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시장' 중국에 다시 돌아오는 미국 기업들...중국 로컬기업과의 경쟁은 걸림돌
O 미·중 관계는 무역분쟁, 기술이전 제한,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정책, 공급망 분리 요구 등 다양한 이슈들로 혼란에 빠졌음. 중국의 막대한 시장 규모를 외면하기 어려운 일부 미국 기업들은 중국과의 무역을 재개하려 들고, 일부 기업들은 중국 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음.
- 미국의 소재 과학 기업 코코나(Cocona)의 제프 보우먼(Jeff Bowman) CEO는 지난달 중국을 방문하고 최고의 환대를 받았다고 말함. 코코나는 코코넛을 재료로 땀이 면보다 2배 이상 빨리 건조되는 친환경 섬유를 만들 수 있는 첨가제를 생산하는데, 중국 직물 업계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음. 보우먼 CEO는 이번 방중을 통해 한 고객사와 거래를 성사시켰고, “코코나에서 생산하는 마스터배치(섬유 첨가제)의 약 절반이 중국 원사 방적업체로 납품되어 연매출 1,000만 달러~2,000만 달러의 20%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앞으로 비중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함.
- 그는 "정부가 간섭하지 말고 기업이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 두었으면 하는 것이 일반적인 기업인들의 정서"라고 덧붙임.
- 이처럼 영화, 견과류, 유제품, 하이테크 장비 등 다양한 분야의 미국 기업들이 미·중 무역 및 기술 전쟁으로 인해 사업이 축소되는 상황을 겪었으나 이제 중국의 방대한 시장으로 복귀하고 있음.
- 일부 미국 기업들은 무역 관세 인상으로 인한 가격 인상의 영향에 민감하지 않은 중국의 부유층 고객을 타겟으로 함. 또한 농업과 같이 중국의 국내 생산 능력이 부족하여 미국산 수입품을 필요로 하는 분야도 있으며, 실리콘 밸리의 기술 기업들은 거대한 규모 때문에 중국 시장으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음.
- 커 깁스(Ker Gibbs) 전 상하이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은 "미국과 중국은 서로 적대 관계가 아니며, 비즈니스에서 많은 가치를 공유한다"고 말함.
- 캘리포니아대학교 농업문제연구소의 윌리엄 매튜스(William Matthews) 연구원은 “캘리포니아 농업 부문에서 무역 분쟁 초기에 대중국 사업의 30%가 감소했으나, 중국 내 경작지의 한계와 현지 부유층의 수요 때문에 2018년부터 수출이 회복세를 보였다”고 말함. 중국은 오늘날 연간 20억 달러에 달하는 캘리포니아산 피스타치오 및 아몬드의 약 절반을 수입하고 있음. 또한 캘리포니아의 유제품 업계도 국내 시장만으로는 소화할 수 없는 ‘과잉’ 생산 물량을 중국에 수출하여 수익을 올리고 있음.
- 미·중 무역 분쟁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때 시장 접근 제한, 지식재산권 도용 및 기술 이전 강제 등 중국의 "불공정" 관행에 대한 미국의 대응으로 시작되어 5,500억 달러 상당의 양국 상품에 대한 관세가 인상되는 결과로 이어짐. 그러나 주중 미국 상공회의소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9%가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고, 이는 이전 조사의 33%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임.
- 한편, 중국은 2021년에 정치적 긴장이 심화되자 미국 영화의 국내 개봉 허용 편수를 1/3 수준으로 줄였음.
- 데릭 팅(Derek Ting)과 같은 영화 제작자들은 양국의 이러한 갈등에 굴하지 않고 있음. 2016년 중국에서 영화 '올웨이즈 인 차이나(Always in China)'를 촬영한 그는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수백만 회의 시청 횟수를 기록했음. 그는 온라인 영화는 외국 영화 개봉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 대상이 아니므로 더 큰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차기작을 준비 중임.
- 베이징에 본사를 둔 시장조사기업인 마브릿지 컨설팅(Marbridge Consulting)의 마크 냇킨(Mark Natkin) 상무이사는 "중국이 무시하기에는 너무 큰 시장이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중국 진출을 원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사태로 힘든 3년을 보낸 중국의 정책 입안자들, 특히 지방 정부는 더 많은 외국인 직접 투자를 여전히 열망하고 있다"고 덧붙임.
- 그러나 중국 산업이 결국 미국 수출업체와 능가할 가능성이 우려되면서 어려운 경쟁을 계속하기보다는 중국 사업을 현지 바이어에게 매각하고 거액의 현금을 챙기는 방안을 고려 중인 미국 기업들도 있음. 실제 중국 시장의 성장으로 미국 업체를 인수할 만한 자금력을 갖춘 현지 기업이 많아졌음.
- 미국 기업 연구소(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공공 정책 싱크탱크의 데릭 시저스(Derek Scissors) 상임연구원은 이를 두고 "중국은 외국 생산을 자국 생산으로 대체할 수 있을 때까지만 외국 생산을 원하며, 중국이 외국 기업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을 때까지만 함께 윈윈할 수 있다"고 지적함.
출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