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작년11월) 사진첩 이야기이다
늦가을 어느날
워커힐 대표 현몽주님의 초대로(조카친구 찬스) 갔던 워커힐 호텔에서의 1박2일
평생 가보지 못할 곳으로의 초대라고 하기에
스위트룸인가 했더니
아무나 예약할 수 없는 빌라를 하루 통째로 분양 해주었다
(단 하룻밤만 허용되는 특별분양권)
개인 차고가 딸린 저택이 우리가 묵을 곳이다
호텔건물 위쪽 아차산 쪽으로 올라가면 경비실이 나오고
빌라 홋수를 얘기하면 안내해준다
호텔건물까지는 셔틀택시가 언제든 호출하면 와준다
조식을 먹으러 갈 때, 수영장이나 부대시설 사용시
24시간 대기중이라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
현관을 지나
1층 거실로 들어서니 웰컴 푸르츠와 초콜릿이 우릴 반긴다
넓직넓직한 1층 공간
곳곳에 커피와 물을 마실 수 있는 머신과 냉장고가 준비되어있다
호텔에 일반적으로 있는
요건 돈내고 먹는 것, 요건 공짜
이런 구질함이 없어 좋다
맘껏 드세요
커튼을 젖히는 순간의 감격을 잊기 어렵다
아차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발코니 앞 창으론 한강이 가득 들어오고
맞은 편 창으로는 아차산의 가을이 가득 들어온다
1층 2층 올라갔다 내려왔다 집구경하느라 바쁘다
시원스런 층계를 오르면
2층 거실이 있고 방 2개가 양끝에 자리잡고 있다
2층의 거실은
서재까지 갖춘 개방형 거실이다
1층에 방 하나(우린 가정부 방이라 불렀다)
2층에 두개의 방이 있는데
2층의 큰 방에는
1년치 옷을 다 걸어도 남을 만큼의 큰 옷방이 딸려있는데
옷방의 크기만 40평대 아파트 크기가 될만큼이다
이 곳을 1년간 임대하는데 5억쯤 된다고 하는데
만약에 내가 임대한다면
이 옷방을 채우기 위해선 옷 쇼핑을 엄청 해야 할 듯하다
반면 이 작은 방(우리 아파트 거실보다 크다)은 아늑하다
세 군데가 창인데 아차산과 한강이 다 들어와
이 방에서 나가지 않고도 며칠은 견딜수 있을 듯 하다
방 구경을 마치고
저녁식사를 하러 워커힐 중식당 금룡으로 내려간다
셔틀택시를 부르니 금방 온다
음식 먹기 전
마스크를 넣어 보관할 수 있는 작은 봉투까지 준비한
세심함이 기분 좋게 한다
바닥에 떨어뜨릴 염려 없어요~~
가방에 쑤셔넣지 않아도 된답니다~~~
각종 진귀한 음식을 하나하나 음미해보는
우아한 시간이 흐른다
이런 분위기에선
자연스럽게 젓가락도 숟가락도
안단테 리듬으로 들어올리게 된다.
건배 음료는
스텔라 아르투아!
음식을 먹고 셔틀을 기다리는데
바로 전날 점등식을 했다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화사하게 밤을 밝힌다
룸으로 다시 올라와 편안하게 씻고
2층 거실에서 조카네 부부와 이런저런 이야기 꽃
각자 거실 양 끝의 방으로 들어갔는데
책장의 어린왕자 그림책이 나를 잠 못 들게 한다
어찌나 재미있게 입체적으로 만들었는지
내가 좋아하는 어린왕자가 더 없이 사랑스러워졌다
의자를 옮겨다니며 하루에 몇번씩이나 노을을 볼 수 있는
어린왕자의 그 별로 가서 한참을 돌아올 수 없었다
깊은 밤
한강변의 야경이 쉬이 잠들게 할것 같지 않다
도시의 밤은 역시 불빛이지.
다음날 아침
커튼을 젖히니 아침노을이 붉다
깜짝 놀라 이쪽이 동쪽이었네 하며 카디건 걸치고 발코니로 나갔다
서서히 번지는 아침노을이
금새 한강물을 발그레 물들이고 있다
어젠 밤 늦게까지
어린왕자 책속의 저녁노을을 구경해서 좋았는데
오늘 아침엔 아침노을을 보게 될줄이야
특별분양 받은 우리집 뷰가 이토록 멋졌다니
1박2일은 너무 짧아요
커피 내려 아침노을 저어 마셨다
단장하고 조식 뷔페 먹으러 가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