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나는 멜로인데 남자가 양동근인 이해 안가는 드라마가 전염되고 있다. 소매치기가 나와 말도 제대로 못하고, 곱상하게 생긴 처녀가 담배물고 술주정 해대며 시한부 사랑을 나누는 <네 멋대로 해라>. 별것 아닌 척 설렁설렁 넘어가고 있는 이 드라마는, 그러나 곳곳에 세상의 폐부를 찌르는 비수가 숨겨져 있고, 젊은이들은 열광한다.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이상한 청춘들이 어설픈 대화에 귀를 세우게 하는 걸까.
장 뤽 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 스파이크 리의 <똑바로 살아라>, 우디 앨런의 <돈을 갖고 튀어라>, 마틴 로렌스가 나오는 <경찰서를 털어라>, FILM2.0 비디오 칼럼 '영화, 네 멋대로 봐라'에 이어 명령조의 되바라진 제목 최신판으로 나온 TV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는 제목 그대로 니 멋대로 사는 애들의 이야기다. 니 멋대로 사는 방법엔 두 가지가 있겠다. 하나는 개판 5분 후의 패륜아 인생을 사는 것이고, 또 하나는 진정한 자유인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진정한 자유인에는 책상머리에 앉아 골 파가며 득도하는 소극적 자유인과 세상의 거친 파도에 맞서 싸우며 몸소 자유를 획득하는 적극적 자유인이 있겠는데, <네 멋대로 해라>의 두 주인공 고복수(양동근)와 전경(이나영)은 후자에 해당된다. 소매치기 출신의 버벅거리는 스턴트맨과 키보드 치는 바보 공주한테 굉장한 칭찬이다. 하지만 아깝지 않다. 모자라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기자만은 아닌 모양이다. 비록 시청률 순위에서 <인어아가씨>처럼 바삐 꼬리를 휘드르진 않지만, 젊은이들은 양동근과 이나영 연애하는 얘기에 밥알을 튀긴다. 뭔가가 있다. 우리 시대의 복판을 관통하며 이 마음 저 마음 얼렁뚱땅 적재적소를 찌르는 뭔가가 있다. 16회에 드디어 경은 복수가 죽을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복수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이제 급속도로 결말을 향해 치들을 예정이나 늦었다 생각하는 사람, 이제라도 보시라. 도대체 뭘 멋대로 하란 건가.
하나! 니 맘대로 살아라-------------------
어디 한번 니 맘대로 살아보세요. 어릴 적 고아원에 맡겨진 고복수가 경력 15년의 소매치기로 성장한 것도, 갑자기 맘 바꿔 우연히 마주친 전경에게 순정 다 바치는 것도, 그래서 뒷바라지해 온 송미래(공효진)에게 표정 바꾸는 것도 다 니 맘대로다. 전경이 되는 대로 막 살고, 미래에게서 복수 뺏고, 담배 피우며 술 마시는 인생을 사는 것도 다 니 맘대로다. 대개의 영화나 드라마는 이렇게 니 맘대로 사는 애들을 고깝게 본다. <청춘의 덫>의 이종원이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하지만 <네 멋대로 해라>는 그렇지 않다. 이 드라마 만드는 박성수 PD, '비굴한 겸손보다 오만한 솔직이 낫다'는 모토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비굴한 겸손은 이거 재고 저거 재며 원만하고 문제 없이 사는 인생일 터이고, 오만한 솔직이란 눈치 안보고 니 맘대로 사는 인생을 뜻할 것이다. 이거야말로 숨통 확 트이는 얘기다. 복수와 경은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내키는 대로, 현재의 감정대로, 눈칫밥 그릇발로 걷어차며 내달린다. 복수와의 사랑이 미래에게 들킬 걸 경이 염려하자 복수, 이렇게 말한다. "들킬래요... 나 이렇게 골 아프게 안 살래요... 다들 헷갈리게 살다가 후회해요... 지금 당장 ... 기면 기구 아니면 아닌거ㅇ{요. 참구 사는 거, 웃기는 거예요... 난 지금 당장, 미래보다 경이씨가 더 좋아요.. 그래서 내가 나중에 후회해두 어쩔 수 없어요. 지금 하구 싶은 거 하구... 나중에 후회할래요." 명대사다. 여기서... 이 뭔지는 본 사람은 다 안다. 고복수, 대화 나누기 참 어려운 사람이다. 아무튼 치사하게 안 살고 독립해서 먹고 살 정도로만 돈 벌며 마음 안속이고 멋대로 사는 게 이 녀석들 꿈이다. 이 드라마엔 버스 정류장에 앉아 하염없이 서로를 기다리는 복수와 경이 자주 나온다. 이 스피디한 시대에 무작정 기다리며 허송세월 하는 것도 멋대로 사는 거다. 그게 무슨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냐고? 그러니까 당신은 아직 멀었다.
