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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66권 ‘배열 순서’가 중요한 이유. 구약-신약 개념, 예레미야 31장과 누가복음 22장 ‘새 언약’ 단어에서 유대인들 ‘구약’ 용어에 심한 반발 |
구약의 구조적 특징
1) 성경의 종류
(1) 타낙(Tanakh)과 구약
‘구약’과 ‘신약’이라는 개념은 예레미야가 쓴 “새 언약(렘 31:31)”이라는 단어에서 나왔습니다. 이 언약의 특징은 하나님의 법을 문설주나 기둥에 새기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마음에 새기는, 기존의 언약과는 완전히 차원을 달리 하는 새로운 언약입니다.
물론 이 두 언약이 완전히 다른 별개의 언약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전자가 ‘단단한 식물을 먹을 수 없는 젖먹이 신앙인의 언약’이라면, 후자는 ‘영의 세계에 눈을 뜬 장성한 자의 언약’이라는 것입니다(히 5:11-14).
이렇게 언약이 암기 차원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이제는 어린 아이를 포함하여 어느 누구도 더 이상 하나님에 대하여 궁금해하지도 않고 또 하나님을 모른다고 할 수도 없게 됩니다.
예수님도 제자들과 마지막 유월절 만찬을 하면서 자신의 피로 ‘새 언약’을 맺겠다고 하셨습니다(눅 22:20). 그리고 예수님 승천 이후 예수님이 명령하신 성찬식을 행할 때마다 자신의 피로 새 언약을 맺으신 그리스도의 사역과 은혜를 함께 기억해야 하는 것입니다(고전 11:25).
특히 히브리서는 ‘새 언약’과 ‘구 언약(혹은 첫 언약; 히 9:1)’을 분명하게 구별하고 있는데, “구 언약은 낡아지고 쇠하여 없어져 가는 것(히 8:13)”이라 하였습니다. 이것은 첫 언약이 쓸모가 없어졌다는 의미보다, 더 큰 새 언약을 준비하기 위한 기초가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기독교 전통은 자연스럽게 그리스도 복음을 ‘새 언약’, 그리고 예수님 오시기 전 기존의 언약들을 ‘구 언약(혹은 첫 언약)’이라 부르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을 ‘신약(새 언약)’과 ‘구약(구 언약)’으로 부르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다 흔쾌히 수긍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언약이 ‘구약’이라 불리는 것에 대하여 심하게 반발합니다. 이런 반발을 피하기 위해, 보통 무색무취한 중립적 언어인 ‘히브리어 성경(Hebrew Bible)’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물론 기독교인만의 모임에서는 ‘구약’과 ‘신약’이라는 단어를 사용해도 아무런 제약이 없지만, 타종교인들 특히 유대인들을 포함한 모임에서는 ‘히브리어 성경’이라 부르는 것이 가장 무난한 명칭입니다.
유대인들, 구약 히브리어로 ‘타낙’
토라, 선지서, 성문서 첫 글자 따
타낙과 구약 성경 배열 방식 차이
(2) 타낙(Tanakh)의 기원
그러나 예수를 그리스도라고 인정하지 않는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성경이 ‘구약’이라 불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들이 읽는 히브리어 성경을 ‘타낙(Tanakh)’이라고 부릅니다.
이 명칭은 히브리어 성경이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 것에서 유래합니다. 즉 구성된 순서대로 토라(Torah), 선지서(Nevim; Prophets), 성문서(Kethuvim; Writings)의 첫 글자를 따서 ‘T-N-K’라는 글자를 만들고 이를 쉽게 발음할 수 있도록 자음 사이에 모음 “a”를 넣어 ‘타낙(T-a-N-a-Kh)’이라 부릅니다.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성경(즉 구약)을 부르는 고유 명칭인 ‘타낙’은 유대인들이 쓰는 대부분 성경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타낙(즉 히브리어 성경)과 구약은 어떤 관계일까요? 간단하게 설명하면 내용은 정확하게 일치하지만 구조는 매우 다릅니다. 즉 구약 39권에 나오는 모든 내용은 타낙과 똑같이 일치하지만, 39권이 배열되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타낙이 최초로 구성된 것이고 초대 기독교 지도자들은 이를 기독교 신학에 따라 그리스도에 초점을 맞추는 새로운 방식으로 구성하게 된 것입니다. 즉 타낙이 쓰여진 순서에 따라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면, 구약은 신학적 차원에서 신약과 조화를 이루도록 크게 네 부분으로 재구성된 것입니다.
따라서 ‘타낙(혹은 히브리어 성경)’이라고 호칭할 때와 ‘구약’이라고 호칭할 때의 차이를 분명하게 구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유대인들의 타낙 성경. |
사해문서 타낙, 에스더서만 빠져
우연 아닌 고의였을 가능성 충분
선지서들, 성문서보다 먼저 배열
(3) 타낙의 완성
1948년 쿰란 동굴에서 발견된 사해문서(Dead Sea Scrolls)를 보면 약 960개의 각종 문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 200여 개의 문서는 타낙 필사본이고 나머지 760여 개의 문서는 성경과 관련이 없는 필사본입니다.
