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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여행 인터넷 언론 ・ 1분 전
| '제주비엔날레’ 감상포인트와 꼭 봐야 할 10인의 작가 전시작은? |
[미술여행=엄보완 기자]‘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가 지난 24일(월) 오후 6시 제주 관덕정 광장에서 개막식을 갖고 83일간의 대장정 출발을 알렸다. <미술여행 신문>은 제5회 '제주비엔날레’를 3회에 걸쳐 기획 기사로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가 지난 24일(월) 오후 6시 제주 관덕정 광장에서 개막식을 갖고 83일간의 대장정 출발을 알렸다.
첫 번째로 ①동시대 미술잔치, 제5회 제주비엔날레..."변용의 기술로 제주를 다시 읽다"로 '제주비엔날레’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두 번째 ②돌이 소리로, 신화가 영상으로, 유배가 새로운 미학이 되는 제주비엔날레... "83일간 대장정 막 올라"를 독자들에게 소개했다. 3번째는 제주 민속이 인터랙티브 미디어가 되는 제주비엔날레’...“무엇이 무엇으로 바뀌었는가?”로 마무리 한다.
제주비엔날레는 20개국 69팀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한다.
제주비엔날레는 20개국 69팀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해 83일간한 △제주도립미술관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 △제주아트플랫폼 △예술공간 이아 △갤러리 레미콘 등 5곳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제주비엔날레 관전 포인트는 4가지...“무엇이 무엇으로 바뀌었는가?”
제주비엔날레의 관전 포인트는 4가지다. 첫째는 유명 작가보다 작품과 제주가 실제로 연결되는가이다. 이우환이나 윤형근 같은 거장의 작품 자체도 중요하지만, 비엔날레의 성패는 기존 유명 작품을 가져다 놓는 데 있지 않다. ‘유배·돌·신화’라는 제주 고유의 문제와 동시대 작품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연결되는지를 봐야 한다.
제주비엔날레의 관전 포인트는 4가지다.
둘 째는 ‘제주적인 것’을 얼마나 현대적으로 해석했는가이다. 돌하르방·해녀·현무암 같은 표면적인 제주 이미지가 아니라, 외부 문화를 받아들이고 다시 자기 것으로 만드는 혼종성·적응·생존을 제주성으로 제시한다는 것이 이번 기획의 핵심이다.
셋 째는 원도심 전시의 성공 여부다. 최근 비엔날레에서 중요한 흐름이 ‘미술관 밖으로 나가는 것’인데, 이번에는 원도심 자체를 전시장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제주도립미술관의 완성된 전시보다 오히려 예술공간 이아–제주아트플랫폼–갤러리레미콘을 걸으며 도시와 작품이 어떻게 만나는지가 제주비엔날레만의 차별점이 될 수 있다.
사진: 제주도립미술관 전경
넷 째는 ‘변용’이 실제 작품에서도 보이는가이다. 감상자들은 이번 전시를 보면서 계속 이렇게 물어보면 된다. “무엇이 무엇으로 바뀌었는가?” 돌이 소리가 되고, 신화가 영상이 되고, 유배가 새로운 미학이 되고, 전쟁의 기억이 공동체 작업이 되고, 제주 민속이 인터랙티브 미디어가 되는 것 등이다.
이 변화가 감상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느껴진다면, 이번 비엔날레의 좋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미술여행 신문>은 감상자들에게 몆가지 감상 팁을 제안한다. 감상자가 아주 짧은 시간(3시간 정도)에 제주비엔날레를 이해하고자 하면 ①제주도립미술관을 집중해서 보는 것이 좋다. 시간이 반나절 이상이면 ②제주도립미술관 + 원도심을 보고, 하루를 온전히 쓸 수 있다면 ③도립미술관 → 돌문화공원 → 원도심을 서로 별개의 전시가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보는 것을 추천한다.
결론적으로 이번 제5회 제주비엔날레를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제주는 고립된 섬이 아니라 외부의 것을 끊임없이 받아들이고 제주적인 것으로 바꾸며 살아온 ‘변용의 섬’이라는 주장을 현대미술로 증명해보는 전시”라고 볼 수 있다.
