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