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부산 지역의 청약시장에서 명암이 갈렸다. '준(準)서울'이라고 여겨지는 경기 광명 지역의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철산주공 8·9단지 재건축)'와 '호반써밋 그랜드 에비뉴(광명10구역 재개발)'의 1순위 청약 성적은 '미달'인 반면, 부산의 '남천자이'는 두 자릿수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광명 지역은 현재 규제지역인 데다 향후 대기물량이 많아 청약 수요들이 망설였던 반면, 부산 지역은 비규제지역이라는 점과 공급물량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갈렸다는 분석이다.
2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7일 진행된 경기도 광명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0.97대 1을 기록했다. 930가구 모집 중 902명만 신청한 것이다.
지난 26일의 특별공급 742가구 모집도 701명밖에 신청하지 않았다. 특공 경쟁률도 단순 합산으로 0.94대 1로 그쳤다.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하고 전 평형 모두 분양가 12억원 이하여서 중도금대출도 가능했지만 청약시장 한파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전용면적 59㎡에서 가장 많은 미달이 나왔으며, 84㎡와 114㎡ 평형은 그나마 2대 1수준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호반써밋 그랜드 에비뉴'의 1순위 청약 경쟁률도 0.63대 1을 기록하며 미달됐다.
293가구 모집에 184명만 신청한 것이다. 이 단지의 특별공급은 그나마 경쟁률이 4.44대 1로 선방했다는 평가였지만 1순위 청약에서는 처참히 무너졌다.
대부분의 소형평수가 미달됐으며 전용면적 84B㎡ 평형도 경쟁률을 기록하지 못했다.
이들 단지가 이렇게 혹평을 받은 이유는 주변 구축단지들의 시세가 하락했던 것이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옆단지인 철산주공 13단지의 전용면적 84㎡ 가격은 지난 4월 11억6000만원의 최고가를 기록 후 불과 8개월만인 이달 3일 7억8300만원으로 4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게다가 광명 지역 인근에 3기 신도시도 예정돼있고 향후 대기물량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해당지역의 청약 수요들이 망설였다는 점도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광명 지역에 향후 대기 물량이 상당해 청약 수요들이 상당히 망설였고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로 흘러갔다"며 "부산 지역은 비규제지역이어서 전매제한도 걸리지 않고 향후 물량도 많은 편이 아니어서 수요가 몰렸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기 광명 지역의 부진과 달리 부산에서 첫 3.3㎡당 평균 분양가 3000만원을 기록한 '남천자이'의 청약 경쟁률은 53.77대 1로 흥행했다.
남천자이 1순위 공급 청약에서 57가구 모집에 3065명이 신청해 평균 53.7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날 진행한 특공 경쟁률도 4.15대 1이었다. 분양가가 높다는 지적에도 부산 지역의 청약 시장은 입지와 브랜드 단지 등으로 살아나는 분위기다. 비규제지역인 만큼 대출 규제와 전매제한, 실거주 요건이 없어 수요가 몰렸다는 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