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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인지악(無攻人之惡)
남의 잘못을 꾸짖지 않는다는 뜻으로, 자신의 악은 다스리지 않으면서 남의 잘못을 들춰내 꾸짖어서는 안된다는 공자의 가르침이다.
無 : 없을 무(灬/8)
攻 : 칠 공(攵/3)
人 : 사람 인(人/0)
之 : 갈 지(丿/3)
惡 : 악할 악(心/8)
출전 : 논어(論語) 안연(顏淵) 第12
이 성어는 논어(論語) 안연(顏淵)편에 제자 번지(樊遲)의 물음에 공자(孔子)가 대답하는 가운데 나온 말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번지가 공자를 따라 무운대 아래서 노닐다가 공자에게 물었다. '어떻게 도덕을 높이고 악한 생각을 물리치며 옳고 그름을 가리는지를 묻고자 합니다.'
樊遲從遊於舞雩之下曰 : 敢問崇德, 脩慝, 辨惑?
공자가 말했다. '훌륭한 물음이다. 먼저 노력하고 뒤에 얻는 것이 도덕을 높이는 것이 아니겠는가? 자기의 결점과 착오를 바로잡고 다른 사람의 결점과 착오는 공격하지 않는 것이 악한 생각을 물리치는 아니겠는가? 일시적인 분노로 자신을 잊고 심지어 어버이까지 미치게 하는 것이 미혹이 아니겠는가?'
子曰 : 善哉問. 先事後得, 非崇德與? 攻其惡, 無攻人之惡, 非脩慝與? 一朝之忿, 忘其身以及其親, 非惑與?
(論語/顏淵 第12)
번지는 공자보다 나이가 무려 36살이나 어렸는데, 공자의 어린 제자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의 지식을 탐구하려는 욕망은 대단했다. 그가 제기한 인(仁), 지(智), 덕(德)에 관한 문제에 대하여, 공자는 근거를 번지의 상황에 맞추어서 대답을 했던 것이다.
번지는 스승의 핵심 사상이 '인(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이미 스승에게 '인(仁)'에 대하여 3 차례나 질문한 적이 있었다.
공자의 말씀은 이러했다. '어진 덕을 가진 사람은 곤란을 직시하고 극복하는데, 이루고 나면, 어진 사람이라고 할 수가 있다.'
공자께서 또 말씀하셨다. '소위 '인(仁)'이라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공경으로 대하고, 일을 처리할 때는 열심히 하며, 사람을 대할 때는 충심과 정성을 다하여, 설사 아무런 지식이 없는 미개한 곳에 가더라도, 이런 인품과 덕성은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공자께서 덧붙여 말씀하기를,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바로 '인(仁)'이다.'
번지가 물었다. '현명하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지혜란 무엇입니까?'
공자는 '귀신을 공경하나 멀리하는 것이 현명함이다.' 또한 '사람을 이해하고, 올바른 사람(즉 인품과 재능과 도덕을 잘 갖춘 사람)을 알아 낼 수 있는 것이 지혜란다'고 말씀하셨다.
한번은, 번지가 스승을 따라 관우단(觀雩壇)을 거닐다가 질문하였다. '어떻게 해야 덕행을 더 쌓아 잘못을 고칠 수 있을까요?'
공자께서 말씀하기를, '일을 할 때는 먼저 하려고 힘쓰고, 그리고 나중에 대가를 받는 게, 덕행을 증진시키는 방법이 아니겠느냐? 엄격하게 책임을 지고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지우지 않는 것이, 잘못을 고치려는 태도가 아니겠느냐!'
무공인지악(無攻人之惡)
맡아서 해야 할 임무나 의무가 책임(責任)이다. 일이 잘 안될 때 잘 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이라 하듯이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일은 주변에 흔하다.
공자(孔子)님이 일찍이 논어(論語) 위령공(衛靈公) 편에서 '군자는 자기 자신에게서 잘못을 찾고, 소인은 남에게서 잘못을 찾는다'고 가르쳤지만 실천이 잘 안 된다.
