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인천·대구 8.1만 가구 입주
역전세난·초급매물 급증 가능성
올 한해 시세 하락과 미분양 급증세가 뚜렷했던 인천과 대구에 내년 총 8만1000가구가 신규 입주할 예정이다.ⓒ연합
올해 미분양 증가율과 시세 하락 폭이 가장 가팔랐던 인천과 대구에 내년 역대급 입주 물량이 쏟아진다. 금리 인상에 따른 거래 절벽도 이어질 전망이라 세입자를 받기 위한 집주인들의 전세가 인하와 초급매물 증가에 따른 시세 하락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30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인천과 대구에 각각 4만4984가구, 3만6059가구가 신규 입주할 예정이다. 두 지역 공급 물량은 경기도(10만9090가구)를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양이자 2000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다.
인천에선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입주 예정이 전체 물량의 80% 가량(18곳)을 차지한다. 1월 인천 서구 루원시티2차SK리더스뷰(1789단지)를 시작으로 부평구 e편한세상부평그랑힐스(5050가구), 검암역로열파크씨티푸르지오(1·2단지, 4805가구) 등이 대표적이다.
대구에서는 입주 예정 단지의 52%인 1만 8900가구가 재개발과 재건축 등 도심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된다. 서대구센트럴자이(1526가구)와 서대구역반도유보라센텀(1678가구), 달성파크푸르지오힐스테이트(1501가구) 등이 대표적인 단지다. 대구시에서 정비사업으로 1만 가구 이상 공급되는 것은 내년이 처음이다.
이 같은 대단위 입주 물량은 시세 하락을 더욱 부채질 할 전망이다. 올 한해 집값 하락 폭이 가팔랐던 두 도시는 내년 매매가 추가 하락은 물론 세입자를 구하기 위한 전세 시세 하락도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KB부동산이 내놓은 월간주택가경동향(1~12월분) 통계를 보면 올해 인천 아파트 평균 가격은 전년비 6.54%, 대구는 7.11% 하락했다. 이는 세종시(11.46%)에 이은 전국 2, 3번째 큰 낙폭이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공급이 늘면 전세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이 간다"면서 "금리 인상으로 전세 수요 자체가 전반적으로 주춤해졌고 특히 신규 입주 물량이 집중되는 지역에서는 전세값이 크게 내려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신규 입주 물량이 늘면 매물도 늘 수 밖에 없고 이는 신축 아파트 매매가격 조정과 주변 기존 아파트 시세 하락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