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지 10년만에 다시 만났네요.
우리가 뭐 사랑하는 연인 사이도 아니였고
죽고 못사는 애인도 아니였으니....덤덤하긴 했으나
말 속에 눈빛 속에 잔잔하게 서로를 배려하고 염려하는 진심은 보이더군요.
내가 왜 유독 그 남자를 좋아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구지 이유를 따지자면 그냥 편안하고 이물없어서가 아닌가 싶긴하지만
10년만에 만나 찾아간 곳이 시장 안 족발집
얼마나 맛난 집이기에 줄이 몇 미터는 서 있어
결국은 포기하고 건너편 순대국밥집으로
10년만에 마주 앉았건만 지난달에 본 사람처럼 편하고 자연스럽고 좋았습니다.
'좀 늙었네...'
'아프다더니만 걍 봐줄만한데...'
2차로 김포공항 근처 칼국수집
맛난 칼국수에 반주 한 잔
헤어질대는 쿨하게 니 갈길 니 알아서 가라....걸어가든지 택시 타고 가든지..말든지.
생각해 보니
서로에게 기대하거나 바라는게 없어서 편한 사이가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내 좋아하는 세련된 사람도 아니고
내 모르는것 척 척 알려줄 박사도 아니지만
그에게선 사람 냄새도 나고 약간의 모자람도 자연스럽게 보여서 좋다.
특히나 그의 손은 딱 농사꾼 손이다
책상에 앉아 펜 굴리던 손은 절대로 아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고 좋아하는 일하는 손을 가진 그
그래서 그가 좋은가 보다.
처음으로 확인한 우리 두 사람의 나이 차
어쩌면 이미 10년전에 확인했지만 잊어 버렸을 수도 있겠다
나 보다 4살이나 위지만 한번도 존대를 써준 일이 없는 사람
4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10년 터울음 됨직한 그의 넉넉함과 배려심
나도 누군가에게
또 다른 오광섭이 되고 싶다.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나간 옛 이름들을 기억헤 본다
녹우 형
고사목
세연정 아줌마
소소유
이화
심연
상금이
길손 형아
길눈이
다들 뭐하고 사는지...
그들에게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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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02.10 09:53
첫댓글 보고 싶은 닉네임들이 많이 보이네유~~
우리가 늙어버려서....
ᆞ ᆞᆞᆞ
다들 잘 계실거여요.
그게 어디든 ....
누가 나보구 아읏사이더였으며.
또한
10 년 카페의 역사라 하던데 .
그라고 보니.
늘 그 만큼의 거리에서
지켜만 보구 있었네요.
꿋꿋이 ㅎ
광섭이형 멋있지요?
남자들은 좋겠어요 ㅎ
마실님도 만만치 않아요.....오광섭이 멋있어바짜...농사꾼 촌놈이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