둘! 톡 까놓고 얘기해라----------------
여기 나오는 인간들의 대화는 앞뒤 안가리고 생각나는 대로 툭툭 던지는 게 특징이다. 톡 까놓고 얘기하다 보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경으 ㄹ때리는 경의 아버지한테 '어쩌면 그렇게 독하게 따님을 때리세요? 무슨 아버지가 이래? 이 사람... 친 아버지 아니야"라고 말했던 복수는 맘먹고 날린 대사 마무리하기도 전에 바닥에 널브러진다. 주인공들은 모두 제꺽제꺽 튀어나오는 말들, 어려운 얘기로 생각과 언어가 일치하는 즉물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소통한다. 사회 생활하면서 이러기 쉽지 않다는 거, 당신도 알고 나도 안다. 그런데 거침없이 니 멋대로 말하는 게 가슴을 쿵쿵 친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골통에 상쾌한 바람 구멍을 내준다. 필시 한동진 기자(이동건)가 자기를 좋아하는 걸 알면서도 경은 그의 앞에서 복수를 그리워하며 툭툭 말한다. "못본 지 3주가 지났어요. 근데 마음이 아파요. 목이 따가워요. 머리가 없어졌어요. 내가 아는 건 그거 뿐이에요" 톡 까놓고 말할 뿐 아니라 인정옥 작가의 상상력 뛰어난 '대사빨'이 맛깔나다. 솔직하게 말하는 세대는 또한 감각적인데, 그래서 이 드라마엔 '구질구질해' '드러워'와 같은 감각형 대사가 주를 이룬다. "둘이 어떤 사이냐?(복수 쫓아다니는 경찰 정달)" "애인이요(경)" "재주 좋다 복수, 너 애인 바꿨냐?(정달)" "아저씨 장갑이나 바꾸세요. 몇달 전에 끼던 걸 계속 끼구 다니네, 드럽게(경)" "입이나 닦구 말해 이년아, 짜장 국물이나 질질 흘리구(미래)" "귀엽죠?(경)" "드럽지 귀엽냐?(미래)" 16회 마지막 장면에서 복수는 죽은 아빠의 시신을 붙들고 "왜 이렇게 차가워... 아빠..."라며 울먹인다. 이 즉각적이고 감각에 의존한 대사는, 그러나 <네 멋대로 해라>가 찾고 싶은 세상의 진심을 향해 한걸음에 달음박질한다.
셋! 동문에 서답해라 ----------------
<네 멋대로 해라>식 대화의 두번째 특징은 동문서답이다. 대화 상대자가 아직 발설되지 않은 서로의 의중까지 파악해 치열한 말의 논리를 전개하고 그렇게 수분동안 눈알 부라리며 얘기하고도 모자라 이 방 저 방 돌아다니며 똑같은 말을 50분동안 재차 삼차 반복 확인하는 <제국의 아침> 식 대화체는 이 드라마에 없다. 몇마디 나누면 금세 스르르 대화가 날아가 옆집 복실이 개밥 그릇에 들어가 있다. 이쪽에서 "아"하면 저쪽에서 "어"하고 다음엔 아예 무시한다. 복수, 자기를 보고 도망치는 경에게 "아...뭐하는 거에요...지금? 달밤에 운동해요?" 하면 경은 "그럼 해뜬 밤에 운동해요?" 이 드라마에는 불세출의 무술감독 정두홍씨도 양찬석이란 이름의 스턴트 감독으로 등장하는데 어느날 아침 그가 보라매 공원 잔디밭에 누운 걸 복수가 발견한다. "여기서 잤다구요?" "응, 별이 예뻐서... 별보다가 잠들었어. 낭만적이지?" "양찬석, 그러다 감기드는데..." 이따위 대사의 초절정은 복수가 미래와 뭘 자꾸 속닥거리다가 아파 쓰러지자 질투 반 걱정 반이 든 경이 복수와 나눈 대화다. "니네 둘이서 잘 먹고 잘 사세요" "뭘 먹어요?" "알아서 먹어요" 이 군데군데 비어 있는 대화들은 일상에 여백을 만들고 사는 게 사는 것 같게 만들어 준다. 서로 아구가 맞지 않는 대화는 한순간에도 수십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서 들쑥날쑥하는 세대의 특징이기도 할텐데, 굳이 낡은 표현 쓰긴 싫지만, 확실히 다양성의 시대다. 아, 자유로워라, 멍청하고 똑똑한 대사들이여.
