仲夏夜之惡夢 (한여름밤의 악몽)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2006년 6월 20일 -6월 28일
월-금 8:00, 토 4:30 / 8:00, 일 4:30
< 기획 의도 >
인물과 시대, 대사 등이 우리 정서로
세익스피어의 주옥 같은 대사는 시대를 넘어 보편성을 획득하고 있지만 동양과 서양, 많은 단체의 공연, 시대 차이 등은 작품에 대해서 새로운 해석을 요구한다. 뮤지컬 '한 여름 밤의 악몽'은 늘 보아오던 이국적인 이미지 대신 우리 색깔을 입히고 우리 관객들이 좋아하도록 흥겨운 형식의 옷을 입혔다. 요정 대신 귀신이 놀고, 어색한 서양식 대사법 대신에 구수한 사투리가 농담을 건낸다. 여기에 음악이 있고 노래가 들어간다.
우리의 언어, 우리의 리듬 속에 배어나는 정서로 꿈같은 사랑을 노래하기에 아름다운 언어로 가득찬 한국형 뮤지컬이 바로 뮤지컬 '한 여름 밤의 악몽'이다.
< 공연 특징 >
감히 ‘맘마미아’에 도전한다.
월드컵이 시작되는 6월 10일부터 한 달간 공연계는 예고된 비수기로 개점휴업에 들어간다. 하지만 이 시기에 겁 없이 뮤지컬 ‘맘마미아’가 공연을 시작한다. 2년전 서울, 대구를 거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충분히 검증받아 이번에도 성공을 자신하며 6월 18일 다시 한 번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 입성하는 것이다.
뮤지컬 ‘한 여름 밤의 악몽’은 그 옆 토월극장에서 20일부터 28일까지 9일간 10회 공연을 한다. 공연장 밖에는 월드컵, 안에는 ‘맘마이아’라는 결코 넘볼 수 없는 흥행의 걸림돌이 기다리고 있지만 한국형 음악극의 여름 레퍼토리로써 자리매김하기 위한 첫 출발임에 감히 ‘맘마미아’에 ‘한 여름 밤의 악몽’이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원작의 새로운 재해석 (월리암 세익스피어)
月里暗 歲謚詩彼語 : 어두운 시대, 달 마을에 이로움을 펼치는 이야기)
원작에서 파크는 오베론 왕의 심복으로 해설자 역할을 하는데 이 작품에서는 왕의 미움으로 벌을 받아 달팽이로 변하고 해설자 역할에 더 비중을 두었다. 사건의 시간은 달팽이가 무대를 가로질러 가는 시간과 일치한다. 꿈을 꾸는 인물들을 제외하면 하나같이 요정, 정령들인데 모두 우리 정서에서는 귀신이다. 극 중 이야기는 사실 따지고 보면 끔찍한 악몽이다. 그 악몽을 뮤지컬 ‘한 여름 밤의 악몽’ 이라는 이름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무대는 단순, 나머지는 연기와 조명이 책임진다
숲 속의 흉가를 나타내는 무대는 전통적인 소재로 장치를 최소화했다. 배우들의 움직임, 조명의 적극적 개입으로 부족한 장치는 메워주며 무대는 유동적 성질을 가진 대소도구 역할을 한다. 이 모든 것은 2005년 대학로 알과 핵 소극장에서의 워크샵을 통해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수정, 보완하는 사전 제작을 기반으로 자신있게 관객 앞에 선보인다.
