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 때 조폭 두목을 휘어잡았는데
김 난 석
고 김명환 용사
그는 파월 용사였지만
원래 천안지역 조폭 두목이었다.
키 160 정도에 체중 60 정도...?
나를 형이라 아우라 하지도 않고
종씨라 부르던 고 김명환 용사.
천안에서 잡상을 하던 때
그곳 조폭들이 행패를 부리더란다.
그래서 연탄집게를 불에 발갛게 달구어
자기 머리를 주욱 긁어내리니
“아이구 형님!” 하면서 모두 무릎을 꿇더란다.
이렇게 해서 조폭 두목이 되었는데
나라를 위해 헌신하겠다며 월남전에 참전했다.
당시 주 월남 사령관이 채명신 장군이었는데
어찌 서로 알게 되고
고 김명환 용사는 베트콩 은거지에 혼자 침투해
1개 소대를 섬멸했다 한다.
이로 인해 무공훈장을 받고
도하 신문에 대대적으로 보도 되었는데
그런 고 김명환을 나는 중학시절에 휘어잡았다.
사실 조폭이 아니라 깡이 센 의리의 사나이였던 거다.
중학시절 내 옆에 앉게 되었는데
시험 때만 되면 내 신세를 지게 되었다.
그가 2차방정식을 알거며
정온 연풍 화풍 질풍..., 바람의 종류를 알거며
아미라제 트립신 리파제..., 소화효소를 알거며
하우 러브리 더 플라워스 아... 영어를 알겠는가.
그래서 나를 살짝살짝 곁눈질하며 점수를 얻었으니
자연스레 상하관계가 형성되었던 것이다.
상하 관계? 그게 아니라 의리의 관계다.
한번은 시골 홍성에 내려가려니
장항선 기차 편이 없었다.
그래서 경부선을 타고 천안에 내려
버스정류장을 찾느라 두리번거릴 때
지갑을 날치기 당했다.
그래서 고 김명환 용사에게 연락하니
인근 다방에 가 있으라는 거였다.
(이 부분은 김명환 용사 파월 전의 이야기다)
아니나 다를까 내 지갑을 들고 왔다.
돈은 없어졌지만 주민등록증과 다른 것들은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아마도 고 김명환 용사는 날치기 떼들도
다 맥을 잡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 파워는 어디서 나왔을까?
아마도 깡이 아니었을까?
나는 깡이라면 새우깡만도 못하다.
그러나 무술이랄 것까지는 없다 하더라도
고교시절 당수가 4급이요
대학시절 유도도 단 심사에선 떨어졌지만 2년을 수련했으니
누구에게 맞더라도 낙법은 알고 있는 터다.
옷소매만 잡히면 빗당겨치기 해 같이 넘이뜨릴 수는 있다.
내 사촌 누이가 청량리 역 앞에 레스토랑을 차렸다고 했다.
한번쯤 들려볼까 하다가 지나치고 말았는데
어느 날 조폭들이 행패부리고 있으니 도와달라는 거였다.
그래서 이런 땐 고 김명환 용사가 필요한데 이걸 어쩌나...?
그러다가 별 대책도 없이 찾아가 상황을 보니
한 패거리가 들어와 각 테이블에 한 사람씩 앉아 점거하고
먹고 나가고, 그 자리에 다른 패가 들어와 먹고 나가고
이렇게 영업방해를 하고 있는 거였다.
그래서 맥주병 하나 집어들어 맥주상자를 탁 치면서
“영업을 왜 이따위로 해? 다 집어치우고 문 닫아!”
이렇게 한 소리 했더니
모두 슬금슬금 나가는 거였다.
그 용기가 어디서 나왔던지...
그들은 내 스포츠 형 머리에 기죽었을까?
그 뒤에 알고 보니 조폭들이 영업비를 뜯어내는 수법이었다.
영업을 처음 차렸으니 그걸 어찌 알랴.
그로부터 영업비 뜯기지 않고 잘 운영했는데
이런 용기는 고 김영환 용사를 흉내낸 때문이었다.
그런 고 김영환 용사가 대전으로 이사 가더니
밤만 되면 대로에 벌렁 누워버려
골칫거리라는 풍문이 들려오더니
어느 날 홀연히 떠나고 말았다.
파월 용사 고 김명환 용사.
영면하시라.
그런데 청량리 레스토랑에 조폭보다 더 쎈놈이 찾아왔단다.
그건 조폭이 아니라 불경기란 놈인데
이건 당분간 아무도 못 말리리라.
첫댓글 고 김명환 용사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맥주병을 왼손에 들고 고함치시는 젊은이 난석선배님을 떠올리며 베시시 웃어봅니다..ㅎㅎ
잘지내지요?
일주일에 한번은 봐야하는데
2주일도 넘었으니~
다음 합동안전제 때는 보겠지요.ㅎ
선배님 글 재주가 있으시니
그냥 술술 드라마 한편
즐기고 갑니다
조폭 두목 행세도 하셨다니
난석 선배님 대단하십니다.
불경기란 놈도
수습해 주시면 안될까요?ㅎㅎ
불경기란 놈은 혼자는 못다스려묘.
우우 몰려가야지요.
한번 몰려서 가볼까요?
오늘은 안되지만.ㅎ
용감한 김명환용사도 세월앞에선 이기지 못한것 같습니다. 결혼식사진인가 봅니다. 신부에게 반지를 끼워드리는 모습 멋지십니다.
세월엔 장사 없지요.
그건 약혼식 때랍니다.
난석님`
무용담 잘 읽고 갑니다
그래도 한깡 했었네요 ㅎㅎ
엉겹결에 제압했었지요.
소설처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두 가지 다 갖추기 어려운데
난석님은 지와 용기의 싸나이십니다.
그런가요?
고맙습니다.
이젠 도망가는게 제일입니다.
넘
잼있네요
이제는 나서지 마셔요
ㅎㅎ
이젠 도망가야죠.ㅎ
흔히 말하는 깡다귀가
있으시네요 ㅎ 선배님
자신의 소신이 뚜렷 하신거는 글쓰시는거 보고
알고 있었지요
잘보셨는데 유연성이 좀 부족해요.
난석님~
유흥업소에 깡 부리는 사람들 많이 있었습니다.
물론 의리 있는 사람도 있어요.
잘 읽어습니다.
깡도 있고 객기도 있지요.
한때는 스포츠형 머리도 유행이었지요
예전 가수 오기택씨도 스포츠형머리~
젊음의 모습도 멋지십니다
약혼식 사진이신듯
날씨가 찹니다
오후시간도 평안하십시요
날이 쌀쌀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