타낙에 있는 책들 중 유일하게 ‘에스더’를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책들이 다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에스더’가 빠진 이유가 우연이 아니라 고의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보여줍니다. 이런 점에서 타낙에 나오는 모든 책들은 이미 예수님 당시 성경의 위치를 차지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문제는 현재 ‘위서’나 ‘외경’으로 분류되는 책들입니다. 당시 ‘에녹서(유 1:14)’와 같은 위경들이 많이 읽혔으며, 외경(즉 카톨릭의 제2 경전)에 속한 책들도 영적인 권위를 가진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문제가 모두 정리된 것이 A.D. 90년 경 있었던 얌니야 종교회의였습니다. 제1차 유대-로마 전쟁 후 유대교의 새로운 방향 정립을 위해 바리새파 지도자들에 의하여 열린 이 회의에서 최종적으로 현재의 모습을 가진 타낙으로 정리된 것입니다. 이 때 결정된 타낙은 토라, 선지서, 성문서 등 세 부분을 가진 것으로 구성되었습니다.
토라, 선지서, 성문서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 타낙의 구조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 도표를 잘 살펴보면 우리 눈에 익숙하지 않은 모습들이 많이 발견됩니다.
▲타낙(Hebrew Bible; Tanakh)의 구조. |
타낙 배열, 작성 시기 따라 구분
여호수아·사사들, 선지자로 인정
정확한 기록 시점은 누구도 몰라
(4) 타낙의 구성
타낙이 이렇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 것은 대체로 작성된 시기에 따라 구분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모세오경’이 모세에 의하여 가장 먼저 쓰여졌고, 그 다음 ‘전/후 선지서들’이 수집되어 편집된 것으로 보입니다. 선지서들이 수집되어 구성된 시기도 명확하지 않지만 대체로 바벨론 포로 시대 이전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여호수아나 사사들도 선지자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입니다. 또 열왕기에도 선지자들이 나온다는 점에서 같은 그룹으로 묶어 놓은 것 같습니다.
따라서 ‘선지자(네빔)’라는 개념을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언하는 자’라는 기독교식 좁은 개념보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언약을 역사적으로 실행하여 나가는 영적 지도자’라는 광의의 개념으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타낙에 합류한 것이 ‘성문서’로 하나님 관련 기타 모든 전승 문서들을 모아놓은 것입니다. 여기 속하는 문서들은 주로 바벨론 포로 생활에서 돌아온 이후 수집되었거나 작성된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시편이나 잠언서 등은 오랫동안 구전으로 전해진 것들이 어느 순간 현재 모습으로 편집되어 확정된 것입니다.
따라서 유대 전승에 따르면 타낙의 가장 끝에 배치된 ‘역대기’가 가장 늦게 쓰여진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그러나 시편이나 잠언서 등이 보여주는 것처럼, 늦게 쓰여진 문서라기보다 최종 편집되어 성경의 자리에 오르게 된 시점에 따라 순서대로 구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학자들도 대체로 역대기가 가장 늦게 쓰여진 것(중 하나)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가설일 뿐, 누구도 각 문서가 정확히 쓰여진 시점을 명확하게 밝혀낼 수는 없습니다. 열왕기가 바벨론 포로 시대 이전 이스라엘 왕 중심 정치사적 관점에서 쓰여진 것이라면, 역대기는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후 제사장 관점에서 쓰여졌다는 점에서 매우 대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구약 성경 마지막에 배치된 말라기가 가장 늦게 쓰여졌다는 주장도 있지만, 모두 B.C. 400년 경 비슷한 시기에 쓰여졌으나 역대기가 조금 더 뒤에 쓰여졌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결국 타낙의 구성에서 중요한 점은 세 그룹이 대체로 쓰여진 시점에 따라 순서대로 구성된 것이라는 점과, 유대인들에게는 모세오경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유대인들도 타낙에 기록된 모든 책들을 다 중요시하지만, 책들이 기록된 순서에 따라 특히 율법 생활에 중심이 되는 모세오경을 가장 중요시합니다.
류관석 교수
대한신대 신약신학
서울대 철학과(B.A.), 서강대 언론대학원(M.A.), 미국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M. Div.),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 (Th. M. 구약 / M. A. 수료), Loyola University Chicago(Ph. D., 신약학)
미국에서 Loyola University Chicago 외 다수 대학 외래 교수
저서 <구약성경 문화 배경사>, <산상강화(마태복음 5-7장)>, <기적의 장(마태복음 8-9장)>
사해문서 타낙, 에스더서만 빠져
우연 아닌 고의였을 가능성 충분
선지서들, 성문서보다 먼저 배열
(3) 타낙의 완성
1948년 쿰란 동굴에서 발견된 사해문서(Dead Sea Scrolls)를 보면 약 960개의 각종 문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 200여 개의 문서는 타낙 필사본이고 나머지 760여 개의 문서는 성경과 관련이 없는 필사본입니다.