넷! 어떠한 잘못도 덮어줘라 ----------------
복수는 소매치기였지만 경은 그의 어두운 과거까지 사랑하겠다 한다. 신파라고? 그래, 신파 맞다. 근데 신파가 얼마나 대단한 건데. <네 멋대로 해라>는 젊은 세대의 흔한 표피적, 말초적 특성으로부터 벗어나 있다. 이 녀석들 머릿속엔 삶의 거죽에서 미끄러지며 사는 대신 믿는 건 끝까지 믿겠다는, 내 맘대로 선택한 건 버리지 않는다는 우직한 줏대가 있다. 그래서 경은 복수를 사랑하고, 경은 외도했던 어머니가 미워도 사랑하고, 경은 주먹날리는 아버지를 사랑하고, 복수는 정신 못 차리는 어머니를 사랑하고, 동진은 마음이 딴 데 가 있는 경을 사랑하고, 미래는 복수와 경을 다 사랑한다. 잘못이 뭔지 따질 것도 없다. 사회적 통념 따윈 복수네 집 금붕어한테나 줘버려라. 이때, '어떠한 잘못 중에는 인간 자체가 모자란 것도 포함된다. 동진의 로봇 바둑이에 메이드 인 재팬이라 써 있는 걸 보고 그럼 명령 내리려면 일본어로 해야되나? 라고 고민하는 경이나, 탕수육 국물에 코 빠뜨린 것처럼 두루뭉술 살아가는 복수나 모자라고 부족하고 비정상적인 인간형의 모델로 추호의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 더 이상 무시하면 안된다. 누누이 얘기하지만 이 녀석들 속에 초심이 중심을 거쳐 본심에 진심을 만드는 시대의 바람이 담겨 있다. 여기, 바보 같은 경의 궁극의 대사가 있다. 박정달 경장의 계략에 유치장에 갇힌 복수를 떠올리며 경찰서 계단에 앉은 경의 대사. "나, 저 사람 없으면 죽을 때까지 이렇게 담배만 펴야지. 죽을 때까지 아무것두 안하구, 밥두 안먹구, 세수두 안하구, 음악두 안하구 이렇게 담배만 펴얒. 여기 앉아서 계속 담배만 펴야지" 흑흑.
다섯! 죽어라 사랑하고 죽어라 의리를 지켜라 ----------------
그리하여 결론은 죽어라 사랑한느 거다. 그리고 죽어라 의리를 지키는 거다. 제작진 스스로가 '늙은 팜므 파탈'이라 표현한 복수 엄마 유순. 윤여정 여사의 명연기처럼 이 드라마에 나오는 사람들은 서로 할퀴지 못해 안달이 난 고양이들 같다. 경의 아빠 낙관(조경환)은 눈에 띄기만 하면 딸을 패고 그런 아빠에게 경은 돈을 구걸하고, 미래는 복수에게 이 새끼 저 새끼 경에 이년 저년, 복수 아빠(신구)와 복수의 대화도 정상적인 부자지간의 대화가 아니다. 그러나 겉으론 투박한 이들에게 유일한 기준은 사랑한 사람 끝까지 사랑하고 의리는 반드시 지킨다는 뚝심이다. 그래서 돌아보면 다들 착한 사람들이다. 따지고 보면 <네 멋대로 해라>만큼 악당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드라마도 없다. 낙관은 젊은 시절 강제로 결혼한 아내(이혜숙)에게 순정을 바치고 있으며 정달 역시 복수의 순수한 라이벌일 뿐이다. 아내에게 퉁명스럽고 미래에게 집적대면서도 한없이 외로운 경의 오빠 강(이세창)의 심정은 또 어떤가. 박성수 PD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이 본심과 본성에는 이웃을 생각하고 아픈 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 인정옥 작가도 거든다. "제대로 사랑하는 것이 이 드라마의 주데다" 은근슬쩍 상투적인 경계를 즈려 밟으며 젊은 시청자들 마음에 필을 꽂아주니 무수한 통속극의 장마에 지친 그들, 몇주가 지나 초가을 단비로 내려 비로소 충만하게 하는 이 단출한 빗줄기에 단절의 벽은 하염없이 허물어진다.
