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폭탄을 피해라"…주택 증여로 눈 돌리는 집주인들

"세금 폭탄 맞을라"…주택 증여로 눈 돌리는 집주인들

부동산원, 1~10월 거래현황 발표
인천 주택거래 중 증여는 8% 차지
관련 통계발표 이후 가장 높은 수준
내년 취득세 과표 실거래가 변경에
매매 없자 세부담 줄이려 증여 선택

인천의 증여 거래(주택 등)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부터 취득세 과세표준이 실거래가로 변경돼 세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부동산원 주택거래 현황 통계에 따르면 올해(1~10월) 인천 주택거래 6만6천203건 중 증여는 5천346건으로, 전체 거래의 8%를 차지한다.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발표한 지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인천의 전체 주택 거래 중 증여가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13만9천896건 중 7천703건) 5.5%, 지난해(11만9천602건 중 7천993건) 6.68% 등 올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월별로 보면 지난 9월 291건에서 10월 567건으로, 불과 한 달 사이에 약 80% 증가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고금리로 집값이 크게 떨어지고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세부담이라도 줄이려 증여를 택하는 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증여에 따른 취득세 기준이 시가표준액(시세의 70~80%)에서 시가인정액으로 바뀌면서 과세 표준이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부과돼 취득세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8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세입 관계 법률 개정안을 발표하고 오는 2023년부터 시행된다고 했다.

또한 양도세 이월 과세 적용기간도 늘어난다. 주택을 증여받고 이월 과세 적용 기간이 지난 뒤에 팔면 증여자 취득 금액이 아니니 증여받은 가액으로 양도차익을 계산했지만, 내년부터는 이월 과세 적용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과세표준이 공시가에서 실거래가로 변경되면 거기에 곱하는 세율에 따라 세금이 확 높아지기 때문에 증여할 계획을 가졌던 사람들이 그 시기를 올해로 앞당긴 것 같다"며 "내년엔 과세표준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에 올해보다는 증여가 줄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주 인천아파트 매매가격 하락률은 -1.12%로 매주 최대 하락률을 경신하고 있다.

윤유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