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 콜도 공연의 일부 : 이번 햄릿 공연 커튼콜에서 햄릿 배우이신 강필석 배우님께서 중간에 나오시고 나머지 거의 스쳐 지나가신 배우님들이 마지막에 나오셨다. 나이 순서대로 인사한 것 같았는데 그게 참 보기 좋았다. 또한 필석배우님께서 거장 배우분들에게 직접 인사를 했는데 그것 또한 보기 좋았다. 뭔가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마이크가 없었다고?? : 너무 배우분들의 말이 내 귀에 정확하게 꽂히길래 난 당연히 마이크를 쓰고 계신 줄 알았다. 그러나 단 한분도 마이크를 쓰시지 않으셨다는 사실을 깨닫고 난 상당한 충격에 빠졌다. 그러면서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왜냐하면 내가 내 연기를 찍어서 보면 뭐라는지 전혀 안 들리기 때문이다...)
왜 배우들은 거장 배우님들의 판에 끼려고 노력하는 것인가?
배우로써 얻는 경험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게임으로 치면 조무레기 몬스터만 잡다가 갑자기 드레곤 한마리 사냥한 것 같은 경험치)
배우의 문장 = 한 문장 한 문장이 칼 : 이 말이 많이 와닿았는데 배우의 말은 한 글자도 빠짐없이 딱딱 귀에 꽂혀야 하고 타당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적절하신 비유셨다. 그래서 그러신지는 모르겠지만 학준쌤께서 우리 무언 연기의 9가지 행동 포인트들을 만들어보라고 하셨다. 이 부분은 내가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난 되게 애를 먹었다. (그리고 뭔가 애를 먹은 건 나 뿐만은 아니였을 것이라고 감히 추측해본다....) 사실 이런 포인트들이 있으면 대사 없이도 연기가 가능해지고 연기가 더욱 재밌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우린 모두 대사를 빼면 연기가 안된다.... 그래서 난 수업이 끝나고 내 독백을 생각하며 행동 포인트들을 쭉 나열해봤는데 한 20가지 나왔다. 이걸 이제 머리로 계산하며 연기를 우선 하다가 나중에는 자동반사적으로 나올 수 있도록 연습하겠다...
이제 "~ 인 것 같아.." 혹은 "~ 식이 예상 됨" 같은 불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연기하지 말자 (좀 더 명확하고 세세하게 분석하여 확신을 가지고 연기를 하자) : 정말 아는 만큼 연기가 나오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내린 기준으로는 아마 책의 핵심에 대해 묻는 여러 질문들에 절대 막히지 않아야 연기가 좋아질 것이다.
정성 : 오늘 수업의 핵심인 것 같다. 우린 오늘 다시 학준쌤께 혼이 잔뜩 났는데 현재 우린 너무 게을러서 그렇다. 우선 오늘 옷 가져오는 것도 솔직히 난 4일동안 고민해서 가져온 거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아니기 때문이다. 레포트 또한 종이로 프린트 해서 제출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귀찮아서 톡으로 보냈다.... 이런식으로 지금 우린 너무 느려서 뭔가를 추진 한다기보단 밥상을 차려주길 바라는 사람들으로 변모하고 있다. 학준쌤께서는 갑각류의 탈피를 통한 성장을 설명해주셨다. 우린 척추동물이라 탈피를 안 하지만 우리의 심장은 탈피를 한다. 과거에서 훌쩍 성장 할 수 있기에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제발 시킨거만 딱, 혼나지 않을 정도로만... 이딴 생각 갖지 말고 내가 일을 찾아서 해내는... 그런 도전정신으로 살아야겠다!!
인상깊었던 점 + 칭찬할 점
점점 마조히스트가 되는 것 같다. 오늘 분명 혼났는데 난 오히려 웃음이 나고 기분이 좋았다. 선생님께서 진심으로 우릴 아끼신다는게 한번에 보이다보니 눈물이 날 뻔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난 혼나는 내내 밝게 리액팅도 하고 뭔가를 시키셨을 때 한발 더 나가보는 과감함도 탑재했었던 것 같다. 오늘 내 모습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칭찬 받아 마땅하다 ㅋㅋ. 이 감각을 잘 기억했다가 앞으로 계속 사용하면서 직접 판을 바꾸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