君子求諸己(군자구저기)
小人求諸人(소인구저인)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주는 경구로 미국 트루먼 대통령의 좌우명도 자주 인용된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The buck stops here
다른 사람의 잘못이나 착오(人之惡)를 꾸짖지 않는다(無攻)는 이 성어도 논어에 나온다.
공자의 제자로 이름이 수(須)인 번지(樊遲)가 기우제를 지내는 제천단 아래를 산책하다가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덕을 숭상하고 마음의 악을 바로잡고 마음속 의혹을 밝혀내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敢問崇德, 脩慝, 辨惑.
스승은 질문이 훌륭하다고 칭찬하고 자상하게 설명한다. '먼저 일하고 보답을 나중에 얻게 되면 덕을 높이는 일이 되고, 자신의 나쁜 점만 따지고 다른 사람의 잘못은 따지지 않는 것이 사특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겠는가.'
先事後得, 非崇德與, 攻其惡, 無攻人之惡, 非修慝與.
자신의 악은 다스리지 않으면서 남의 잘못을 들춰내 꾸짖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하루 아침의 분노로 스스로를 잊고 나쁜 짓을 하여 부모에게 영향이 미치면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라 했다. 안연(顏淵)편에 실려 있다.
추적(秋適)이 금언과 명구를 모아 놓은 책 명심보감(明心寶鑑) 존심(存心)편에 비슷한 구절이 있다.
責人者不全交(책인자부전교)
自恕者不改過(자서자불개과)
남을 꾸짖는 자는 사귐을 온전하게 할 수 없고, 자기 자신을 용서하는 자는 허물을 고치지 못한다
무공인지악(無攻人之惡)
남의 잘못을 탓하지 않는다.
공자(孔子) 제자 번지(樊遲)가 제천단이 있는 곳에서 공자를 모시고 노닐었다. 번지는 공자에게 조심스럽게 질문을 했다. '감히 묻자옵니다. 덕을 숭상하고 잘못을 바로잡고 의혹스러운 것을 가려내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공자(孔子)가 대답했다. '좋은 질문이구나. 일을 먼저 하고 성과를 얻는 것을 뒤로 미루는 것이 덕을 숭상하는 것이 아니겠느냐(先事後得 非崇德與)? 자기의 잘못만을 따지고 다른 사람의 잘못은 따지지 않는 것(攻其惡 無攻人之惡)이 잘못을 씻는 방법이 아니겠는가? 일시적인 분한 것을 참지 못하고 몸을 그르쳐 걱정을 부모에까지 끼친다면 멍청한 짓이 아니겠는가?'
공자는 자상하게 번지에게 설명했다. 먼저 자기가 해야 할 사회적인 책임이 무엇인지 그것을 결정하고 행한 다음 얻는 바를 택한다. 힘들고 괴로운 일은 남보다 먼저 하고 이익과 녹은 남보다 나중에 한다. 이것이 덕을 높이는 것이다.
한 때의 분노를 참지 못하여 자기 몸의 신세를 잊어버리고 자기 부모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게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 분노는 어디서 오는가. 다 남을 탓하기 때문이다. 자기의 잘못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다른 사람의 잘못은 관대하게 한다면 그렇게 분노가 일어나지 않으리라.
'논어' 안연 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늘 그렇듯 공자는 이번에도 제자 번지의 성격을 헤아려 대답을 한 것이다. 어찌 번지에게만 해당되는 일일까.
불가에서도 이를 가져다 경계를 하였으니 중국 한산시(寒山詩)에는 이와 관련된 시가 있다.
不須攻人惡, 何用伐己善.
구태여 남의 악한 일 꾸짖지 마라, 어이 내 착한 일 자랑할 것인가?
行之則可行, 卷之則可卷.