개성과 실력이 검증된 배우들의 완벽한 앙상블
뮤지컬‘한 여름 밤의 악몽’에서 무대, 조명, 음악 외에 눈여겨 볼 것은 개성과 실력이 검증된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다. 주인공들만 더블 캐스팅이던 다른 뮤지컬과 달리 악,몽 두 팀으로 나누어 호흡을 맞추며 선의의 경쟁을 유도한다.‘악 팀’은 고인배, 박은영 등이‘몽 팀’은 김희원, 한성식 등이 중심을 잡아 다른 배우들을 이끈다. ‘레미제라블’등 20편 이상의 출연의 고인배 등과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의 반달이 최인경 등 남녀 배우들의 연기 대결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모두가 알고 있는 ‘한 여름 밤의 꿈', 그러나
사실 원작 제목은 ‘한 여름 밤의 꿈’이지만, 눈에 꽃즙을 바른 채 잠을 깨면 짝이 뒤죽박죽 바뀌는 과정은 그야말로 악몽이 아닐 수 없다. 그토록 사랑하며 영원까지 가자던 연인이 단숨에 등을 돌리고, 앙숙이던 인물과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과연 누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미궁에 빠지는 모습과 또 다른 숲에서 벌어지는 오합지졸 극단의 공연 연습 등 재미와 긴장을 한껏 느끼게 하는 인물들의 악몽의 연속은 뮤지컬을 보는 이들에게 지적 카타르시스를 풍부하게 안겨줄 것이다.
달팽이 ‘박’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한 여름 밤의 악몽’에서 펼쳐지는 사건들의 시간은 달팽이가 무대를 가로질러 가는 시간과 일치한다. 달팽이의 등장과 함께 본격적으로 극은 시작되며 있는 듯 없는 듯 엉금엉금 기어가다 무대 끝에 다다르면 긴긴 이야기는 끝나게 되는 것이다. ‘박’은 ‘한 여름 밤의 꿈’에서 단지 해설자 역할의 오베론을 부각시킨 이 뮤지컬의 중요 캐릭터다.
숲의 혼령들을 지배하는 임황의 미움을 사 달팽이로 변한 ‘박’은 각 장의 흐름을 우스꽝스럽게 이야기하며 마치 무성영화의 변사로 관객들의 몰입도를 한층 높이는 ‘한 여름 밤의 악몽’의 ‘조타수’라 할 수 있다.
한 편의 마당놀이, 극중 극 ‘장화홍련전’
두 쌍의 청춘남녀의 실타래처럼 꼬여만가는 과정도 재미있지만, 또 다른 숲에서 보여지는 어설픈 연극 연습을 보는 것 또한 ‘과연 제대로 왕 앞에 보여줄 수나 있을까’라는 시종일관 조마조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을 것이다. 배우들은 1인 2역으로 서로 꼬여만가는 남, 여를 연기하다 각자 또 다른 역할을 맡아 ‘장화홍련전’을 연습한다. 임금 앞에서 멋지게 연기하기 위한 어설픈 배우들의 고군분투기는 분명 관객들에게 마당놀이 이상의 흥겨움과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시놉시스>
숲 속 혼령의 왕 임황과 여왕 목후는 소발라구달라국(인도의 옛 이름)의 아이를 놓고 크게 다툰다. 그런 임황에게 충고하던 부하 박을 임황은 화가 나 달팽이로 만들어버렸다. 박은 임황에게 불만 투성이다. 임황은 눈에 바르게 되면 사랑에 빠지는 꽃잎을 목후에게 바르기 위해 구해온다.
한편, 길상과 결혼시키려는 아버지를 피해 숲으로 도망친 소선과 그녀의 연인 춘풍은 길을 잃고 숲 속 한가운데서 잠든다. 소선과 춘풍의 야반도주 사실을 알게 된 순진은 이 사실을 사랑하는 길상에게 알린다. 소선을 사랑하는 길상은 그들을 쫓는다. 이 상황을 오해한 임황은 꽃즙을 엉뚱한 춘풍에게 잘못 발라 4명의 관계를 엉망으로 만들게 된다.
숲 속 또 다른 한쪽, 목후가 잠든 곳에서는 고종 황제의 결혼식을 축하 하기 위해 동춘의 극단 단원들은 연극 연습을 한다. 임황은 허성을 괴물 같은 당나귀로 만들어 단원들은 모두 도망가고 연습은 엉망이 된다. 이 때 목후가 잠에서 깨어나 당나귀 허성을 사랑하게 된다. 지금까지 뒤죽박죽 된 사태를 수습하기 임황은 모두를 다시 잠재워 짝을 찾아 꽃즙을 눈에 바른다. 연인들은 제 짝을 찾고 임황과 목후도 화해를 한다. 마침내 동춘 극단은 고종의 결혼식 날 우스꽝스러운 연극, 장화홍련전을 올리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