<미술여행 추천>제주비엔날레에서 꼭 봐야 할 작가·작품 10선
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 "허끄곡 모닥치곡 이야홍: 변용의 기술"의 전시 구성과 개막 자료를 기준으로 제주비엔날레에서 꼭 봐야 할 작가·작품 10선을 살펴본다. 미술여행 신문이 추천하는 제주비엔날레에서 꼭 봐야 할 작가·작품 10선은 ‘작가의 유명세’가 아니다. ① 비엔날레 주제와의 결합도, ② 제주라는 장소에서 볼 이유, ③ 작품 자체의 동시대성, ④ 전시 전체를 이해하는 필요한 기준이다.
1. 김현성: 담지체 2026
사진: 1. 김현성: 담지체 2026
장소는 제주돌문화공원이다. 이번 비엔날레를 한 작품으로 보여준다면 단연코 이 작품을 추천한다. 전시의 주제와 잘 맞기 때문이다. 24개의 돌아가는 물레 위에 돌을 올려놓고 관람객이 직접 물레를 돌리면 돌과 물레의 마찰음이 하나의 리듬을 만드는 신작이다. 작가는 이를 ‘24개 행성들의 새로운 질서’라고 설명한다. 이 작품에서 주의깊게 볼 것은 돌을 조각의 ‘재료’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아니다. 제주에서 돌은 밭담·산담·집담으로 끊임없이 이동하고 쌓이고 다른 기능으로 변환된 물질이다. 이 작품은 그 돌을 다시 정지된 물체 → 움직임 → 마찰 → 소리 → 관계로 변용한다. 감상자들은 돌 모양보다 소리를 들어야 한다. 각각 다른 돌의 무게와 표면 때문에 마찰음이 달라지는 순간이 핵심이다. 이번 주제인 ‘변용의 기술’이 가장 물질적으로 구현된 작품이다.
2. 자나 카디로바(Zhanna Kadyrova): Performances Ⅵ 2026
사진: 2. 자나 카디로바(Zhanna Kadyrova): Performances Ⅵ 2026
장소는 제주아트플랫폼 5층 옛 영화관이다. 우크라이나 작가 카디로바가 2015년부터 이어온 참여형 프로젝트를 제주라는 장소에 맞춰 새로 번안한 신작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파괴된 자연과 공동체, 사라진 마을과 사람의 기억에서 시작하고, 제주도민이 참여한 초상화 워크숍의 결과가 옛 극장 객석을 채운다.
이 작품이 중요한 이유는 전쟁의 기억을 제주에 단순 이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작품 역시 변용의 기술이 적용된다. 우크라이나의 상실→ 제주 사람들의 참여→ 폐쇄된 영화관→ 다시 공동체가 모이는 공간으로 장소 자체가 변용된다. 제주의 역사 역시 4·3과 전쟁, 이주, 이산이라는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작품의 의미가 제주에서 훨씬 복합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관람 포인트는 개별 초상만 보지 말고 빈 극장과 객석 전체를 하나의 설치로 봐야 한다. ‘사라진 사람을 기억하는 자리에 다시 사람들이 들어온다’는 공간적 구조가 중요해서다.
3. 뱅상 모리세, 캐롤라인 로버트: TERRA 2026
사진: 뱅상 모리세 㚉 캐롤라인 로버트, 테라 TERRA 2026 관객참여형 인터랙티브 미디어·사운드 설치.
장소는 제주아트플랫폼 3층 대공연장이다. 이 작품은 이번 비엔날레의 시각적 대표작에 가까운 작품이다. 높이 약 6m, 폭 15m 이상의 거대한 화면과 인터랙티브 미디어·사운드로 구성되며, 관객의 참여 속에서 인간과 흙이 서로를 빚고 변화시키는 과정이 구현된다. 제주비엔날레의 공식 자료에서는 이를 거대한 ‘살아있는 벽화’로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TERRA는 단순히 ‘자연 보호’를 말하는 작품이 아니다. 인간이 자연을 변화시킨다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자연 또한 인간의 몸과 문명과 행동을 변화시킨다는 상호 변용을 보여준다.
이번 비엔날레가 말하는 인간·자연·신의 공생을 가장 직접적인 감각으로 체험시키는 작품이다. 관람 팁은 관람할 때 멀리서 영상만 보지 말고 직접 움직이며 화면이 관객에게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냥 감상하면 절반만 보게 된다.