타낙에 있는 책들 중 유일하게 ‘에스더’를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책들이 다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에스더’가 빠진 이유가 우연이 아니라 고의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보여줍니다. 이런 점에서 타낙에 나오는 모든 책들은 이미 예수님 당시 성경의 위치를 차지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문제는 현재 ‘위서’나 ‘외경’으로 분류되는 책들입니다. 당시 ‘에녹서(유 1:14)’와 같은 위경들이 많이 읽혔으며, 외경(즉 카톨릭의 제2 경전)에 속한 책들도 영적인 권위를 가진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문제가 모두 정리된 것이 A.D. 90년 경 있었던 얌니야 종교회의였습니다. 제1차 유대-로마 전쟁 후 유대교의 새로운 방향 정립을 위해 바리새파 지도자들에 의하여 열린 이 회의에서 최종적으로 현재의 모습을 가진 타낙으로 정리된 것입니다. 이 때 결정된 타낙은 토라, 선지서, 성문서 등 세 부분을 가진 것으로 구성되었습니다.
토라, 선지서, 성문서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 타낙의 구조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 도표를 잘 살펴보면 우리 눈에 익숙하지 않은 모습들이 많이 발견됩니다.
▲타낙(Hebrew Bible; Tanakh)의 구조. |
타낙 배열, 작성 시기 따라 구분
여호수아·사사들, 선지자로 인정
정확한 기록 시점은 누구도 몰라
(4) 타낙의 구성
타낙이 이렇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 것은 대체로 작성된 시기에 따라 구분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모세오경’이 모세에 의하여 가장 먼저 쓰여졌고, 그 다음 ‘전/후 선지서들’이 수집되어 편집된 것으로 보입니다. 선지서들이 수집되어 구성된 시기도 명확하지 않지만 대체로 바벨론 포로 시대 이전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여호수아나 사사들도 선지자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입니다. 또 열왕기에도 선지자들이 나온다는 점에서 같은 그룹으로 묶어 놓은 것 같습니다.
따라서 ‘선지자(네빔)’라는 개념을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언하는 자’라는 기독교식 좁은 개념보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언약을 역사적으로 실행하여 나가는 영적 지도자’라는 광의의 개념으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타낙에 합류한 것이 ‘성문서’로 하나님 관련 기타 모든 전승 문서들을 모아놓은 것입니다. 여기 속하는 문서들은 주로 바벨론 포로 생활에서 돌아온 이후 수집되었거나 작성된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시편이나 잠언서 등은 오랫동안 구전으로 전해진 것들이 어느 순간 현재 모습으로 편집되어 확정된 것입니다.
따라서 유대 전승에 따르면 타낙의 가장 끝에 배치된 ‘역대기’가 가장 늦게 쓰여진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그러나 시편이나 잠언서 등이 보여주는 것처럼, 늦게 쓰여진 문서라기보다 최종 편집되어 성경의 자리에 오르게 된 시점에 따라 순서대로 구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학자들도 대체로 역대기가 가장 늦게 쓰여진 것(중 하나)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가설일 뿐, 누구도 각 문서가 정확히 쓰여진 시점을 명확하게 밝혀낼 수는 없습니다. 열왕기가 바벨론 포로 시대 이전 이스라엘 왕 중심 정치사적 관점에서 쓰여진 것이라면, 역대기는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후 제사장 관점에서 쓰여졌다는 점에서 매우 대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구약 성경 마지막에 배치된 말라기가 가장 늦게 쓰여졌다는 주장도 있지만, 모두 B.C. 400년 경 비슷한 시기에 쓰여졌으나 역대기가 조금 더 뒤에 쓰여졌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결국 타낙의 구성에서 중요한 점은 세 그룹이 대체로 쓰여진 시점에 따라 순서대로 구성된 것이라는 점과, 유대인들에게는 모세오경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유대인들도 타낙에 기록된 모든 책들을 다 중요시하지만, 책들이 기록된 순서에 따라 특히 율법 생활에 중심이 되는 모세오경을 가장 중요시합니다.
류관석 교수
대한신대 신약신학
서울대 철학과(B.A.), 서강대 언론대학원(M.A.), 미국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M. Div.),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 (Th. M. 구약 / M. A. 수료), Loyola University Chicago(Ph. D., 신약학)
미국에서 Loyola University Chicago 외 다수 대학 외래 교수
저서 <구약성경 문화 배경사>, <산상강화(마태복음 5-7장)>, <기적의 장(마태복음 8-9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