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기다린 영화였다.
개인적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좋아해서이기도 하지만
감독과 등장 인물의 면면,
그리고 그 복잡 다단한 이야기를
어찌 풀어낼까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10년에 걸친 트로이 전쟁!!
그 장대한 대서사시를 2시간 30분동안 쏟아낸
그 전말을 디벼본다.
사실 이 영화는 암것도 모르고 봐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사람에 따라선 좀 긴 런닝 타임으로 인해 지루할지도 모르겠다만...
하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
그리고 호머의 [일리아드]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영화는 훨씬 더 재미있어지리라 확신한다.
우선 영화를 보는데 도움을 줄만한
당 영화의 배경에 대해 조금 썰 풀어 본다.
최대한 간단히 이야기 해보자.(잘될까? ㅡ.ㅡ ;;;)
아킬레스(브레드 피트)의 어머니 테티스(줄리 크리스티)는 여신이다.
제우스와 포세이돈이 동시에 대쉬했었는데
그녀가 낳은 아들이 아버지를 능가할꺼란 예언에 두려움을 느끼게 되고
결국 여신 테티스는 인간 펠레우스와 결혼하게 된다.
이 결혼식에 모든 신들이 초대되는데
당근 자리가 자리인지라 불화의 여신 에리스는 제외되었고
이에 삐진 에리스는 결혼식장에서 해프닝을 일으킨다.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란 글이써진 황금사과를
하객으로 온 여신들에게 던진 것이다.
유치하게도 헤라, 아프로디테, 아테나가 서로 지꺼라고 쌈질이 벌어졌고
애매한 심판에서 발뺌하려는 제우스에 의해
여신들 셋은 이네산으로 보내진다.
심판은 어이없게도 거기서 제우스의 양을 치는 양치기에게 맡겨졌고
그녀들은 그에게 작업을 들어갔다.
헤라는 권력과 부를 주겠다고 꼬셨고,
아테나는 전쟁에서의 영광과 명예를 주겠다고 했으나
승자는 아프로디테였다.
그녀는 그 양치기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주겠노라고 했다. ㅡ.ㅡ ;;;
그 여인이 바로 헬레나(다이엔 크루거)였고
그녀와 눈이 맞아 결국 이 전쟁의 원인을 제공하는 양치기 넘이
바로 파리스.
나라를 망하게 할꺼란 예언 땜에
왕자인데도 양치기로 비밀리에 숨져졌던
우리의 레골라스 올랜도 불룸인 것이다.
이야기를 하자면 끝이 없으니 이 정도만 하자.
이런 이야기들은 영화속에서 생략되니까
알고 보면 더욱 잼나리라.
물론 호머의 [일리아드]를 직접 읽으면 더욱 좋갰다. ^^*
[특전 U보트]로 우리에게 강력한 힘을 선보였던 감독 볼프강 피터슨은
그 이 후 그저그런 영화로 계속 우리를 실망시켜왔었다.
직접 각본까지 썼던 [가면의 정사]는 괜찮았다만...
암튼 그가 엄청난 돈을 들이며 다시 스펙타클로 찾아왔다.
너무나 많은 이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이야기로 말이다.
일단 연출력은 합격점을 주고 싶다.
그 방대하고 복잡한 스토리를 과감하게 축약하고
그 잔인한 전쟁의 서사시에 사랑과 휴머니즘을 불어 넣은 솜씨는
그동안의 실수(혹은 실패)를 잊게 해줄만한 것이었다.
다만 10년이란 세월을 2시간 30분으로 줄이다 보니
그 방대한 전쟁이 단기전으로 비춰진 점이 조금 아쉬웠고
아킬레스가 분노하게 되는 원인인 프로테실라오스가
친구가 아닌 사촌으로 바뀐 점등은
원작이 훼손되는 느낌이 들어 조금 불편했다.
하지만 빅 버짓과 원작의 무게감 그리고 스펙타클에 압도되지 않고
그 복잡한 스토리를 나름대로 뚝심있게 연출해 낸 것에는
일단 박수를 보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헐리웃 빅버짓 영화를 자꾸 보다보니
CG가 세밀하지 못하면 자꾸 눈에 띄게 되는데
당 영화서도 그런 점이 자꾸 보여 관람을 방해했다.
단순히 말하지면 CG가 조금 허술한 느낌을 주었단 얘기도 되고
이 장면이 CG라고 광고하듯 찍어댄 씬이 많았단 뜻도...
이것 역시 감독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거겠지?
의상이나 미술은 정말 죽여 주던데...
아킬레스.
당 영화의 주인공을 넘어
영화명을 [아킬레스]로 바꿔도 좋을만큼
그는 막대한 비중으로 영화에 자리했다.
살짝 건들거리던 이 전의 행보와 다시 결별하고
브레드 핏은 강력한 전사 아킬레스로 돌아왔다.
진정한 아킬레스가 되기 위해 스테로이드까지 맞았다지?
영화 속 그의 몸은 "조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게다가 연기도 휼륭했다.
그 서늘한 카리스마...
그는 분명 당 영화의 심장이자 엔진이었다.
그것도 아주 훌륭한.
브레드 핏의 정면 승부.
극장에서 획인하시길...
에릭 바나.
[헐크]에서의 아쉬움을 싹 잊게 해주는 캐릭터.
