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너, Sumner는 파란 바다 출렁거리는 해안을 따라 굴곡진 언덕과 절벽 위에 예쁘게 들어선 주택들이 주변 풍경과 조화를 이루는 동화 같은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크라이스트처치의 외곽지역이다. 많은 관광객들이나 시민들이 휴식과 레져를 즐기기 위해 자주 찾는 곳으로 그 명성이 자자했는데...... 지난 2월 22일 진도 6.3 여진과 6월 13일 썸너 지하 11km 지점에서 발생한 진도 6.0 등 두 차례 여진으로 도로와 해변가 주택들이 파손되는 등 마을의 많은 부분들이 피해를 입고 주민들은 불편한 생활을 해야만 했다. 지진이 발생한 지 2년이 넘었지만 가끔 작은 흔들림은 있는지라 조심스럽게 도시 복구계획들은 마무리 단계로 접어 들었고 지진으로 부서진 도심 상가 지역의 일부는 컨테이너 상점들로 대치되어 도시 기능에 활기를 불어넣고 지진투어로 시민들의 참여의식을 고무시키고 있다. 바닷가로 난 도로 위로 큰 바위 덩어리들이 굴러 떨어져 내리고 주변 주택으로도 떨어진 낙석들로 위험지역이 되어버린 이곳에 언제 그런일이 있었느냐는 듯 화려함을 뽐내는 햇살의 유혹으로 지진 이후 오랜만에 바닷가 나들이를 해 보았다. 섬너 안내 사이트에서 모셔온 마을 사진이다. 서던 알프스 산맥을 배경으로 크라이스트처치 시가 멀리 보이고 시내에서 약 십오분 정도 걸리는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이라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다. 바다를 향해 돌출된 절벽 위에는 휴양지 별장처럼 아름다운 집들이 옹기종기 앉아있어 멋진 경관을 보여주고 바다를 끼고 달리는 도로 주변도 탁 트인 시원스러움을 자랑한다. 2006년 인구조사에 의하면 약 3978명이 거주하는 썸너는 1849년 John Bird Sumner 주교에 의해 발견되어 이름 지어졌으나 1860년 경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최초 유럽 개척인들은 고래잡이에 종사하던 사람들로 1849년 부터 1850년 사이 동네를 이루었고 도로를 만들었으며 1870년에 첫 가게가 오픈했다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많은 거주인들이 십여분 거리의 시내에 직장을 가지고 있고 절벽이나 언덕위에서 바다의 절경을 바라보며 생활할 수 있는 잇점으로 부호들이나 예술가들의 동네로 인식 되어온 이곳이다. 바다로 난 도로를 따라 시원하게 달리다 보면 어느덧 썸너로 들어오는 곡선 커브길을 만나게 되는데 가파른 절벽으로 병풍처럼 둘러쳐진 이곳이 지난 두 차례의 여진으로 출입 금지가 되어 버렸다. 길 위를 막고있던 바위 덩어리들과 낙석들이 말끔하게 치워지고 대신 대형 컨테이너들이 들어섰다. 깨진 절벽의 바위나 파편들이 그 아래있던 가옥들 위로 굴러 떨어져 내렸는데..... 불행히도 그 아래 초등학교는 문을 닫아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School Closed 란 팻말이 군데군데 붙어있는 슬픈 학교~ 언젠가 맛난 새우요리 즐기러 바닷가 레스토랑을 향했을 때 찍어 두었던 멋진 노랑색 집이 있었던 절벽 아래에는 대형 컨테이너들만..... 지붕이 파손된 집도 보이고 이 집의 흔적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이 사진을 찍었을 때가 첫 지진 후였으니 그때 이 집은 매매 시장에 나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한 때 아이들이 다 자라고 나면 전망 좋은 저런 집에서 파란 하늘과 바다 바라보며 환상적인 경치를 즐기리라 생각 했었는데 이 얼마나 비싼 댓가를 치루어야 하는 생각이었던지...... 저런 동굴이 있었던 자리였는데 무거운 컨테이너가 떨어지는 낙석들을 막아주고 있다. 말끔히 청소되어 다시 오갈 수 있게 된 썸너와 시내를 이어주는 도로~ 컨테이너로 막혀있는 절벽 밑 쪽으로 들어가 보았다. 이곳은 꽃과 나무로 이루어진 잔디 공원으로 작은 동굴들과 결혼식 장소로도 인기 있던 장소였다.