행해야 할 것은 곧 행하고, 그쳐야 할 일은 곧 그쳐라.
祿厚憂責大, 言深慮交淺.
녹이 두터우면 큰 책임 걱정하고, 말이 깊으면 옅은 정 염려하네.
聞玆若念玆, 小兒當自見.
만일 이 말을 듣고 또 깊이 생각하면, 비록 어린애라도 깨달음 있으니라.
여기서 무공인지악(無攻人之惡)이란 말이 유래했다. 남의 잘못을 탓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자신의 악은 철저히 경계하고 타인의 악은 관대해 용서할 일이다.
▶️ 無(없을 무)는 ❶회의문자로 커다란 수풀(부수를 제외한 글자)에 불(火)이 나서 다 타 없어진 모양을 본뜬 글자로 없다를 뜻한다. 유무(有無)의 無(무)는 없다를 나타내는 옛 글자이다. 먼 옛날엔 有(유)와 無(무)를 又(우)와 亡(망)과 같이 썼다. 음(音)이 같은 舞(무)와 결합하여 복잡한 글자 모양으로 쓰였다가 쓰기 쉽게 한 것이 지금의 無(무)가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無자는 ‘없다’나 ‘아니다’, ‘~하지 않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無자는 火(불 화)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불’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갑골문에 나온 無자를 보면 양팔에 깃털을 들고 춤추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무당이나 제사장이 춤추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춤추다’가 본래의 의미였다. 후에 無자가 ‘없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 되면서 후에 여기에 舛(어그러질 천)자를 더한 舞자가 '춤추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無(무)는 일반적으로 존재(存在)하는 것, 곧 유(有)를 부정(否定)하는 말로 (1)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 공허(空虛)한 것. 내용이 없는 것 (2)단견(斷見) (3)일정한 것이 없는 것. 곧 특정한 존재의 결여(缺如). 유(有)의 부정. 여하(如何)한 유(有)도 아닌 것. 존재 일반의 결여. 곧 일체 유(有)의 부정. 유(有)와 대립하는 상대적인 뜻에서의 무(無)가 아니고 유무(有無)의 대립을 끊고, 오히려 유(有) 그 자체도 성립시키고 있는 듯한 근원적, 절대적, 창조적인 것 (4)중국 철학 용어 특히 도가(道家)의 근본적 개념. 노자(老子)에 있어서는 도(道)를 뜻하며, 존재론적 시원(始原)인 동시에 규범적 근원임. 인간의 감각을 초월한 실재이므로 무(無)라 이름. 도(道)를 체득한 자로서의 성인(聖人)은 무지(無智)이며 무위(無爲)라고 하는 것임 (5)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서 없음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없다 ②아니다(=非) ③아니하다(=不) ④말다, 금지하다 ⑤~하지 않다 ⑥따지지 아니하다 ⑦~아니 하겠느냐? ⑧무시하다, 업신여기다 ⑨~에 관계없이 ⑩~를 막론하고 ⑪~하든 간에 ⑫비록, 비록 ~하더라도 ⑬차라리 ⑭발어사(發語辭) ⑮허무(虛無) ⑯주검을 덮는 덮개 ⑰무려(無慮), 대강(大綱)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빌 공(空), 빌 허(虛)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존(存), 있을 유(有)이다. 용례로는 그 위에 더할 수 없이 높고 좋음을 무상(無上), 하는 일에 막힘이 없이 순탄함을 무애(無㝵), 아무 일도 없음을 무사(無事), 다시 없음 또는 둘도 없음을 무이(無二), 사람이 없음을 무인(無人), 임자가 없음을 무주(無主), 일정한 지위나 직위가 없음을 무위(無位), 다른 까닭이 아니거나 없음을 무타(無他), 쉬는 날이 없음을 무휴(無休), 아무런 대가나 보상이 없이 거저임을 무상(無償), 힘이 없음을 무력(無力), 이름이 없음을 무명(無名), 한 빛깔로 무늬가 없는 물건을 무지(無地), 대를 이을 아들이 없음을 무자(無子), 형상이나 형체가 없음을 무형(無形), 아무런 감정이나 생각하는 것이 없음을 무념(無念), 부끄러움이 없음을 무치(無恥), 도리나 이치에 맞지 않음을 무리(無理), 하는 일 없이 바쁘기만 함을 무사분주(無事奔走), 한울님은 간섭하지 않는 일이 없다는 무사불섭(無事不涉), 무슨 일에나 함부로 다 참여함을 무사불참(無事不參), 즐거움과 편안함에 머물러서 더 뜻 있는 일을 망각한다는 무사안일(無事安逸), 아무 탈없이 편안함을 무사태평(無事泰平), 재미나 취미나 없고 메마르다는 무미건조(無味乾燥) 등에 쓰인다.
