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위험지역 관리 안돼 사태 키웠다”… 사실상 인재 규정
중대본 회의후 예천 수해현장 찾아
“기상이변 일상화… 상시 대처를
‘어쩔수 없다’란 인식 뜯어 고쳐야”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경북 예천 지역의 산사태 피해 이재민 임시 주거시설을 찾아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현장에서 재난 대응의 기본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어렵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전 리투아니아·폴란드·우크라이나 순방에서 귀국한 직후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위험 지역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사태를 키운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극한 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 곳곳에 정부의 관리 책임을 지적한 것으로 피해 상당 부분을 ‘인재(人災)’로 규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런 기상이변이 일상화되고 있기 때문에 늘 있는 것으로 알고 대처해야지, 이상 현상이니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인식은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
대통령실은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태를 겨냥해 사태 수습 후 책임자 문책을 예고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출국하기 전에도 사전 대비를 철저히 할 것과, 사전 대피 방안 등 구체적 지침을 여러 차례 내렸다”며 “정부가 이 지침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중대본 회의 후 곧바로 헬기를 타고 산사태로 마을이 휩쓸린 경북 예천군 감천면 일대를 찾았다. 윤 대통령은 길가에 쌓인 바위와 토사, 뒤집어진 차량 등을 가리키며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나만 찍지 말고 주변(현장)을 모두 (사진을) 찍어 놓으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재민 임시 거주시설로 사용 중인 벌방리 노인복지회관을 찾아 80, 90대 할머니 20여 명을 만났다. 윤 대통령은 “저도 어이가 없다”며 “몇백 t 바위가 산에서 굴러 내려올 정도로 이런 것은 저도 지금까지 살면서 처음 봐 가지고. (다들) 얼마나 놀라셨겠느냐. 정부가 다 복구해 드리고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예천군 산사태는 “천재지변의 측면이 크다”고 했다.
전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