4. 갈라 포라스, 김(Gala Porras-Kim): 'Forecasting Signal'
장소는 제주돌문화공원이다. 이 작품은 현대미술의 개념적 완성도를 기준으로 볼때 반드시 봐야만 하는 작품이다. 특이한 점은 전시장 안의 습기가 작품을 변화시키고 일종의 그림을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작가가 작품을 완벽하게 통제하지 않는다. 조금 이해를 돕는다면 작가→재료→제주의 습도와 기후→시간이 공동으로 작품을 만든다. 이 작품의 저자는 정말 인간뿐인가? 라며 동시대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 작품을 습도가 높은 제주에서 전시한다는 것이 흥미롭다. 서울의 화이트큐브에서 동일한 작품을 보는 것과는 의미가 다르기 때문이다. 감상자들은 관람할 때 완성된 형태보다 작품이 전시 첫날과 마지막 날 사이에 계속 달라질 것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서 보는 것이 좋다. ‘변용’을 시간의 문제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5. 오카베 마사오, 미나토 치히로: 'TIME RINGS' 2026
사진: 오카베 마사오
장소는 제주돌문화공원이다. 제주와 홋카이도, 히로시마라는 서로 떨어진 장소의 기억을 연결하는 신작 설치다. 이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지역성’을 고립된 특수성으로 보지 않는 태도다. 제주의 기억→일본의 기억→전쟁과 근대화의 기억을 연결하면서 서로 다른 지역의 역사가 하나의 거대한 시간층을 형성한다.
사진: 오카베 마사오, 미나토 치히로: 'TIME RINGS' 2026
나무의 나이테처럼 장소마다 시간이 축적되어 있지만, 그 시간들이 실제 역사 속에서는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제주비엔날레가 제주를 고립된 섬이 아니라 문명이 교차하는 플랫폼이라고 주장하는데, 그 주장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작품 가운데 하나다. 감상자들은 ‘제주를 표현한 작품인가?’보다 왜 제주·홋카이도·히로시마를 한 작품 안에 연결했는가를 생각하는 것이 관람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6. 김정희: 세한도, 영인본
장소는 제주도립미술관이다. 이 작품은 현대미술 작품이 아니다. 원본이 아닌 영인본이다. 하지만 이번 비엔날레의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작품도 놓쳐서는 안된다. 이번 ‘유배 Human’ 섹션은 사실상 김정희에서 시작한다. 추사 김정희에게 제주 유배는 중앙에서 추방되어 고립과 결핍으로 새로운 서체와 미학을 형성한다는 역설적인 과정이었다. 유배라는 부정적 상황이 오히려 새로운 조형언어를 만드는 ‘변용의 조건’이 된 것이다. 세한도 이후 등장하는 난민·전쟁·디아스포라 작가들의 작품 역시 이 구조와 연결된다.
관객은 '세한도'자체만 오래 보기보다 그 뒤에 나오는 동시대 작품과 계속 연결하는 것이 좋다. "추사의 유배와 오늘날 난민·이주자의 삶을 같은 ‘유배’라는 개념으로 묶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라고 묻는 이 질문이 바로 이 섹션의 비평적 핵심이다.
7. 이쥬: 아포리아의 증인 2026
장소는 제주도립미술관이다. 이번 제주비엔날레 전시에서 AI를 가장 흥미롭게 활용한 작품 중 하나다. AI로 만든 여섯 명의 ‘증인’ 초상이 있고, 관람객이 질문에 답하면서 그중 한 증인과 연결된다. 최종적으로는 관람객 자신 역시 특정 상황에서는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편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중요한 것은 AI 기술 그 자체가 아니다. 역사적 폭력을 볼 때 우리는 쉽게 △나는 관찰자다. △나는 피해자 편이다. △나는 가해자가 아니다. 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그 안전한 관람자의 위치를 무너뜨린다.
관객은 결과가 무엇인지보다 어떤 질문에서 망설였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해야 한다. 관객을 감상자에서 사건의 당사자로 변용시키는 작품이다.
