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몽지상강론(創夢紙上講論)』
<제187강: 아는 만큼 보인다>
탈무드(Talmud)는 유대인의 성경이라 불리는 책으로 많은 교훈을 담고 있는 책이다. 이 유명한 책을 읽은 사람은 정말 많을 것이다. 그러나 다시 한번 되새긴다는 의미에서 그 책에 소개된 몇몇 교훈적 예화(例話)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예화 1: 매우 총명하지만 얼굴이 아주 못생긴 한 랍비(Rabbi: 유대교의 율법교사)가 로마의 황후와 만났다. 황후는 그의 추한 생김새와 지혜로움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이렇게 비꼬아 말했다. “뛰어난 총명이 이런 못생긴 그릇에 담겨있군요.” 그러자 랍비는 “황궁 안에 술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황후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 술이 어떤 그릇에 담겨져 있습니까?”라고 거듭 물었다. 황후가 “보통의 사기 항아리에 들어 있죠.”라고 대답하자 랍비는 놀란 체하며 말했다. “로마의 황후님같이 귀하신 분은 금이나 은그릇도 많을 텐데 어찌 그런 보잘것없는 사기 항아리에 술을 담습니까?” 이 말을 들은 황후는 싸구려 사기 항아리에 들어 있던 술을 모두 금이나 은그릇에 담았다. 그러자 술맛이 변해서 아주 맛없게 되었다. 황제가 크게 화를 내며 "누가 이런 어리석은 짓을 했느냐?"고 묻자 황후는 “그렇게 하는 쪽이 옳다고 생각되어 제가 그랬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랍비가 있는 곳으로 가서 랍비에게 “당신은 어째서 내게 이런 잘못된 일을 권했습니까?”라고 말하며 화를 냈다. 랍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나는 단지 당신에게 대단히 귀중한 것이라 할지라도 싸구려 항아리에 넣어두는 쪽이 좋을 수 있음을 알려드리고 싶었을 뿐입니다.” 이 예화(例話)는 사기그릇은 사기그릇대로 훌륭한 쓸모가 있고 황금은 황금대로 훌륭한 쓸모가 있듯 사람도 황제든 백성이든 사람마다 훌륭한 쓸모가 있음을 알라는 교훈을 주고 있다.
예화 2: 어느 랍비가 하인에게 시장에 가서 가장 맛있는 것을 사 오라고 시켰다. 그러자 하인은 우설(牛舌: 소의 혀)을 사 왔다. 이틀쯤 지나서 랍비는 그 하인에게 오늘은 가장 맛없는 음식을 사 오라고 시켰다. 그러자 하인은 또 우설을 사 왔다. 이상하게 생각한 랍비가 하인에게 물었다. “너는 내가 가장 맛있는 것을 사 오라고 했을 때도 우설을 사 왔고, 가장 맛없는 것을 사 오라고 했을 때도 똑같이 우설을 사 왔다. 그 까닭을 말해 보아라." 그 하인의 대답은 이러했다. “혀는 좋으면 그보다 좋은 것이 없고, 반대로 나쁘면 그보다 나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예화(例話)는 세 치 혀는 사람을 살리는 약도 되고 사람을 죽이는 독도 되는 만큼 말을 조심하라는 교훈을 주고 있다.
예화 3: 어느 날 여우 한 마리가 포도원 옆을 어슬렁거리며 어떻게든 그 속에 들어가 잘 익은 포도를 따 먹으려고 궁리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울타리가 좁아 기어들어 갈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여우는 사흘을 굶어 몸을 홀쭉하게 만든 뒤 간신히 울타리 틈을 비집고 포도원에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여우는 맛있는 포도를 실컷 따먹은 다음 포도원을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배가 너무 불러 울타리의 틈을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다시 사흘 동안 굶어 몸을 홀쭉하게 만든 다음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때 여우가 말하기를 “결국 뱃속은 들어갈 때나 나갈 때나 똑같구나.” 이 예화는 인생도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갈 뿐이라는 교훈을 주고 있다.
예화 4: 어떤 배 위에 여러 부자들이 탑승했는데 그중에는 랍비도 한 사람 끼어 있었다. 부자들은 서로 자기들의 재산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러자 랍비가 말했다. “내가 제일 부자라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내 재산을 여러분들에게 보여줄 수 없습니다.” 마침 그때 해적들이 배를 습격하여 부자들의 금은보석 등, 모든 재산을 빼앗아 갔다. 해적이 사라진 뒤 배는 어느 낯선 항구에 닿았다. 랍비는 곧 높은 학식과 인성을 바탕으로 학교에서 학생들을 모아 가르치기 시작했다. 얼마 뒤 그 랍비는 배에 함께 탔던 지난날의 부자들과 만났는데 그들은 모두 비참한 가난뱅이로 전락해 있었다. 그때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당신 말이 옳았소. 높은 지식과 인성을 가진 자는 큰 재산을 가진 자와 같소.” 이 예화는 높은 지식과 인성이라는 재산은 결코 빼앗기지 않는 평생의 재산이라는 교훈을 주고 있다.
예화 5: 뱀의 꼬리가 늘 머리 뒤에 달라붙어 따라다니던 어느 날, 마침내 머리를 향해 불만을 터뜨리며 이렇게 말했다. “어째서 나는 너의 부속물처럼 맹목적으로 네가 가는 대로 따라다녀야 한단 말이냐? 나도 뱀의 일부분인데 언제나 노예처럼 따라다니기만 하니 이건 정말 불공평하다.” 머리가 대꾸했다. “그렇게 불만이 많으면 네가 직접 내 역할을 해봐.” 그러자 꼬리는 좋아하며 머리를 대신하여 앞장서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눈이 없었던 꼬리는 앞을 보지 못해 그만 도랑에 빠지고 말았다. 머리의 도움으로 천신만고 끝에 간신히 도랑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꼬리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앞장서 나아가자 이번에는 활활 불이 타고 있는 불길 속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절박해진 머리가 기를 쓰고 살길을 찾아봤지만 이미 온몸은 불길에 휩싸여 있었고 결국 꼬리도 머리도 함께 타죽고 말았다. 이 예화는 지도자와 무리는 서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탈무드에는 이런 식의 예화가 100여 개나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 이런 수많은 교훈적 예화가 실린 탈무드를 읽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탈무드의 예화(例話)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하는 그대의 지식과 인성이 더 중요할 것이다.
(저는 “희망있는 나라만들기”를 갈구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이 창몽지상강론(創夢紙上講論)을 매주 월수금 요일마다 1,000회에 걸쳐 적어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