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5일 세 번째 발사에 성공하며 국내 개발진이 만든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임무를 처음으로 완료했다. 이날 발사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발사 6시간 전인 오후 12시24분 발사 운용 절차에 돌입해 오후 5시16분 연료·산화제 충전을 마무리됐으며, 오후 5시38분엔 누리호를 붙잡고 있던 발사체 기립 장치 연결을 모두 풀었다. 준비 과정은 예정 시간보다 15분가량 빠르게 진행됐다.
이번 발사엔 1·2차와 달리 민간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체계 기업으로 참여했으며, 우리 손으로 만든 발사체에 실제 사용할 국내 위성을 실어 보낸 것은 사상 처음이다.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발사체와 위성을 모두 자력으로 개발한 10번째 나라가 됐다. 1t 이상 위성 탑재체 기준으로는 7번째다.
3차 발사에선 지난 1·2차와 달리 실용급 위성 등 8기(주탑재위성 1기, 큐브위성 7기)를 정확한 우주 궤도에 올려야 하는 특급 임무가 주어졌다. 누리호가 최종 목표 고도인 550㎞에 도달하자 소형위성과 큐브위성 사출을 시작했다. 오후 6시 37분 소형위성 2호(NEXTSAT-2)이 분리됐고, 이후 20초 간격으로 국내 민간기업과 한국천문연구원이 제작한 큐브위성을 우주 공간에 뱉어냈다.
항우연 연구진은 위성 간의 충돌을 막기 위해 0.2도씩 기울여 사출하고, 차세대 소형위성 2호(NEXTSAT-2)를 중앙에 두고 양옆에 큐브위성 7기를 나눠 배치했다. 사출 간격이 짧은 만큼 위성의 동선을 고려한 배치다.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방식이다.
차세대 소형위성 2호(NEXTSAT-2)의 임무 수명은 2년으로, 고도 550㎞ 태양동기궤도에서 국산 소형 X-대역 영상레이더(SAR)를 활용해 지구를 관측하고, 우주 방사선과 우주 폭풍을 관측하는 임무를 맡으며, 오후 7시7분, 남극 세종기지에서 NEXTSAT-2의 비콘신호(위성에서 주기적으로 지상으로 보내는 고유의 식별 신호)가 수신됐다.
첫 발사체 개발 이후 연속으로 발사에 성공해 신뢰성을 높인 것 역시 큰 성과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적 우주 강국인 미국도 1957년 첫 발사체를 개발하고 3차 발사에 처음 성공한 뒤 8차 발사에서야 두 번째 성공을 거뒀다. 중국 역시 첫 발사체 개발 후 연속으로 발사에 성공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