▶️ 攻(칠 공)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등글월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工(공)으로 이루어졌다. 무기(武器)를 들고 치다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攻자는 '치다'나 '때리다', '공격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攻자는 工(장인 공)자와 攵(칠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工자는 땅을 단단하게 다지는 도구인 '달구'를 그린 것이다. 攻자는 이렇게 땅을 세차게 내리치는 도구를 그린 工자에 攵자를 결합한 것으로 무언가를 세차게 공격한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본래 攵자에 '때리다'라는 뜻이 있기는 하지만 攻자는 이보다 더 거세게 공격하는 것을 뜻하기 위해 만들어진 글자로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攻(공)은 ①치다, 때리다 ②책망하다 ③닦다 ④거세(去勢)하다 ⑤공격하다 ⑥굳다 ⑦다스리다 ⑧불까다 ⑨짓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칠 벌(伐), 칠 타(打), 칠 고(拷), 칠 당(撞), 칠 박(撲), 칠 격(擊), 칠 토(討), 칠 력(轢), 두드릴 고(敲), 쇠몽치 추(椎), 망치 퇴(槌), 때릴 구(毆),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지킬 수(守), 막을 방(防)이다. 용례로는 나아가 적을 침을 공격(攻擊), 공격하는 태세나 그 힘을 공세(攻勢), 공격과 방어를 공방(攻防), 남의 잘못을 논란하고 공격함을 공박(攻駁), 공격하여 약탈함을 공략(攻掠), 공격과 수비를 공수(攻守), 옥을 갊 또는 지덕을 닦음을 공옥(攻玉), 공격하여 싸움을 공전(攻戰), 공격하여 정벌함을 공벌(攻伐), 공격하여 달려듦을 공습(攻襲), 에워싸고 공격함을 공위(攻圍), 자기의 부족한 점을 시정하기 위하여 온 힘을 기울이는 일을 공궐(攻闕), 학문 같은 것을 연구함을 공구(攻究), 한 가지 부문을 전문적으로 하는 연구를 전공(專攻), 침입하여 공격함을 침공(侵攻), 양쪽으로 끼고 공격하는 것을 협공(挾攻), 세찬 공격을 강공(强攻), 공격을 받다가 역으로 맞받아 하는 공격을 역공(逆攻), 어떤 사물을 과학적으로 분석 관찰하는 일을 연공(硏攻), 갑자기 적을 쳐들어 감을 습공(襲攻), 시간을 버티면서 느릿느릿 공격함을 지공(遲攻), 병이나 병균이 몸의 겉으로 나타나지 아니하고 속으로 퍼짐을 내공(內攻), 부지런히 학문을 닦음을 근공(勤攻), 옥을 가는 데 돌로 한다는 뜻으로 천한 물건으로 귀한 것을 만듦을 이르는 말을 공옥이석(攻玉以石), 상대의 마음을 공략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말을 일컫는 말을 공심위상(攻心爲上), 공격하기 어려워 좀처럼 함락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난공불락(難攻不落), 먼 나라와 친하고 가까운 나라를 쳐서 점차로 영토를 넓힘으로 중국 전국시대에 범저가 진왕에게 진언한 외교 정책을 일컫는 말을 원교근공(遠交近攻), 독으로써 독을 친다는 뜻으로 악을 누르는데 다른 악을 이용함을 이르는 말을 이독공독(以毒攻毒), 남의 신상에 관한 일을 들어 비난함을 이르는 말을 인신공격(人身攻擊), 자기의 결점을 생각지 않고 남의 잘못을 비난함을 이르는 말을 이단공단(以短攻短), 물결이 밀려왔다가 밀려가듯이 한 공격 대상에 대하여 단속적으로 하는 공격을 이르는 말을 파상공격(波狀攻擊) 등에 쓰인다.
