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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볼 곳 제주도립미술관...추사의 견지에서: 유배 Human ‘제주에서만 가능한 비엔날레 전시’...제주돌문화공원 가장 동시대적인 섹션... 원도심, 큰 할망의 배꼽: 신화 Deities 24일 관덕정 광장서 개막식...국내외 참여작가 등 300여 명 참석 |
[미술여행=엄보완 기자]‘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가 지난 24일 오후 6시 제주 관덕정 광장에서 개막식을 열고 83일간의 출발을 알렸다.
사진: 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 개막식 제주특별자치도 위성곤 제주도지사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도립미술관이 주관한 개막식에는 위성곤 지사, 이케다 요이치 주제주 일본국총영사, 유파 주제주 중국부총영사를 비롯해 국내외 참여작가, 문화예술계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개막식은 환영사와 축사에 이어 이종후 제주도립미술관장(예술감독)의 비엔날레 주제 발표와 작품 소개와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개막식은 환영사와 축사에 이어 이종후 제주도립미술관장(예술감독)의 비엔날레 주제 발표와 작품 소개와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사진: 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 개막식 경기소리꾼 이희문 홍보대사
이종후 제주도립미술관장 겸 예술감독은 개회사에서 “이번 비엔날레는 완성된 결과가 아니라 서로 다른 것들이 섞이고 모여 새로운 형태로 바뀌어 가는 과정 그 자체를 보여주는 자리”라며 “미술관을 넘어 돌문화공원과 원도심까지 제주 곳곳이 하나의 전시장이 되는 83일 동안 많은 분들이 제주비엔날레와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고, 위성곤 지사는 환영사에서 “제주비엔날레는 우리가 익숙하게 보아온 제주의 모습을 예술가의 시선으로 새롭게 볼 수 있는 기회”라며 “제주 고유의 문화예술 자산에 더해진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기를 바란다”며 인사를 건냈다.
사진: 제주도립미술관이 김창옥 김창옥아카데미 대표를 제5회 제주비엔날레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사진=김창옥 제공)
개막식에는 홍보대사 김창옥과 경기소리꾼 이희문이 함께했다. 최근 옻 작업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홍보대사 김창옥( 소통전문가)은 이번 비엔날레에 작가로도 참여한다. 제주도립미술관과 제주돌문화공원 공간에서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소리꾼 이희문은 비엔날레 주제와 맞닿은 ‘이야홍’ 등 다채로운 축하 무대를 선보였다. 이날 개막식에 앞서 국내외 주요 인사와 참여작가, 기자단 등 80여 명이 전시장을 미리 둘러봤다.
사진: 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 개막식 커팅식
제주비엔날레는 20개국 69팀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해 83일간한 △제주도립미술관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 △제주아트플랫폼 △예술공간 이아 △갤러리 레미콘 등 5곳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돌이 소리로, 신화가 영상으로, 유배가 새로운 미학이 되는 제주비엔날레
‘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는 "허끄곡 모닥치곡 이야홍: 변용의 기술"이라는 제목으로 11월 15일까지 열린다. 제주비엔날레는 작품 하나하나의 유명세보다 ‘제주라는 섬이 외부 문명을 받아들여 어떻게 자기 문화로 바꾸어 왔는가’를 읽는 전시다. 특히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제주다움’을 관광 이미지가 아닌 ‘변용’이다.
전시 주제인 ‘허끄곡 모닥치곡’은 제주어로 뒤섞이고 모인다는 뜻이다. 이어 ‘이야홍’은 제주민요 〈이야홍 타령〉의 후렴구다. 즉 서로 다른 문화·사람·신앙·물질이 제주로 들어와 섞이고 다시 제주적인 것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변용(Metamorphosis)’으로 해석한 것이다. 2년전에 열렸던 2024년 제4회 제주비엔날레가 ‘표류’ → 바다를 통해 들어온 남방 해양문화를 이야기 했다면, 제5회 비엔날레는 ‘변용’ → 유배·신화·돌을 통해 연결되는 북방 대륙문화를 들여다 본다.
제주가 고립된 섬이 아닌 남쪽과 북쪽의 문명이 계속 교차하고 변형되는 문화적 플랫폼으로 역활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공간별로 주제가 아주 명확하게 나뉜다. 먼저 제주도립미술관은 유배 Human를 통해 "고립과 추방, 이주가 어떻게 새로운 예술을 만드는가"를 보여준다. 또 제주돌문화공원은 돌문화 Stone를 주제로 돌이 자연물이 아닌 시간과 기억, 그리고 문명의 기록으로 봐 주기를 제안한다. 그리고 제주 원도심에서는 신화 Deities를 주제로 제주 신화가 현재의 삶과 공동체, 나아가 세계 신화와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살핀다.
각각의 장소를 ①인간 → ②자연 → ③신의 구조라고 생각하면 전시 전체가 훨씬 쉽게 읽혀질 수 있다. 제주비엔날레 운영위원회는 기획까지도 제주 문명의 세 축을 역사와 정치의 ‘유배’, 자연·지질의 ‘돌문화’, 신앙과 믿음의 ‘신화’로 설정하고 있다.
① 가장 먼저 볼 곳 제주도립미술관...추사의 견지에서: 유배 Human
관람자들이 가장 먼저 볼 곳은 제주도립미술관이다.(사진: 미술여행 DB)
관람자들이 가장 먼저 볼 곳은 제주도립미술관이다. 제주도립미술관에서는 추사 특별전이 열린다. 제주는 추사 김정희에게 유배지다. 김정희는 제주 유배라는 고립 속에서 자신의 서체를 더욱 독자적인 조형언어로 발전시켰다. 전시는 여기서 출발해 유배를 단절이나 불행만이 아니라 새로운 형식이 만들어지는 조건으로 설정했다.
