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맹(靑盲)이란 말은 청맹과니의 준말이다. 사리에 밝지 못하여 눈을 멀쩡히 뜨고도 사물을 제대로 분간하지 못하는 사람을 가르켜 청맹과니 같은 사람이라고 한다. 정치하는 사람들 중에는 청맹과니 같은 부류들이 제법 많이 보인다. 한국 정치에 비극적인 요소가 발생하는 이유도 들여다보면 , 이러한 청맹과니들이 설치기 때문에 아수라판이 자주 발생 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귀로 들어도 바로 듣지 못하고 눈으로 보아도 바로 보지 못하는 청맹들이 무슨 거물급인양 거들먹거리는 통에 정치는 날로 퇴보만 해 왔던 것이라고 본다.
2010년 지방선거가 절정을 향해 가던 무렵인 5월28일 , 경상남도 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지사 후보인 이달곤을 지원 유세하러 간 정몽준은 격전지 밀양지원 유세에서 “ 한나라당 후보인 이달곤을 뽑으면 경남 신공항이 밀양으로 오는데 도움이 될 것이고, 김두관이 되면 밀양까지 왔다가 되돌아 갈 것이다 ” 이런 발언을 해서 물의를 일으킨 장본인이 바로 정몽준 이었다. 지난 지방 선거 때 정몽준은 철저하게 신공항을 마켓팅하고 다녔던 것이다.
그랬던 정몽준이, 어제는 “ 신공항 문제에 대한 박근혜의 언급은 무책임하고 위선적인 태도” 라고 비난하면서 “ 속으로는 철저한 표 계산을 하면서 국민에 대한 신뢰로 포장하는 것은 위선” 이라고 거듭 말하기도 했다. “신뢰는 무엇을 위한 신뢰이면 원칙은 무엇에 대한 원칙인가” 라는 선문답 같은 말도 했다. 정몽준은 위선이라는 단어의 뜻조차 모르는 사람인가, 위선은 바로 자신을 향한 발언이었는데도 엉뚱하게 박근혜에게 갖다 붙였으니 청맹과니란 바로 이런 사람을 지칭할 것이다.
요 근래 들어 정몽준은 울산으로, 광주로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차기 대권 도전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기도 했고, 심지어는 미국에까지 가서도 대통령이 되어 다시 미국을 방문하겠다는 희망 사항을 피력한 것이 불과 엊그제 일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항상 말석을 차지하고 겨우 몇 %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라 무진장 언론에 자주 등장하여 그 고귀한 이름을 좀 널리 알려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기에 박근혜의 발언에 태클을 걸고 나온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함량미달과 중과부적이라는 말이 있듯이 머리가 조금이라도 돌아가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위치를 알고 기어야지 그런다고 해서 mb나 친이계 이재오 등이 “오냐, 그래, 잘 한다” 하면서 뒤를 밀어 줄 리도 절대 없어 보이니 차라리 입 다물고 눈치나 보고 있는 편이 훨씬 나을 것이다.
정몽준에게는 씻을 수없는 전과가 따라 다닌다는 것을 많은 국민들은 잊지 못하고 있다. 지,지난 대선 때 는 뼈가 없는 연체동물이 되어 도저히 융합할 수 없는 노무현과 단일화에 덜커덩 합의를 할 때는 언제고, 또 돌아서서는 합의를 깨고 하는 짓을 아주 우습게 한 나머지, 노무현 당선에 일등공신 역할을 한 찬란한 전적은 아직도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고 아이거 북벽에 굳게 얼은 빙벽처럼 많은 사람들이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할 것이다.
정몽준을 보면 내년 총선에서 우선 살아남는 것을 먼저 걱정해야 할 처지에 있다고 보여 지는데도 언감생심, 대권 도전이라는 꿈을 키우고 있다니 그 용기 하나만은 가상하다 아니 할 수가 없다. 대권에 망조가 들다보면 정신이 오락가락하기 마련일 것이고 그렇게 되다보면 정신상태가 흩 바람에 날려가는 봄철의 씨앗처럼 되어 자기 자신이 밀양에서 신공항을 들먹인 사실조차 까마득히 잊고 넘볼 래야 넘보기 조차도 벅차 보이는 박근혜를 향해 요상한 헛소리를 들먹인다고 정몽준이 하루아침에 다른 사람이 될 리도 없고 될 턱도 없다는 것이다.
정문준이 박근혜를 비판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자기의 견해와 다르다면 얼마든지 비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박근혜가 신도 아닌데 비판 받을 일을 했다면 비판받는 것은 당연하다 . 그러나 비판에도 급이 있는 법이다. 그러기에 상대에 대한 비판도 비판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해야 무게가 실리게 되는 법이다.
그러나 정몽준이 박근혜를 비판할 자격은 어디에도 없다. 적어도 정몽준이 처음부터 초지일관, 동남권 신공항을 반대하는 견해를 일관되게 밝혔다면 몰라도, 정몽준은 전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작년 지방선거 때, 당의 얼굴 마담으로 있었던 정몽준은 경남 도지사 이달곤 후보자 당선을 위해 누구보다 밀양 신공항 건설을 열심히 팔고 다녔으니 입이 백 개라도 벙긋도 하지 말아야 할 장본인인 자신이, 누구인가에게 잘 보여 점수 좀 얻어 보고자 하는 불순한 목적에서 박근혜를 비판했는지 모르지만 , 불과 10개월 전에 자신이 한 발언마저 망각하는 기억력의 소유자가 대권 도전을 한다고 하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넌센스가 따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