사실 그의 연기에 칭찬 하기 보단
시나리오상 만들어진 캐릭터가 매력적일 수 밖에 없는...
그래서 조금은 의문이 들지만
그 부분은 아킬레스 역시 마찬가지기에
그의 연기 역시 칭찬해줄만하다 하겠다.
영화를 보면 그를 좋아하게 되는 사람이 늘어날 듯.
올랜도 불룸.
그에 대해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영화 속 캐릭터에 충실한 연기를 해냈다고 보는 게 더 맞지 싶다.
그에 대한 아쉬움이 드는 만큼 그가 잘해냈다고 보는게 맞을꺼란 얘기다.
영화 말미에 활을 잡는 그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레골라스는 잊으시라.
그게 건강에 도움이 될꺼다.
전면에 보이는건 이들이지만
놓칠 수 없는 배우들이 꽤 있다.
우선 트로이의 왕 프라이엄 역의 피터 오툴.
이 사람은 거의 살아있는 신화다.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그 형형한 눈빛을 아직 간직한 그를 만날 수 있는건
이 영화가 주는 또다른 커다란 선물이다.
아킬레스와의 대면씬에 보여지는 그의 연기는
그냥 앉아서 보고 있는게 감지덕지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리고 잠깐 등장하는 [닥터 지바고]의 라라 쥴리 크리스티.
아킬레스의 어머니 여신 테티스로 등장하는데
잠깐이지만 정말 그 신비함에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사실 원작에 아킬레스의 미래를 예견해
그를 보내지 않으려 그녀가 자신의 아들을 여장시켜 숨기는 장면이 있는데
영화에 표현이 안되서 조금 아쉬웠다.
그녀가 나오길래 브래드 핏의 여장한 모습을 볼 수 있겠다 싶었는데... ㅡ.ㅡ ;;;
[엑스맨 2]의 스트라이커 브라이언 콕스가 열연한 아가맴논도 좋았고
[반지의 제왕]의 보로미르 숀빈이 연기한 오르세우스도 괜찮았다.
[딥 블루 씨]의 유일한 생존자였던 섀프론 버로즈도
헥토르의 아내 안드로매체를 무난히 소화했다.
어느새 늙어버린...
아킬레스의 연인 브리세이스로는 로즈 번이 등장한다.
조금 더 매력적으로 만들수도 있었을텐데 조금 아쉬운...
스타일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난 [트로이]가 참 근사했다.
신과 인간을 분리하지 않고
좀 더 몽환적이면서도 매혹적으로 만들 수도 있었겠다 싶기도 하지만
그럴려면 2시간 반으로도 턱없이 모자랐을 것 같기도 하고...
아쉬움이 없진 않지만
아주 매력적이고 근사한 2시간 반이 되리라.
테티스가 아킬레스의 발목을 잡고 황천에 빠뜨려 강하게 만든,
그래서 그의 유일한 약점이 물이 닿지 않은 아킬레스가 되고야 마는
영화속에 나오지도 않는 그 장면을 상상하며 안타까와 하게 될테니까...
첫댓글 갈수록 보고싶은게..아킬레스의 브래드 피트라~물론 원작이 약간 훼손된 느낌도 있다고 하더군요.아킬레스 분노하던 이유중 하나 그 여인 브리세이스는 어떤 배우인지 궁금도하고..레골라스가 패리스 왕자로 변신?ㅎㅎㅎ 멋질것 같군요..최고의 캐스팅중 하나는 피터 오톨 이군요..
브리세이스를 연기한 로즈 번은 호주 배우로 [아이 캡춰 더 캐슬]이란 영화에 나왔었지요. 위 사진서 브라이언 콕스에게 목잡힌 여자... [라 빠르망]의 질미무니 원작의 영화 [위커 파크]에 당 영화의 헬레나 다이엔 크루거와 같이 나온답니다. 조쉬 하트넷도 나온다니 개봉을 기다려 보시길...
원작이 훼손된 느낌은 아마도 신화를 배제했기 때문인듯. 그래도 보기 나쁘진 않았다는... 피터 오툴은 정말 최고!! 브래드 핏도 죽이고요. 에릭 바나 역시 아주 괜찮은... ^^*
줄리 크리스티 부분은 차라리 모르고 갈껄 흑흑.....같이 늙어가면서 여잔 왜......엉엉
영화의 아쉬움을 브래드 오빠가 다 채워주었다는...........일리아드를 아예 모르는 게 영화 감상에는 나았을 듯........내가 좋아하는 일리아드 스토리는 하나도 안 나와서 좀 섭섭해씀.........그래도 브래드 땜에 행복했음......
근데 아킬레스 엄마는 왜 애를 갖다가 발목만 잡고 담궜대요...애를 180도 돌려서 머리쪽으로도 잡고 담궜으면 완벽한 금강불괴가 되었을텐데....
이것도 보러가야쥐. 갠 적으로 헥토르 캐릭터 아주 기대됨~~
볼프강 할아버지의 명작중의 명작 있잖아.... <사선에서> 난 이영화 진짜 걸작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선에서]가 잘 만들어지긴 했다만 명작중의 명작에 진짜 걸작이라... 시간나면 그 이유에 대해 썰 좀 풀어 보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