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리(攝理)의 가닥과 만남
康村 정태준
박지성이 맨유 감독인 퍼거슨 감독을 만나지 못했다면,
본프레레 감독이 '볼 감각이 남보다 반 박자 빠른 축구 천재' 박주영이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이동국이 방황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때 최강희 감독을 만나지 못했다면,
한국 대표팀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김연아가 피겨 라이벌인 마오와 오셔 코치를 만나지 못했다면,
플레밍이 처칠을 만나지 못하고,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만나지 못하고,
베드로가 예수를 만나지 못하고, 안연이 공자를 만나지 못하고,
아난이 석가를 만나지 못하고,
플라톤이 소크라테스를 만나지 못했다면, 왕건이 신숭겸을 만나지 못했다면,
괴테가 실러를 만나지 못했다면, 이순신이 유성룡을 만나지 못했다면,
김춘추가 김유신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그들은 과연 무엇이 되었을까.
인생은 만남의 연속이다. 산다는 것도 만남의 연속이다.
수많은 섭리(攝理)의 가닥이 만나서 나의 생명이 시작되고, 나의 삶과
너의 삶이 만나서 '인생의 무대'가 펼쳐지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 길에서, 차 속에서 또는 학교에서, 직장에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부대끼면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인생의 여러 만남 중에서 자기의 인생에 영향을 줄만큼 아름답고
신뢰로 이루어진 만남도 있지만, 저주와 비극의 불행한 만남도 있다.
서두에서 언급한 박지성, 박주영, 이동국, 김연아는 자기의 역량과
만남의 인연을 극대화하고 최대한 발휘하여 세계적인 선수가 되었고
플레밍이 처칠을 만났기 때문에 인류를 구한 '페니실린'이 탄생되었고,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만나지 못했다면 불후(不朽)의 명작인 '신곡'은
태어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예수와 베드로와의 만남, 그것은 혼(魂)과 혼의 깊은 종교적 만남이요,
공자와 안연의 만남, 그것은 인격과 인격의 교육적 만남이다.
왕건과 신숭겸의 만남으로 고려 왕국이 건재(健在)했었고,
괴테와 실러의 만남, 그것은 우정과 우정의 두터운 인간적 만남이었고,
플라톤과 소크라테스의 만남, 그것은 믿음직한 제자와 훌륭한 스승과의 만남이다.
성웅 이순신이 나라를 구(救)한 뒤안길에는 유성룡 대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고, 태종 무열왕 김춘추는 김유신을 만났기 때문에 삼국통일이
가능(可能)했었다.
인간의 유한(有限)한 '삶의 무대'에서 좋은 만남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카인과 아벨과 같은 저주와 비극의 불행한 만남도 있는 것이다.
만나지 말았어야 할 인연의 대표적인 예를 들면,
미국 국민과 테러리스트인 알카에다의 오사마 빈라덴과의 만남,
트로이 프리아모스왕과 그리스의 영웅 아킬레스와의 만남,
살인마 유영철과 오피스텔 화장실에서 살해된 여성들과의 만남,
고(故) 김선일과 알카에다의 알자르카위와의 만남,
시저와 부르터스와의 만남, 부시 미(美) 대통령과 이라크 후세인과의 만남,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와 유대인과의 만남은 악연(惡緣) 중 악연의 만남이라
할 수 있다.
직장에서, 사회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 이해(利害) 관계 속에서 만나고 헤어지게 마련이다. 그러한
만남에는 때로 서로를 믿지 않는 불신과 증오(憎惡)가 짙게 깔려 있는 경우도 있다.
내가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신뢰(信賴)는 곧 나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의 정도'를
결정하게 한다.
삶의 행로에서 좋은 사람과 좋은 만남을 통해 내가 갖지 못한 좋은 점을
그 사람을 통해 내 것으로 삼고, 본받다 보면 그 만큼 좋은 변화가 올 것이고
'축복된 삶'을 영위할 수가 있다.
자기 인생 행로에 '좋은 영향을 줄 사람과의 만남'을 섭리(攝理)의 가닥,
단초(端初)로 생각한다면 오늘부터 '이길래(爾吉來 : 너에게 모든 복이
오도록 기도한다.)' 정신을 가지고 선행(善行)을 베풀어야 할 것이다.
하나의 일화(逸話)를 예(例)로 들어 마무리를 할까 한다.
「어느 날 제자 아난다가 부처님께 이런 것을 여쭈었습니다.
“부처님, 저는 좋은 벗(善友)과 사귀는 것은 수행(修行)의 절반을 성취한 것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이 틀리지는 않았는지요? ”
그러자 부처님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아난다여, 그렇지 않다. 좋은 벗과 사귀는 것은 수행의 절반이 아니라 전부이니라.」
삶은 축복, 행복은 선택과 자기 창조
임진년, 비상하는 흑룡처럼, 새봄을 맞이하는 이 때, 3월 아자아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