▶️ 人(사람 인)은 ❶상형문자로 亻(인)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이 허리를 굽히고 서 있는 것을 옆에서 본 모양을 본뜬 글자. 옛날에는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썼으나 뜻의 구별은 없었다. ❷상형문자로 人자는 ‘사람’이나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人자는 한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글자이기도 하다. 상용한자에서 人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만 해도 88자가 있을 정도로 고대 중국인들은 人자를 응용해 다양한 글자를 만들어냈다. 이전에는 人자가 두 사람이 등을 서로 맞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해석을 했었지만, 갑골문에 나온 人자를 보면 팔을 지긋이 내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었다. 소전에서는 팔이 좀 더 늘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어 지금의 人자가 되었다. 이처럼 人자는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사람의 행동이나 신체의 모습, 성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人(인)은 (1)사람 (2)어떤 명사(名詞) 아래 쓰이어, 그러한 사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사람, 인간(人間) ②다른 사람, 타인(他人), 남 ③딴 사람 ④그 사람 ⑤남자(男子) ⑥어른, 성인(成人) ⑦백성(百姓) ⑧인격(人格) ⑨낯, 체면(體面), 명예(名譽) ⑩사람의 품성(稟性), 사람됨 ⑪몸, 건강(健康), 의식(意識) ⑫아랫사람, 부하(部下), 동류(同類)의 사람 ⑬어떤 특정한 일에 종사(從事)하는 사람 ⑭일손, 인재(人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진 사람 인(儿),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짐승 수(兽), 짐승 수(獣), 짐승 수(獸), 짐승 축(畜)이다. 용례로는 뛰어난 사람이나 인재를 인물(人物), 안부를 묻거나 공경의 뜻을 표하는 일을 인사(人事),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인권(人權), 한 나라 또는 일정 지역에 사는 사람의 총수를 인구(人口), 세상 사람의 좋은 평판을 인기(人氣),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을 인류(人類), 사람의 힘이나 사람의 능력을 인력(人力),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인재(人材), 사람의 수효를 인원(人員), 사람으로서의 됨됨이나 사람의 품격을 인격(人格), 사람에 관한 것을 인적(人的), 사람을 가리어 뽑음을 인선(人選), 사람의 힘이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을 인위(人爲), 사람의 몸을 인체(人體),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한 사람 한 사람이나 각자를 개인(個人), 나이가 많은 사람을 노인(老人), 남의 아내의 높임말을 부인(夫人), 결혼한 여자를 부인(婦人), 죽은 사람을 고인(故人), 한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장사하는 사람을 상인(商人), 다른 사람을 타인(他人),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의 삶이 헛되지 아니하면 그 이름이 길이 남음을 이르는 말을 인사유명(人死留名), 인생이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무상(人生無常),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는 말을 인생조로(人生朝露),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하였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인면수심(人面獸心), 정신을 잃고 의식을 모름이란 뜻으로 사람으로서의 예절을 차릴 줄 모름을 인사불성(人事不省), 사람의 죽음을 몹시 슬퍼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인금지탄(人琴之歎)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 즉,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지남지북(之南之北) 등에 쓰인다.
