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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FTEC 2026, 한국 물기업 미국 진출은 ‘실증·구매’가 관건
106건 상담·9,456만 달러 상담 실증과 계약·수출로 연결해야
기후부 첫 현장 소통 국제기관 협력도 공동연구·사업화로 전환
전시 지원 넘어 현지 대리점·엔지니어링사·유틸리티 연계 필요
민간 주도 시장개척 기능 살리고 공공기관 협력은 실행력 중심으로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WEFTEC 2026에서 한국 물기업들이 106건의 상담과 약 9,456만 달러 규모의 상담 실적을 기록하며 미국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그러나 전시회에서 확보한 상담 실적이 실제 계약과 수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현지 실증과 설계 반영, 구매 및 유지관리까지 연결하는 사업화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사진/전시장에서의 기업 기술세미나)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관 참가기업 10개사와 개별 참가기업 10개사 등 국내 물기업 20개사가 참여했다. K-water와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중심으로 국내 물기업의 기술을 소개하고 미국 공공 물시장 및 국제 물산업 기관과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
전시 기간 총 106건의 미팅이 진행됐으며, 상담 규모는 약 9,456만 달러로 집계됐다. 유력 바이어 62곳을 발굴하고 방문객 237명의 등록정보를 확보해 후속 상담 기반도 마련했다.
상담 대상은 유통·제조업체와 딜러·대리점 등이 중심이었다. 관심 분야는 상·하수 및 산업폐수 처리, 수질계측, 시설·장치 유지관리, 수처리시설 설계와 엔지니어링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만으로는 미국 시장 진입에 한계가 있으며, 현지 유통망과 설계·시공·운영 체계에 접근할 수 있는 사업 파트너 확보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후부 참여 현장 소통 확대, 전시 지원도 실질적 사업화로
미국 WEFTEC 참가는 그동안 한국물산업협의회를 중심으로 민간시장의 요구와 전시 현장의 특성에 맞춰 추진돼 왔다. 이번 전시에는 기후에너지환경부 물산업협력과 박현숙 사무관이 참여해 국제기관 관계자들과 협력 의제를 논의하고 참가기업들과 소통했다.
미국 전시가 장기간 이어져 왔음에도 정부 담당자의 현장 참여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참여는 기업의 애로사항과 해외 진출 수요를 정책 담당자가 직접 파악하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는 이러한 현장 소통을 일회성 방문에 그치지 않고 기업별 수출 애로, 인증·실증 지원, 국제협력 후속 조치 등 구체적인 정책과제로 연결해야 한다.(사진/수자원공사(한상용본부장)와 TWT와 MOU체결)
글로벌 허브 세션에서는 K-water와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기술개발·실증·사업화 지원체계와 해외 적용 사례가 소개됐다. 제10차 한미 혁신포럼(ISC)에서는 한미 물산업 동향을 공유하고 국내 물기업 3개사가 기술을 발표해 미국 시장 적용 가능성과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세계물환경연맹(WEF)과의 물·AI 협력 및 테스트베드 네트워크, 미국 물환경 관련 기관과의 교류, 유럽 카탈루냐 물산업 파트너십(CWP)과의 협력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미국 물연구재단(WRF)의 공동연구 프로그램과 현지 유틸리티를 활용한 실증 가능성 역시 향후 사업화와 연결할 과제로 제시됐다.
그러나 국제기관과의 면담이나 협력 의제 설정만으로 기업의 해외 진출 성과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공동연구와 현장 실증, 기술검증, 구매 검토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관별 담당자와 후속 일정, 실행계획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특히 국내 물산업 지원기관의 잦은 인사이동과 담당 업무의 연속성 부족은 장기적인 국제협력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해외 물산업은 현지 기관과의 신뢰 형성부터 기술검증, 사업 발굴, 계약 협상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분야다. 따라서 단기적인 행사 참여보다 전문성과 경험을 축적한 전담인력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관리하는 체계가 중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민간기업의 현장 수요와 해외 네트워크를 축적해 온 한국물산업협의회의 기능을 강화하고, 공공기관의 실증 인프라와 기술지원 역량을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제협력의 성패는 협약이나 면담 건수가 아니라 실제 기업의 사업 기회를 얼마나 만들어 내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사전 간담회로 기업별 기술과 목표시장, 공동 홍보 공유
한국관 참가기업 평가회의에서는 부스 디자인과 사전 준비, 현장 운영 지원 등에 대한 만족도를 바탕으로 차년도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참가기업들은 한국관 운영의 지속과 확대를 요청하면서 기업별 제품 홍보용 LCD 모니터와 소개 공간을 유지·확대하고 기술발표 기회를 늘려 달라고 제안했다.(미국 바이어와 버터플라이밸브 솔브의 기술 상담)
미국 현지 판매대리인과 업계 네트워크를 활용한 홍보·상담 연계, 현지 바이어 발굴, 1대1 사전 매칭 상담 확대도 주요 요구사항으로 제시됐다. 전시장에서 우연히 방문객을 만나는 방식만으로는 실질적인 구매 상담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참가 전부터 기업별 기술과 바이어의 수요를 연결해야 한다는 취지다.
