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모아 맞잡았던 손을
봄에 물오른 혈맥에 힘입어
앙증맞은 꽃다발을 한아름.
님 오시었는가?
하찮은 노류장화,
정히 그러잡는 그 손길,
살근히 들이부딪는 그 입술.
여름 하늘에 쨍하니 부딪치고
노도로 내닫는 마음 떨어지고
양껏 버티어 돌아보니 어느새
슬하엔 소중한 자손이 수십여.
그리운 님 어디 계시는가?
귀한 황흑색 저고리 차려입던
그 늘씬한 자태, 그 당당한 눈길,
머나먼 산 속에서 소식 끊기었네.
이 귀여운 아이들을 어찌할꼬.
타고난 그 심성 참 향기롭거늘
따이고 쪼이고 떨어져 밟히니
그 작은 운명 실로 기구하구나
첫댓글 가을 익어 곧 낙엽 날리겠지요.
낙엽 위에 어김없이 또 봄이 오겠지요.
이제 잠시 쉬었다가 다시 물이 오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