難 兄 難 弟
難 : 어려울 난
兄 : 형 형
難 : 어려울 난
弟 : 아우 제
(누구를 형이라 아우라 하기 어렵다. / 사물의 우열이 아주 비슷함을 이름)
후한 말의 학자 진식(陳寔)은 태구의 현령으로 작은 녹봉에도 덕망이 매우 높았다.
그의 아들 진기(陳紀)와 진심(陳諶) 또한 학식과 덕망이 두터워 당대 사람들은 그 부자를 세 군자(君子)로 불렀다.
어느 날 손님이 진식의 집에 머물러, 진식이 두 아들에게 밥을 지으라 했는데 어른들의 토론에 귀를 기울이다
밥이 죽이 되고 말았다.
진식이 그 연유를 알고 물었다.
“그래, 우리가 나눈 얘기를 조금이라도 외우고 있느냐?”
“네 조금은 알고 있습니다.”
진기와 진심은 요점을 잡아 들은 얘기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진식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럼 됐다. 죽이면 어떠냐.”
진기의 아들 진군(陳群) 역시 뛰어난 수재로 재상까지 올랐다.
진군이 어렸을 때 진심의 아들 진충(陳忠)과 놀다가 서로 자기 아버지의 공적과 덕행을 논했는데
서로 자기 아버지가 낫다고 주장해 결말을 짓지 못했다.
그래서 할아버지인 진식에게 여쭸다.
진식이 답했다.
“형이 낫다고 하기도 어렵고 아우가 낫다고 하기도 어렵구나(難兄難弟).”
후한 말에서 동진 말까지 약 200년간 제왕, 학자, 현자 등 700여 명의 행적과 일화를 모은
세설신어(世說新語)에 전해오는 얘기다.
난형난제는 원래 ‘형이라 하기도 어렵고, 동생이라 하기도 어렵다’는 뜻이지만
현재는 사람이나 사물이 그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함을 일컫는다.
누가 맏형이고 누가 둘째 형인지 모른다는 난백난중(難伯難仲),
어느 것이 위이고 어느 것이 아래 인지 분간하기 어렵다는 막상막하(莫上莫下),
서로 형세의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을 나타내는 백중세(伯仲勢)나 백중지세(伯仲之勢),
역량이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을 나타내는 호각지세(互角之勢) 등도 뜻이 같다.
선의의 라이벌은 서로의 성장판을 자극한다.
서로에게 거울이 되고,
경쟁하며 상생하는 라이벌이 곁에 있다는 건 삶의 큰 축복이다.
출처 : 세설신어(世說新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