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617) - 제주일주 WALK 기행록(6)
- 용두암 거쳐 사라봉에 오르다(외도 – 조천 29km)
3월 31일(토), 아침 7시 20분에 버스에 올라 외도 실내수영장으로 향하였다. 20여분 만에 도착, 홍순언 이사의 선도로 몸을 풀고 요시가와 다쯔야 씨가 씩씩한 목소리로 ‘GO, GO, Let’s GO’를 연호한 후 힘찬 발걸음으로 6일째 걷기를 시작하였다. ‘외도 물길 20리’라 표시된 바닷길 입구의 품위 있는 소나무(250년 된 보호수)가 일행을 반기고 길목마다 활짝 핀 벚꽃 무리가 장엄한 행렬을 축복해 준다.
외도 물길 따라 6일째 걷기에 나서며
30여분 후 이호비치 해변을 지나고 20여분 더 걸으니 모두항에 이른다. 이곳에서 도두봉 오르막길, 다수는 봉우리로 향하고 일부는 평탄한 길로 나뉜다. 도두봉에서 내려오니 도두마을, 이어서 어영해안도로에 접어든다. 바닷가를 살피니 돌바닥에서는 스님이 낭송하는 염불집회에 수십 명의 부녀자들이 합석하여 제를 올리고 있다. 내쳐 걸으니 10시 반 경 유명한 관광지 용두암에 이른다. 단체로 기념촬영, 발길을 돌려 용담 해안 길 지나서 11시 지나 관덕정(제주목 관아)에 이른다.
관덕정(무예에 앞서 덕성을 갖추라는 의미 인 듯)은 조선 시대 무술훈련장, 그 앞에서 잠시 여행이나 탐방에서 관광(풍경 관찰), 관음(귀로 해득), 관서(기록 확인), 관덕(덕성 함양)의 단계로 터득하면 좋으리라는 견해를 피력하였다. 삶의 지혜도 같은 맥락이라 여기며.
이어지는 길은 동문시장 거쳐 거상 김만덕 기몀관 지나 연안여객선 터미널, 12시 경 터미널 앞에서 오전 행진을 마무리하고 버스에 올라 화북해변에 있는 식당으로 향하였다. 점심 메뉴는 보말미역국, 국맛이 구수하고 반찬이 깔끔하다.
오후 1시 15분, 버스로 터미널 앞에 이르러 가파른 산길을 숨차게 걸어 사라봉에 오른다. 벚꽃 만발하고 품격이 느껴지는 해송 숲길의 사라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제주 시내 경관이 힘겹게 오른 고통을 상쇄할 만큼 아름답다. 옆에서 걷는 서경원 씨는 제주에 여러 번 왔지만 이처럼 아름다운 줄 미처 몰랐다고 찬탄한다.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 아니런가.
벚꽃과 소나무 숲이 아름다운 사라봉 정상에서 바라본 제주항
사라봉에서 내려와 길게 이어지는 바닷길을 한 시간여 걸으니 점심식사를 한 화북해안에 이른다. 식당 여주인이 일행을 반기며 커피와 물을 마시라 권한다. 그곳에서 잠시 휴식 후 해안 길을 따라 걸으니 오후 3시 반쯤 삼양동의 검은 모래해변을 지난다. 큰 길 건너 불탑사 방향 오르막길, 산길을 힘겹게 넘어 불탑사 앞에 멈추니 13세기 원 나라 때 지었다는 원당사 자리라는 비문이 보인다. 잠시 휴식 후 산 아래로 내려오니 삼양동이 끝나고 조천 땅에 접어든다. 아기자기한 해안 길을 한 시간여 걸으니 신촌마을 지나 오후 5시 20분 경 대섬 마을에 이른다. 이곳에서 6일째 걷기를 마무리, 17코스 후반부와 18코스를 중심으로 걸은 거리는 29km. 연일 날씨가 받쳐주는 쾌적한 행보, 남은 날들도 그러하기를.
유명 관광지 용두암 관람대에서 기념 촬영
* 5시 반에 버스에 올라 숙소가 있는 성산포로 향하였다. 성산일출봉 밑의 성산게스트하우스에 여장을 풀고 7시 반에 바비큐파티를 열었다. 작년에 조선통신사 걷기 일부구간에 합류했던 이성남 ⸱ 김언기 씨가 그때 고마웠다며 맥주와 제주도 특산 허벅주를 협찬, 연일 강행군으로 쌓인 피로를 풀며 파티의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여러 날 함께 걸은 이언기 씨는 급한 용무로 오전에 상경, 사흘간 함께 걸은 이정순 씨도 오후에 일본으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