전시품 운송·통관 일정을 조기에 안내하고 충분한 준비기간을 확보하는 한편, 한국관 위치와 전시·상담 동선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참가기업 간 사전 간담회를 통해 기업별 기술과 목표시장, 공동 홍보 가능성을 공유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차기 WEFTEC 참가 의향 조사에서는 한국관 참가기업 10개사 가운데 6개사가 참가 의사를 밝혔고, 4개사는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차기 한국관도 10개사 참여를 기본으로 준비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다만 한국관 참가기업의 평가만으로 국내 물기업 전체의 해외 전시 성과를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관 외에도 개별 참가기업 10개사가 참여한 만큼, 이들 기업의 상담 실적과 바이어 발굴, 계약 추진 상황도 함께 조사해야 한다. 한국관 참가기업과 개별 참가기업의 성과를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전시회 지원정책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미국 물시장 진입, 기술 우수성과 현장 적용 실적 확보해야
미국 물시장은 기술의 성능뿐 아니라 기존 설비와의 호환성, 유지관리 비용, 현장 적용 실적, 현지 서비스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국내 기업은 기술의 우수성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운영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우선 신기술 도입에 적극적인 미국 유틸리티를 발굴하고 국내 기업의 기술과 현지 수요를 연결하는 초기 실증사업을 마련해야 한다. 실증 대상과 비용 분담, 성능평가 기준, 실증 이후 구매 가능성을 사전에 협의해야 실증이 일회성 시험에 그치지 않고 구매계약으로 발전할 수 있다.(사진/WEF 리더십미팅)
현지 판매대리점과 설계·컨설팅사, EPC(설계·조달·시공) 업체를 활용한 진출 경로 구축도 중요하다. 설계 초기 단계부터 국내 기술이 검토되고 사양에 반영될 수 있도록 엔지니어 대상 기술설명회와 지역별 업계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국내 엔지니어링사의 해외 전시 참여와 현지 사업 연계는 보완이 필요한 분야다. 미국 시장에서는 제품을 공급하는 것만으로 사업이 완결되지 않는다. 설계 반영부터 설치·시운전, 유지관리까지 연결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내 엔지니어링사와 기자재 기업이 함께 참여해 기술과 설계, 운영을 패키지로 제안하는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AI 기반 운영 최적화와 물 재이용, 자원 회수 등 국내 물기업의 기술도 현지 수요에 맞춰 구체화해야 한다. AI 기술은 데이터 상호운용성과 사이버보안, 운영자 교육을 함께 고려해야 하며,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물 사용량과 에너지 효율, 재이용수 활용을 연계한 제안이 요구된다. 기술 도입에 따른 비용 절감과 운영 안정성을 현장 자료로 입증하는 작업도 뒤따라야 한다.

국제기관 협력, 면담에서 공동사업으로 발전시켜야
WEFTEC 기간 진행된 국제기관 면담은 국내 물기업의 해외 진출 기반을 넓힐 기회였다. 기관별 협력 의제를 실제 사업으로 발전시키려면 후속 일정과 담당자를 지정하고 공동연구, 실증, 기술상담 등 구체적인 실행과제를 설정해야 한다.(사진/대구시 이호준과장이 윈텍글로비스 부스를 찾았다.)
