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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시 한 공인중개사무소 밀집상가의 한산한 모습. 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음. /경인일보DB |
부동산 경기침체에 개업 공인중개사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며 관련업계도 혹한기를 맞고 있다. 거래절벽 속에 경기도에선 지난 두달간 640곳 넘는 중개업소가 문을 닫거나 휴업에 들어갔으며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27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11월) 경기남부에서 178곳이 신규 개업했다. 반면 227곳이 폐업, 12곳이 휴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앞서 지난 10월에는 188곳이 신규 개업했고, 185곳이 폐업, 15곳이 휴업했다. 개업보다 휴·폐업이 더 많은 셈으로, 두 달간 경기남부에서만 439곳이 문을 닫은 것이다. → 표 참조
경기북부에서도 곡소리가 점점 커지는 실정이다. 지난 9월만 하더라도 경기북부는 109곳이 개업하고 81곳이 폐업, 5곳이 휴업했다. 신규가 소폭 더 많았다. 하지만 10월 들어서 상황이 반전됐다. 폐업과 휴업은 각각 102곳, 3곳으로 총 105곳에 달했다. 신규는 84곳에 그쳤다. 11월에도 휴·폐업 건수가 100건에 육박하는 99건으로 집계됐다.
경기 두달간 640곳… 당분간 계속
수익원인 수수료 끊겨 매출 '타격'
중개사 시험장도 절반 이상 결석
공인중개사 휴·폐업 증가 원인으로는 단연 부동산 거래절벽이 꼽힌다. 중개사들은 주택과 토지 등 부동산 중개수수료가 수익원인데, 부동산 거래가 잠기면서 매출을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한 관계자는 "폐업을 하고 싶어도 새 임차인이 없어 폐업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대리운전 등 부업을 찾는 개업공인중개사도 많다"고 전하며 "내년 전망이라도 좋으면 모르겠지만 밝지가 않다. 사무실 유지도 힘든 상황에 휴·폐업 밖엔 길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치러진 제33회 공인중개사 시험 현장에서도 감지됐다. 공인중개사 시험은 대학수학능력시험처럼 1년에 1번만 치러지는데, 수험장에 나온 이들이 적었다는 설명이다.
시험에 응시했다는 A씨는 "지난 8월 시험 접수할 땐 좌석을 못 잡을 만큼 전석 매진이었는데, 시험 당일엔 절반 이상이 안 왔다"며 "시험 난이도는 점점 어려워지는데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 보니 많은 이들이 등록만 하고 포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