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00억원 조합 이익 포기, 미계약 막겠다”…은행 “계약률 80% 이상이어야 대출 가능”
[대한경제=김현희 기자] 장위자이레디언트(장위4구역 재개발 사업)의 완판을 위해 재개발 조합 측이 분양 수익 최대 300억원을 포기하기로 했다. 분양수익으로 수분양자들의 중도금대출 금리 6% 초과분을 대납해주겠다는 것이다. 은행들도 분양 계약률 80% 이상이어야 중도금대출이 가능하다는 의견이어서 장위자이레디언트도 계약률 수준에 따라 완판 여부가 갈리는 셈이다.
25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장위4구역 재개발 조합은 중도금대출 금리 6%를 초과하는 이자분을 대납해주는 방안을 지난 20일 대의원회의에서 결정했다. 최근 중도금대출 금리는시중은행 기준 연 6.5% 안팎 수준이다. 6% 금리를 초과하는 0.5~1%포인트 수준의 이자를 대납해주는 규모는 최대 3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중도금대출 금리 7%로 가정했을 때, 조합 측이 대납해줄 이자 규모다. 만약 중도금대출 금리가 7% 이상일 경우 조합 측이 대납할 이자 규모는 더 많아진다.
아무리 조합이 자금이 많다고 해도 300억원을 끌어오기는 쉽지 않다. 사업비대출 금리도 만만찮은 데다 은행들이 추가 대출을 해주기 쉽지 않다. 조합 측은 사업비대출로 이같은 이자 대납을 해결하기보다 이번 분양으로 얻은 수익을 수분양자들에게 환원하는 구조를 택했다.
대부분 정비업계 조합들은 분양 수익을 극대화하고 분담금을 낮추기 위해 분양가를 올리는 등 수분양자들의 부담을 더 높이는 방안을 택했다. 부동산 활황기에는 수분양자들의 부담이 많아도 분양가 자체가 낮다보니 주변 단지 대비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었다.
반대로 부동산 침체기에는 청약시장 자체가 얼어붙어 수분양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금융 혜택을 더 부여하는 등 각종 옵션을 제공해야 한다. 미계약률이 높으면 은행들도 사업성 낮은 단지로 판단, 중도금대출 자체를 꺼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위자이레디언트의 청약점수는 전용면적 49㎡C, 84㎡D, 84㎡F 3개 유형에 대해 아예 공개조차 되지 않았다. 모든 청약 신청자들이 예비당첨되면서 청약가점 공개가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장위4구역 재개발 조합 측은 수분양자들의 계약 포기를 막기 위해 금융 혜택을 더 늘리는 방안을 결정했다. 미계약률이 높아져 자칫 은행들의 중도금대출도 못 받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다. 오는 27일부터 장위자이레디언트의 정당계약이 시작된다.
최근 은행들은 중도금대출에 대해 계약금 10% 자기납부에 이어 분양 계약률 80%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있다. 일부 지방은행과 수협은행 등만 이같은 조건이 없지만, 대출금리가 다른 시중은행들보다 많게는 1%포인트 더 높다. 집단대출인 도금대출 금리가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7% 금리인 것이다.
분양 계약률이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제2금융권을 찾아야 하는데 농수협 상호금융조합도 중도금대출 금리가 은행보다 높은 편이다. 저축은행은 이미 중도금대출 금리만 10% 이상 넘어선지 오래다.
조합 측 관계자는 "청약 시장이 얼어붙다보니 미계약을 막기 위해 분양 수익을 환원한다는 차원으로 수분양자들에게 금융 혜택을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며 "장위자이레디언트의 입지적 가치와 미래 성장성을 더 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