8. 알라아 에드리스(Alaa Edris): 휴전 오만 시대의 일곱 정령들(2011) + Circus(2019) 연작
사진: 7. 이쥬: 아포리아의 증인 2026
장소는 제주도립미술관이다. 아랍에미리트 작가 알라아 에드리스는 폐허가 된 고대 유적, 신화, 우화, 전설과 현재의 삶을 중첩시키는 작업을 한다. 이번에는 두 연작을 통해 반복되면서 끊임없이 변형되는 시간과 기억을 다룬다. 이 작품을 추천하는 이유는 제주비엔날레를 너무 ‘제주 이야기’로만 좁혀서 보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제주의 신화·유배·역사도 특별하지만, △중동의 신화와 폐허 △우크라이나의 전쟁 △중앙아시아의 기억 △제주의 역사등을 함께 놓았을 때 비로소 이번 비엔날레가 말하려는 지역성과 보편성의 교차가 드러난다. 감상자들은 사실관계를 알아내려고 애쓰기보다 고대의 이미지와 현대의 이미지가 왜 같은 화면에서 반복되는가를 봐야 한다
9. 김상돈: 거울 속 열쇠들-4개의 싹
9. 김상돈: 거울 속 열쇠들-4개의 싹
장소는 예술공간 이아다. 관객이 이번 전시 주제를 공부하면서 본다면 꽤 중요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작가는 북방문화의 휘파람과 제주 해녀의 ‘숨비소리’ 사이의 공통 기원과 연결 가능성에 주목한다. 이 작품이 중요한 이유는 이번 제주비엔날레가 바로 ‘북방문명과 제주가 어떻게 만나고 변용되었는가’를 전면에 내세우기 때문이다. 휘파람→ 호흡→ 신호→ 노동→ 해녀 숨비소리처럼 신체의 소리를 문화적 이동의 흔적으로 읽는 것이다. 관람할 때는 작품을 제주 민속의 재현으로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제주문화가 ‘순수하게 제주에서만 생겨났다’는 생각 대신 문화는 이동하고 섞이고 변형된다는 관점으로 보라는 것이다.
10. 인스피어: 제주 기메, 신들의 자리 '서천꽃밭' 2026
사진: 인스피어: 제주 기메, 신들의 자리 '서천꽃밭' 2026
장소는 제주 원도심이다. 미술여행 신문이 추천하는 마지막 한 작품이다. 제주 굿에서 사용하는 종이 무구인 ‘기메’와 제주 아이들이 직접 만든 꽃을 이용해, 제주 신화에서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서천꽃밭’을 공간으로 구현한 설치미술이다. 한지 등 혼합재료로 제작됐다. 이 작품에는 이번 비엔날레가 원하는 세 요소가 거의 전부 들어 있다.
①제주 전통 → 현대미술, ②무속 → 설치미술, ③신화 → 현실 공간, ④개인의 작품 → 지역 공동체 참여로 전통문화를 박물관 유물로 고정하지 않고 현재 사람들이 참여하면서 다시 살아나는 문화로 바꾼다. 감상자들은 기메의 형태만 보지 말고 왜 ‘종이’라는 약하고 일시적인 재료로 신과 인간을 연결했는가를 보는것이 좋다. 제주 굿에서 물질은 영구적인 기념물이 아니라 의례 속에서 만들어지고 쓰이고 사라진다. 이 ‘생성과 소멸’도 변용의 일부다.
만일 감상자들이 시간이 부족해 절반만 볼 수 있다면 ① 김현성 〈담지체〉 → ② 자나 카디로바 〈Performances Ⅵ〉 → ③ TERRA → ④ 갈라 포라스-김 〈Forecasting Signal〉 → ⑤ 김정희 〈세한도〉 영인본 순으로 보는 것이 좋다. 이 다섯 작품을 보면 이번 제주비엔날레의 구조가 거의 잡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제주비엔날레에서 눈여겨볼 점은 이우환·윤형근·이응노·서세옥·차학경·백남준·강요배·변시지 같은 미술사적으로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들도 살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제주비엔날레에서 무엇을 먼저 봐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유명 작가부터 보는 것보다 위에서 소개한 신작·장소특정적 작품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해 보는 것이 제주비엔날레의 전시 기획 의도를 훨씬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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