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보며 걸으니 가슴이 뻥~" 부산 갈맷길 완벽 가이드
나들이보다 씩씩하게 등산보다 가볍게… 두 발로 즐기는 부산
신동아 2021년 12월호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제주올레길이 해안길, 지리산둘레길이 숲길 중심이라면 부산갈맷길은 도심과 바다, 산, 숲, 강변 등을 속속들이 바라보며 걷는 길이다. 9개 코스 총 278.8㎞에 이르는 갈맷길 위엔 다채로운 풍경만큼 이야기, 즐길 거리, 먹을거리도 풍성하다.
1코스 33.6㎞, 10시간
동해 바닷가 절경과 소나무 숲을 끼고 걸을 수 있는 코스. 하루에 코스 전체를 걷는 게 무리라면 일광해수욕장에서 마무리할 것을 추천한다. 해수욕장 인근엔 볼 것도, 먹을 것도 많다. 해를 등지고 걸어야 얼굴이 덜 타므로 오전에 출발하는 것이 좋다. 이 길엔 국내 최대 멸치 산지로 알려진 대변항이 있다. 달맞이언덕 쪽에는 레스토랑, 일식집, 횟집 등 다양한 음식점이 포진해 있다. 미포와 청사포에서 즐기는 조개구이와 회 맛도 일품. 해운대와 인접한 기장체육관 주변에는 짚불에 구워 비린내 없이 고소한 맛이 일품인 곰장어(먹장어) 식당이 많다.
1-1구간 12.2㎞, 4시간 ★
임랑해수욕장~칠암파출소~부경대 수산과학연구소~일광해수욕장~기장체육관~기장군청
1-2구간 21.4㎞, 6시간 ★★
기장군청~죽성만~대변항~오랑대~해동용궁사~송정해수욕장~문탠로드
* 걷기 난이도 상 ★★★ 중 ★★ 하 ★
2코스 18.3㎞, 6시간
해안을 따라 서쪽으로 이동하는 코스다.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걷다 보면 백사장 끝자락에 아담하게 자리 잡은 동백섬에 다다르게 된다. 동백섬 둘레를 따라 뻗은 해안산책로는 총 950m 정도로 길지 않아 산책하며 하루를 정리하기에 더없이 좋다. 2-2구간 초입인 광안리해수욕장은 매년 가을마다 열리는 부산불꽃축제 메인 무대인 광안대교를 바라보며 회를 즐길 수 있는 곳. 해운대구청 인근에 암소갈비, 복국 등을 맛볼 수 있는 식당도 즐비하다.
2-1구간 5.7㎞, 2시간 ★
문탠로드~해운대해수욕장~누리마루 APEC하우스~민락교
2-2구간 12.6㎞, 4시간 ★★
민락교~광안리해수욕장~동생말~어울마당~오륙도 유람선선착장
3코스 41㎞, 14시간
부산 원도심 속살을 느낄 수 있는 코스. 40계단 문화관광테마거리, 부산근대역사관, 국제시장, 보수동 책방골목 등 부산의 근현대사를 압축해 보여주는 유적지를 감상하는 것이 묘미다. 중구 중앙·남포·부평동 등 원도심에는 허름하지만 맛은 탁월한 식당이 곳곳에 숨어 있다. 자갈치시장 서쪽 끝에 있는 생선구이 골목 방문도 필수. 생선을 산더미만큼 쌓아놓고 껍질은 노릇노릇, 속은 보들보들하게 구워낸다.
3-1구간 11.5㎞, 4시간 ★★
오륙도 유람선선착장~신선대~UN기념공원~(옛)부산외국어대~부산진시장
3-2구간 15.8㎞, 5시간 ★★
부산진시장~증산공원~초량성당~부산역~백산기념관~부산근대역사관~국제시장~자갈치시장~영도대교~남항대교
3-3구간 13.7㎞, 5시간 ★★
남항대교~절영해안산책로~중리해변~감지해변산책로~태종대 입구
4코스 36.3㎞, 13시간
해 뜨는 바다를 등지며 걷다가 노을 지는 강에서 멈추게 되는 길. 100년 역사의 송도해수욕장, 아름다운 노을로 유명한 다대포해수욕장, 낙동강 하구 등이 여행객의 흥취를 돋운다. 두송반도에선 낙동강과 남해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4-3구간에선 장림피혁공단도 지난다. 부산 전역에 산재하던 피혁 관련 공장을 모아놓은 이 지역에서는 지금도 수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해넘이 명소로 손꼽히는 다대포해수욕장과 아미산 전망대를 따라 걷다 보면 황금빛 낙조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4-1구간 13.0㎞, 4시간 ★★
남항대교~송도해수욕장~송도해안볼레길~암남공원 입구~감천항
4-2구간 12.5㎞, 4시간 ★★
감천항~두송반도 전망대~몰운대
4-3구간 10.8㎞, 5시간 ★★
몰운대~다대포해수욕장~응봉봉수대 입구~낙동강하굿둑
5코스 42.1㎞, 13시간
부산 최남단 가덕도 명소를 두루 거치는 코스. 을숙도의 갈대와 삼각주 등이 바다와 함께 빚어내는 이색 풍광이 압권이다. 운이 좋으면 명지갯벌에서 철새의 군무를 볼 수도 있다. 신호대교를 건너면 진우도와 가덕도의 빼어난 경치가 눈앞에 펼쳐진다. 대원군척화비가 있는 천가초등학교를 지나 연대봉에 올라서면 대마도가 아주 가깝게 보인다. 숭어잡이로 유명한 대항을 지나 외양포 쪽에 이르면 러일전쟁 당시 일본군이 만들어놓은 포진지를 지금도 볼 수 있다. 정거생태마을의 아름다운 벽화는 전국에서 손꼽을 만한 수준. 서부산 쪽에 자리 잡은 식당에서는 조개구이가 별미다.
