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신시가지 11단지 전용51㎡ 9000만원 올라
"반짝 상승 효과 기대…고금리 여파 반등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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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재건축 안전 진단 규제 완화를 앞두고 서울 목동 일부 단지에서 훈풍이 불고 있다. 최근 매매가가 9000만원 오르며 침체됐던 시장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시장에선 내년에도 이어지는 고금리 공포로 지속적인 상승 흐름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국토교통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정부의 재건축 안전 진단 규제 완화 발표 이후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에서 현재까지 신고된 중개거래는 2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규제 완화의 수혜 단지로 꼽히는 목동신시가지 11단지 전용 51㎡는 지난 16일 9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2~3주 전인 지난달 29일 매매가 8억5000만원보다 10.6%(9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재건축 안전 진단 규제 완화로 매매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시장에선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 팀장은 "국지적인 움직임 정도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재건축 안전 진단이 정비사업 초기단계에 해당되고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추격 매수세가 이어지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매 시장도 여전히 거래절벽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한파가 불어 닥치고 있다. 목동신시가지14단지 전용 108㎡는 지난달 16일 최초 감정가 19억7000만원보다 20% 내린 15억7600만원으로 2차 매각이 진행됐지만 유찰됐다. 지난 10월 같은 면적 주택이 16억원에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감정가와 경매가 차이가 적은 것이 유찰 이유로 꼽힌다.
재건축 호재가 있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 역시 지난달 10일 감정가 27억9000만원에 시작한 경매에서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는 감정가가 매매가보다 높았던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로 반짝 상승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고금리 충격이 사라지지 않는 한 당분간 매매·경매 시장의 찬바람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 팀장은 "경매 시장 역시 고금리 여파로 매수심리가 위축된데다 주택 경기 침체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 저점 인식이 묘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서울지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서고 수십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것은 옛말이 되고 있다"며 "내년 고금리 태풍에 경기침체까지 겹쳐 조기 반등은 어렵다"고 전망했다.
한편 내년 1월 안전진단 기준 완화를 앞두고 안전진단을 진행 중인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 노원구청은 전날 '상계주공3단지 아파트 재건축 판정을 위한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발주했다. 용역 입찰 마감은 내년 1월 3일이다. 이번 안전진단에서 D등급 이하를 받으면 재건축이 바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원구청은 지난 20일 월계시영아파트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발주했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의 경우 1~14단지(2만6635가구) 중 이미 통과한 6단지(1368가구)를 제외하고 나머지 단지가 재건축 안전진단 절차를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