절벽 위쪽에서 떨어져 내린 바위와 낙석들로 쌓인 공원, 부서진 창틀이나 책상 등 가옥의 부분들이 있어 마음이 아팠다. 두 번째 여진 이후 지난 6월에 있었던 진도 6.0 여진은 진원지가 바로 이곳 썸너 지하11km 였다고...... 그 많던 나무와 예쁜 꽃들 그리고 덤불들이 바위 숲에 깔려 버렸다. 아름답고 견고한 모던 스타일 멋진 주택이 이렇듯 허무하게 땅 아래로 허물어져 버린걸 보면 한 치 앞도 예견하지 못하고 아둥바둥 거리는 우리네 인생이랑 뭐가 다른지..... 처절했던 상황들을 가리운 컨테이너 사이 저쪽 밝은 바다를 보니 거기도 지진의 흔적이 보였다. 썸너 해변의 상징이던 이 바위~ 아담한 형태로 솟아있던 바위가 부서진 모습으로 다가왔다. 예전에 찍어 두었던 바위모습이 있어 찾아냈다. 키위맛집 카테고리 "아슬아슬한 썸너 절벽 아래 동굴....." 포스팅에 이곳 모습이 다 나와있어 예전 모습을 다시 보았다. 여전히 푸르고 해맑은 바다와 하늘인데 사이 있었던 자연의 변화로 이곳은 이제 아름다운 동화 속 동네가 아닌 언제 위험이 닥칠지 모르는 불안한 바닷가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곳까지 온 김에 들러보고 싶은 꽃 동네가 있어 산꼭대기에 위치한 그 곳으로 가는 도중 중간 쯤에 있는 이 집에서 잠시 멈추었다. 가파른 언덕배기를 자동차도 힘겹게 올라가야 하는 이곳을 오직 경치 때문에 주택을 짓고 사는 것이리라~ 멋지게 지어올린 주택임을 첫 눈에 확인할 수 있지만 금이 간 마당이 금방이라도 천길 아래 낭떠러지로 떨어져 내릴것만 같아 조바심을 치면서 조심스럽게 내려다 보니 바다를 배경으로 멋지게 즐겼을 스파 온천 욕조가 저 아래 있고 부서진 주택이 불안하게 절벽 모서리에 달랑거리고 있는 느낌이다. 에고, 무서워라~ 지진이 없다해도 이렇게 가파른 언덕배기에 어찌 집을 짓고 산단 말인고~ 갈라지고 금이 간 땅이 저 아래 집들과 시퍼런 바다로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이...... 올라가는 길 가파른 모서리를 둘러 싼 철망이나 모래 주머니들 위험표지 등이 아니더라도 도로 주변 많은 집들이 파손 되거나 비어있어 절벽이나 언덕 위 공간이 주거지역으로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보여주는 듯 했다. 장미의 아름다움을 즐기려면 가시의 아픔을 참아내야 하듯 파란 하늘과 맞닿은 넓고 푸른 태평양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살려면 지진의 고통쯤은 참아내야 하는 것인지...... 더할 나위없는 아름다움을 즐기고 살아온 행복의 대명사 썸너마을은 이제 지진으로 하루 아침에 부서지고 갈라진 땅으로 변해버린 불안하고 슬픔 깔린 동네가 되었다. 밝고 푸른 땅과 하늘은 여전하기만 한데...... 시내에서 10분 거리로 Sumner Beach는 파도타기와 요트, 낚시등 다양한 해양 스포츠와 산책 길로 사랑 받는 곳이다. 썸너 해변가 절벽이 무너진 당시 상황이 담긴 유튜브. |
출처: 평화로운 키위촌 원문보기 글쓴이: Veronica
첫댓글 처절했던 지진이 지나간 자리 였다해도 너무 멋있는 풍경 입니다....
정확하게 1년 2개월을 넘겼네요..
햇수로 2 년이 되어가는데 하도 여러번 지진을 당하다 보니 2년이 넘었다고 글을 써 버렸어요.. 하하하
아마도 빨리 잊어버리고 싶어서 그랬나봅니다.^^*
지진이 나도 자연의 아름다움은 그렇게 변하지 않는 것 같아요..
뉘신지 정말 궁금합니다.글과 그림의 조화,그리고 제 느낌이지만,담백하고 솔직한 소개말들이 항상 어떤 멋진 말보다 가슴에 와 닿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그곳 소식을 알고 보고 함께 느끼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