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쌤의 개인레슨 오늘부터 받기 시작했다. 솔직히 팬텀을 부르고 싶었지만 그건 가장 후 순위에 두었고 내게 1순위는 이룰 수 없는 꿈이 됐다. 나쁘지 않았다. 내가 가장 잘 부른다고 생각하는 곡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건 착각이였다. 소리, 질감, 동선 등 뭐 하나 완벽한건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내가 노래부를 때 겁나 힘을 잔뜩 주고 부르는 것이다. 온 상체에 힘을 끌어다 쓰고 있었기에 목이 매우 아팠다. 현정쌤께서는 라이트하게 말해주듯이 부르라고 하셨다. 그렇게 부르니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만 같았다. "분명 이거보단 더 세게 더 많이 뭔가 해야할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내게 있었던 것 같다. 연기랑 마찬가지였다. 연기도 진짜 잘 할 때는 내가 한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기 때문이다. 이제 제발 뭔가 해야한다는 강박을 벗자.
소리 낼 때 농구공 던지고 계속 바라보듯이 나도 소리가 나아가는 방향을 계속 보라고 하셨다. 지당하신 말씀이신게 내가 농구할 때도 골은 거의 매번 바라볼 때 들어갔기 때문이다. 소리도 봐야지 잘 전달되겠지....
선생님과 맞춘 동선. 꼭 다음주까지 마스터하겠다.
내 2순위는 empty chairs and empty tables 인데 아직 난 마리우스의 그 슬픔이 잘 상상이 가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노래를 부를 때 질감은 개나줘버리고 기계처럼 움직였다. 그렇게 함몰된 가슴과 부릅 뜬 눈으로 노래했는데 현정쌤께서는 가슴에 눈이 있다고 생각해보라고 하셨다. 그러면 절대 함몰 될 수도 없고 눈도 자연스럽게 떠질 수 있다.
어떻게 하면 더 마리우스를 잘 이해할까? 생각해보다가 리액팅 아카데미를 폭파시키는 상상을 했다. 곧바로 몰입이 되어 전보다 괜찮은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내 경험 안에 있는 비슷한 상황들이 얼마나 귀한지 느꼈다.
가장 중요했던 피드백은 가사를 꼽씹어라 였다. 현정쌤께서 가사를 곱씹는 가이드라인대로 노래를 불렀는데 전보다 훨씬 괜찮고 듣기 좋은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가사를 대사 분석하듯이 종이에 쭉 적고 분석해보고 계획을 세워보자!!
레슨 녹음한거 복기 꼭 두자!!
인상깊었던 점
고3 세희가 뭐든 하려고 하는 모습이 참 기특하다. 어떻게 보면 우리중 가장 바쁘게 살고 있는데 반장이 되어서 올리는 글귀와 사진들을 보면 참 리액팅이 안 나올 수가 없었다. 나도 세희를 본받아 (비록 반장이 더이상 아니라고 할지라도) 계속 분위기를 밝게 만들고 뭐든 하는 도전적 분위기를 향해 나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