추사 특별전에서 눈여겨볼 것은 〈세한도〉 영인본 → 제주 문자도 → 근현대미술 → 동시대 난민·이주 문제로 이어지는 연결이다. 특히 2층으로 올라가면 ‘유배’의 뜻이 달라진다. 과거의 정치적 유배에서 난민, 디아스포라, 전쟁, 강제이주, 역사적 폭력 같은 현대적인 ‘유배 상태’로 확장된다. 인간이 낯선 곳에 강제로 떨어졌을 때 무엇이 변하는가? 를 추사는 잘 보여주고 있다
추사의 특별전과 함께 백남준, 이우환, 윤형근, 이응노, 서세옥, 차학경, 강요배, 변시지 등을 한 공간에서 볼 수 있다는 것도 이번 비엔날레의 장점이다. <미술여행 신문>이 앞서 한국 단색화가 박서보 56년 화업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변하는 변하지 않는" 전시를 소개했던 것 처럼 감상자들이 한국 현대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이우환·윤형근·이응노·서세옥·차학경을 제주라는 장소성과 연결해서 보는 것도 상당히 재미가 있을 것이다.
② ‘제주에서만 가능한 비엔날레 전시’...제주돌문화공원
돌문화 Stone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제주돌문화공원이다. 제주돌문화공원은 이번 제주비엔날레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줄 가능성이 높은 공간이다. 이곳은 화이트큐브 안에 현무암 작품 몇 개를 가져다 놓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제주돌문화공원이라는 거대한 장소 안에서 작품을 보기 때문이다. 제주에서 돌은 단순한 자연물이 아니다. 제주의 돌은 밭을 만들 때 치워야 했던 가장 큰 장애물이다. 그런 장애물이 '밭담'이 되고 '집담'이 되고 '산담'이 되고 '마을의 경계'가 되고 삶을 지키는 '구조물'이 된다.
사진: 사진: 김정헌(한국/제주) b.1991 ‘진화의 씨앗: 떠오르는 고대의 미래, 하나이자 여러 소중한 숨결로 이어지는 뿌리’. 2023, 도자, 종이죽, 철 파이프, 천연 피그먼트, 자갈, 260×210×250cm.
제주의 돌은 ‘극복해야 할 자연’이고, ‘살아가기 위한 문화’로 변용된 대표적인 사례다. 이곳에서 김현성의 신작 '담지체'는 24개의 물레 위에서 돌이 움직이며 마찰음을 만들어낸다. 감상자들은 그냥 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돌 → 움직임 → 소리 → 리듬으로 물질이 변하는 것을 보게된다. 또 오카베 마사오+미나토 치히로의 'TIME RINGS'는 제주·홋카이도·히로시마의 기억을 하나의 시간축으로 연결한다. 갈라 포라스-김은 전시장 습기 자체가 작품에 관여하도록 하고, 룸톤은 운석을 VR 작업으로 확장한다.
제주돌문화공원측은 작품만 보지 말고 작품 뒤에 있는 제주 풍경까지 같이 보라고 관람 팁을 알려준다. 제주돌문화공원에서는 작품과 현무암, 숲과 바람, 제주 지질 전체가 사실상 하나의 설치작품처럼 작동한다. 이 지점이 일반적인 비엔날레와 제주비엔날레가 가장 크게 달라지는 구간이다.
③ 가장 동시대적인 섹션... 원도심, 큰 할망의 배꼽: 신화 Deities
‘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는 제주아트플랫폼·예술공간 이아·갤러리레미콘 등으로 전시가 퍼진다. ‘1만8천 신들의 섬’이라는 제주에서 비엔날레는 제주 신화를 민속자료처럼 보여주는 전시가 아니다. 제주 원도심에서는 설문대할망, 무속, 굿, 본풀이 같은 전통 신화와 전쟁·공동체·생태·젠더·이주·디지털 기술같은 현대의 문제를 섞어 놓았다. 관람자들은 이곳에서는 몇 작품을 특히 주목해서 봐야한다.
뱅상 모리세 + 캐롤라인 로버트의 'TERRA'는 높이 약 6m, 폭 15m가 넘는 대형 인터랙티브 미디어·사운드 설치다. 사람이 작품에 개입하면서 사람과 흙이 서로를 변화시키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번 전시의 ‘변용’을 가장 직접적으로 체험하는 작품 중 하나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작가 자나 카디로바의 〈Performance VI〉도 중요하다. 전쟁으로 사라진 마을과 사람들의 기억이라는 기존 작업을 제주 주민들과 진행한 프로젝트로 다시 변용하여 옛 영화관 공간에 설치했다.
사진: 노진아, 진화적 키메라 가이아(Evolutionary Chimera GAIA), 2024 인공지능 기반 인터렉티브 두상, PLA, 철, 등의 혼합재료. 259× 640× 710cm
제주 굿의 종이 무구인 ‘기메’를 활용해 신화 속 서천꽃밭을 구현한 인스피어의 작업도 이번 비엔날레가 지역의 전통을 동시대 설치미술로 바꾸는 방식을 잘 보여준다. -다음시간에는 제주 비엔날레 ③편으로 제주비엔날레에서 가장 중요하게 볼 포인트는 4가지와 제주비엔날레에서 꼭 봐야 할 작가·작품 10점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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