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 (수)
하나님의 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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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군의 하나님이여 주와 같이 능한 자 누구리이까… 주께서 바다의 흉용함을 다스리시며
그 파도가 일어날 때에 평정케 하시나이다” 시 89: 8, 9
어제 챨스 형제는 우리들을 자기 배에 태우고 바다로 나갔다. … 우리는 하루 종일 물과 해변에서만 보냈다.
배를 타고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금문교를 빠져나가자 파도는 크게 일렁이고 배는 파도를 따라 높이 솟았다가
아주 바닥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머리 위로는 물보라가 치고 있었다. 주의 깊은 선장은 명령을 내리고
다른 사람들은 그 명령에 따를 준비가 되어 있었다.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나는 나의 생애에서 그만큼 즐거웠던 일은 없다.
나는 오늘 바다 위를 걸으시고 폭풍을 잠잠케 하신 그리스도에 대해 쓰고 있다.
오, 그 광경은 나의 마음에 얼마나 깊은 감동을 주었는지! …하나님의 위엄과 그분의 역사(役事)에
대한 생각으로 나의 머리는 꽉 찼다. 그분께서는 바람을 당신의 손으로 붙드시며 파도를 다스리신다.
넓고 깊은 태평양 바다에 떠 있던 유한한 인간들, 미미한 점(點)에 불과했던 우리들은
하나님의 보살피심을 받고 있지 않았던가! 하늘의 천사들도 파도에 떠밀리는 작은 조각배를 지키기 위해
그분의 무한한 영광으로부터 보내심을 받았다. …
나의 마음 가운데는 파도와 싸우는 제자들을 실은 배의 모습이 매우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 밤은 어둡고 폭풍이 치는 밤이었다. 그러나 저들의 주님은 그곳에 계시지 않았다.
물결은 거세었고 바람은 정면에서 불어왔다. 저들의 구주이신 예수님께서 저들과 함께 계셨더라면
저들은 안심했을 것이다.
길고 지루한 밤 동안 저들은 바람과 파도와 싸우면서 앞으로 나아가고자 힘껏 노를 저었다.
그러나 저들은 위험과 공포로 휩싸였다. 저들은 고난과 위험을 당해도 쉽게 겁을 내지 않는
강인한 사람들이었으나 도리가 없었다.
가장 큰 위험의 순간을 당하여 저들이 모든 희망을 포기하였을 때, 새벽 4시 경 번개가 치는
가운데 예수님께서는 물 위로 걸어오셔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셨다.
아, 그 순간에도 예수님께서는 저들을 잊지 않으셨다. 그분의 부드러운 동정과 사랑의 눈길은
무서운 폭풍 가운데서도 저들을 지켜보셨던 것이다. (서신 5. 18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