5-1구간 22.0㎞, 6시간 ★★
낙동강하굿둑~명지오션시티~신호대교~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천가교
5-2구간 20.1㎞, 7시간 ★★★
천가교~천가초등학교~소양보육원~연대봉~대항선착장~대항새바지~어음포~동선방조제~정거생태마을~천가교
6코스 47.5㎞, 15시간
오르막이 없어 가볍게 산책 삼아 걸을 만하다. 낙동강 둔치 대저생태공원에는 매년 봄이면 유채꽃이 만발한다. 샛노란 물결이 끊임없이 출렁이는 모습이 장관이다. 갈대가 나부끼고 철새가 몰려드는 늦가을 또는 초겨울 오후도 운치 있다. 엷은 햇살이 사방을 금빛으로 물들이는 광경이 환상적이다. 낙동강 하구에서 낙조와 어우러지는 철새의 군무는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 낙동강하굿둑 교차로에서 왼쪽으로 700m 거리에 지하철 1호선 하단역이 있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 화명생태공원은 낙동강의 탁 트인 풍경과 금정산성의 웅장함을 즐기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6-1구간 13.2㎞, 4시간 ★
낙동강하굿둑~낙동강사문화마당~삼락생태공원~삼락 IC~구포역
6-2구간 23.0㎞, 7시간 ★★★
구포역~백양터널~운수사~선암사~성지곡수원지
6-3구간 11.3㎞, 4시간 ★★
구포역~화명생태공원~화명운동장~화명수목원~동문
7코스 22.3㎞, 9시간
부산갈맷길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코스. 성지곡수원지에 빽빽하게 서 있는 삼나무와 편백나무 숨소리를 들으며 걸으면 기분이 맑고 상쾌해진다. 금정산성 제2망루 가는 길까지는 다소 숨이 차지만 남문을 통과한 다음 산성고개에서 동문을 지나 부채바위, 제4망루, 원효봉, 북문에 이르는 능선길은 상대적으로 걷기 쉽다. 부산 전체를 조망하기에도 제격이다. 금정산성은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가장 큰 산성이다. 금정산 부근에는 염소고기, 오리고기를 먹으면서 막걸리로 목을 축일 수 있는 식당이 즐비하다. 범어사 입구에서 먹는 산채비빔밥도 맛있다.
7-1구간 9.3㎞, 4시간 ★★
성지곡수원지~만덕고개~남문~동문
7-2구간 13.0㎞, 5시간 ★★
동문~북문~범어사~노포동 고속버스터미널~스포원파크~부산톨게이트~금정 상현마을
8코스 17.2㎞, 5시간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는 평탄한 코스. 수영강과 회동호 주변 경관이 빼어나다. 일제강점기인 1942년 조성된 8-1구간 회동수원지길엔 당시 고향을 빼앗긴 수몰민의 원성과 울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 길이 2009년 부산 갈맷길 축제 길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받았다. 오륜대 근처 부엉산 정상에서 부산을 조망해 보자. 땅뫼산에서 윤산자락을 감싸고 명장정수사업소까지 이어지는 수변길도 백미다. 동천교를 따라 길을 걷다 보면 수영강 반대쪽으로 APEC나루공원, 영화의전당, 센텀시티 등을 볼 수 있다.
8-1구간 10.2㎞, 3시간 ★★
상현마을~오륜대~명장정수사업소~동대교~동천교(석대다리)
8-2구간 7.0㎞, 2시간 ★
동천교(석대다리)~원동교~과정교~좌수영교~APEC나루공원~민락교
9코스 20.5㎞, 6시간
장장 700리 갈맷길의 대미를 장식하는 구간. 시작점 상현마을은 갈맷길 7, 8, 9코스가 교차하는 분기점이다. 여기서 출발해 철마천과 이곡천, 아홉산과 일광산 등을 지나며 빼어난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상현마을에서 이곡마을까지는 고즈넉한 평지다. 이곡마을 삼백 살 느티나무에 이르면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 산악자전거 경기장으로 쓰인 숲속 자전거 코스를 만나게 된다. 산책로 언덕배기에 있는 모연정은 싱그러운 나무에 둘러싸여 산림욕을 즐기며 쉬어가기 알맞다. 일광산 자락을 걷다 다랑이논이 펼쳐진 동서마을을 지나면 길이 기장군청까지 이어진다.
9-1구간 11.5㎞, 3시간 ★★
상현마을~장전2교~장전마을~보림교~이곡마을
9-2구간 9.0㎞, 3시간 ★★
이곡마을~모연정~기장군청
부산 갈맷길 전구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