WRF 공동연구 프로그램은 국내 기업의 기술과 미국 현지 연구·실증 수요를 연결하는 통로로 활용할 수 있다. HRSD와 South Platte Renew 등 협력 후보 유틸리티와는 국내 기업별 기술 적합성을 검토하고 실증 대상과 공동연구 참여조건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연구기관과 공공 운영기관의 협력을 기업의 현장 적용 기회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WEF와는 물·AI 웨비나와 테스트베드 네트워크, 상호 스터디투어 등 지속적인 협력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WEAT·CASA와는 KIWW 방한 프로그램 및 미국 현지 행사와의 연계 가능성을 구체화할 수 있다. CWP와의 협력 역시 국내 기업의 유럽 물시장 진출 기반으로 발전시킬 여지가 있다.
이러한 협력은 정기회의와 기술설명회, 기업별 후속 상담으로 이어져야 실질적인 의미를 갖는다. 국제기관 관계자의 방한도 단순한 행사 참관보다 국내 기업과의 기술상담, 현장 방문, 공동 실증 협의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WEFTEC 2027, 전시 규모보다 사업화 성과에 초점 맞춰야
차기 WEFTEC 2027은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맥코믹 플레이스(McCormick Place)에서 2027년 9월 27일부터 29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관련 계획에는 한국관 규모를 약 1,200제곱피트(30×40피트), 약 12개 부스로 구성하고 사우스홀(South Hall) #2449에 배치하는 방안이 제시됐다.(사진/NSF 전문위원이 한국관을 찾아 광학식 스마트센서 유엔유 유광태 사장(좌측), 물기술인증원 홍경표본부장(가운데)과 대담하고 있다.)
차기 전시회 준비에서는 부스 설치와 운송·통관, 현장 운영 지원을 유지하면서 사전 바이어 발굴과 기업별 맞춤형 상담을 강화해야 한다. 참가기업별 상담일지와 방문객 등록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주요 바이어와의 협의가 견적 제출과 기술검토, 파일럿 적용, 계약 및 수출로 이어지는지를 단계별로 추적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전시회 종료 후 3개월, 6개월, 1년 단위로 상담 진행 상황과 실증 여부, 계약 및 수출 실적을 확인하는 사후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상담액과 실제 계약액을 구분하고, 계약이 성사되지 않은 경우에도 인증과 가격, 현지 유통망, 기술 호환성 등 장애요인을 분석해야 다음 전시회의 지원 방향을 구체화할 수 있다.
한국관 운영의 성과는 참가기업 수나 부스 규모, 현장 상담 건수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전시회에서 확보한 접점이 현지 실증으로, 실증이 구매와 수출로 연결되고 국제기관과의 협력이 지속 가능한 사업관계로 발전할 때 해외 전시회의 성과가 완성된다.

민간의 현장 감각 살리고 공공 지원은 실행력 높여야
한국물산업협의회는 민간기업의 요구와 해외 시장의 변화를 현장에서 파악하며 국내 물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해 왔다. 앞으로는 한국관 참가기업뿐 아니라 개별 참가기업까지 포함한 통합 데이터 관리와 후속 성과 분석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원제도와 사업 방향을 개선해야 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 박현숙 사무관과 PPI아메리카 이종호 회장과 대담하고 있다.)
K-water와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인증 관련 기관 등 공공성이 강한 기관의 전문성과 자원을 수평적으로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최근 논의되는 기관 간 통합이나 조직 확대 자체가 성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지원체계가 확대되더라도 의사결정과 행정절차가 복잡해져 민간기업의 시장 대응 속도와 현장 접근성이 약화된다면 오히려 해외 진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공공기관은 기술검증과 실증 인프라, 국제협력, 제도적 지원을 맡고, 민간 협의체는 기업의 수요를 신속하게 파악해 바이어 발굴과 시장 개척으로 연결하는 등 역할을 명확히 나눌 필요가 있다. 조직의 규모나 기관 간 통합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이 실제로 체감하는 시장 접근성과 사업화 지원의 실행력이다.
WEFTEC 2026이 남긴 과제는 분명하다. 한국 물기업의 기술을 미국 시장에 소개하는 단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현지에서 검증하고, 설계에 반영하고, 구매할 수 있는 경로를 확보해야 한다.
정부 지원 실적과 전시 상담액을 성과의 종착점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제품 자체의 경쟁력과 현지 적용 실적, 구매·수출로 이어지는 사업화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전시회 지원은 기업을 전시장에 보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지 시장에서 제품이 채택되고 지속적인 매출을 창출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환경경영신문 https://ionestop.kr// 김동환 환경국제전략연구소장, 환경경영학박사, 시인, 문화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