▶️ 惡(악할 악, 미워할 오)은 ❶형성문자로 悪(악)의 본자(本字), 僫(악, 오), 悪(악, 오)은 통자(通字), 恶(악, 오)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마음심(心=忄;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亞(아, 악)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亞(아, 악)은 고대 중국의 집의 토대나 무덤을 위에서 본 모양으로, 나중에 곱사등이의 모양으로 잘 못보아 보기 흉하다, 나쁘다의 뜻에 쓰였다. ❷회의문자로 惡자는 ‘미워하다’나 ‘악하다’, ‘나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惡자는 ‘악하다’라고 할 때는 ‘악’이라고 하지만 ‘미워하다’라고 말할 때는 ‘오’라고 발음을 한다. 惡자는 亞(버금 아)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亞자는 사면이 요새처럼 지어진 집을 그린 것이다. 惡자는 이렇게 사방이 꽉 막힌 집을 그린 亞자에 心자를 결합한 것으로 ‘갇혀있는 마음’이라는 의미에서 ‘악하다’를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惡(악할 악)은 (1)도덕적(道德的) 기준에 맞지 않는 의지(意志)나 나쁜 행위 (2)인간에게 해로운 자연 및 사회 현상. 부정(不正), 부패(腐敗), 병, 천재(天災), 또는 나쁜 제도나 풍속(風俗) 따위 (3)삼성(三性)의 하나. 남이나 자기에게 대하여, 현세(現世)나 내세(來世)에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 올 성질을 지닌 바탕. 오악(五惡), 십악(十惡) 따위 등의 뜻으로 ①악하다 ②나쁘다 ③더럽다 ④추하다 ⑤못생기다 ⑥흉년 들다 ⑦병들다, 앓다 ⑧죄인을 형벌로써 죽이다 ⑨더러움, 추악(醜惡)함 ⑩똥, 대변(大便) ⑪병(病), 질병(疾病) ⑫재난(災難), 화액 ⑬잘못, 바르지 아니한 일 ⑭악인, 나쁜 사람 ⑮위세(位勢), 권위(權威) 그리고 ⓐ미워하다(오) ⓑ헐뜯다(오) ⒞부끄러워하다(오) ⓓ기피하다(오) ⓔ두려워하다(오) ⓕ불길하다(오) ⓖ불화하다(오) ⓗ비방하다(오) ⓘ싫어하다(오) ⓙ어찌(오) ⓚ어찌하여(오) ⓛ어느(오) ⓜ어디(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흉할 흉(凶), 사특할 특(慝),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착할 선(善)이다. 용례로는 나쁘게 됨을 악화(惡化), 나쁘게 이용함을 악용(惡用), 불쾌한 냄새를 악취(惡臭), 남이 못 되도록 하는 나쁜 말을 악담(惡談), 나쁜 버릇을 악습(惡習), 무섭거나 기괴하거나 불길한 꿈을 악몽(惡夢), 몸에 열이 나면서 오슬오슬 춥고 괴로운 증세를 오한(惡寒), 가슴속이 불쾌하면서 울렁거리고 토할듯 한 기분을 오심(惡心), 오한을 수반하지 아니하고 심하게 열이 나는 증세를 오열(惡熱), 바람을 쐬면 오슬오슬 추운 병을 오풍(惡風), 몹시 미워함을 증오(憎惡), 싫어하고 미워함을 협오(嫌惡), 어려운 싸움과 괴로운 다툼이라는 뜻으로 강력한 적을 만나 괴로운 싸움을 함을 악전고투(惡戰苦鬪), 나쁜 나무는 그늘이 지지 않는다는 악목불음(惡木不蔭), 죄 지은 놈 옆에 있다가 벼락을 맞았다는 악방봉뢰(惡傍逢雷), 오한이 나고 머리가 아픈 증세를 오한두통(惡寒頭痛), 사람은 미워 하더라도 그 사람의 착한 점만은 버리지 아니함을 오불거선(惡不去善)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