여섯! 아무 직업이나 갖고 부모니껜 막 대하라 ----------------
자, 이제부터는 보너스 서플먼트다. <네 멋대로 해라>엔 희한한 직업이 많다. 소매치기를 하다 웬 스턴트맨이고, 치어리더를 하다 간호사 공부하는 미래는 뭐며, 못나가는 인디록 밴드의 키보디스트 경도 흔한 건 아니다. 이 들쑥날쑥하고 조율되지 않는 날생선 직업 설정은 하고 싶은 건 어떤 거라고 할 수 있는 이 세대의 건강한 꿈이다. 되고 싶은 건 뭐든지 맘대로 될 수 있다. 굳이 이건 될까 저건 안 된까 고민할 건 뭐냐. 또 뭐나, 복수와 경의 가족관계다. 복수는 반말로 아빠에게 쏘아대기 일쑤고, 경의 가족은 흩어지기 직전의 콩가루다. 하지만 내심 부모를 걱정하고 그들을 포용하며 그들의 모습에서 자기를 발견하기 역시, 함부로 말하고 대드는 만큼 속 깊다. 친구 같은 부모들과 자식들의 관계는 전세대와 후세대가 서로를 끌어안는다. 이 거대한 용광로는 <네 멋대로 해라>가 우리 시대의 아이들을 이야기하면서 세대의 통합을 빼먹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이것도 흔한 일일 드라마의 3, 4대가 하하호호 화목하는 얘기들과는 다르다. <네 멋대로 해라>엔 결이 여러 개다. 복수와 경과 미래의 결은 우리 시대 청춘들의 분명 남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지만 그 결의 끝엔 여러 개의 결들이 이어져 있다. 낯선 최전방의 전투적인 요새와 낯익은 최후의 보루가 맺는 거대한 배려의 핵 융합, 밖으로 삐쳐 나가는 원심력의 엉뚱한 리듬과 안으로 소구하는 구심력의 든든한 멜로디. 그 지 마음에 주단을 깔고 복수와 경은 바보 놀이를 계속한다. 엄마 아빠 보고 있자니 세상이 왜 이런지 답답하기만 하다. 그래도 흔한 청춘들처럼 방황하지 않는다. 둘의 덜떨어진 대화엔 이상한 에너지가 있다. 아마 그래서 모두 이 바보들을 보고 있을 것이다. 인정옥 작가의 말처럼 "그들에게 남겨진 궁극적인 숙제는 가족"이다. <네 멋대로 해라>는 흔치 않은 가족 드라마기도 한 것이다.
<고복수와 전경의 이상하고 감동적인 대화 "말 그만해요. 버벅대니까 깨잖아요">
<네 멋대로 해라>의 중심엔 뇌종양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사는 고복수와 전경의 사랑이 있다. 둘의 사랑은 생뚱맞고 어설프지만 순식간에 깊어졌고 강하다. 만남의 핵심은 대화다. 복수는 늘 이상하게 말하고 경은 늘 솔직하고 엉뚱하게 말하는 그 대화가 드라마의 색깔을 좌지우지한다.
> 복수를 찾아 복수 엄마 유순의 꼬꼬닭 치킨집에 왔다 복수와 마주치자 도망가는 경
"닭먹으러 왔음... 닭을 먹구 가야죠. 그냥 가면... 어떡해요? 우리 엄마 벙찌게..." "닭 먹으러 온 거 아니에요" "나 찾아왔어요?" "네" "왜요?" "그냥요" "내가 뭐... 해주까요 전경씨?" "좋아해두 되나요?" "네... 나두 그래두 되죠?"
> 서로 좋아하기로 한 복수와 경. 그러나 미래에게 들켜 마음이 불편한 어느 날 아침 설렁탕 집
"아침두 안먹었죠?"(복수) "우유 먹었어요" "우유가 아침인가... 물이지... 우리 이거 맛있게 먹어요. 경이씨가 날 좋아하기루 하구... 나두 경이씨 좋아하기루 했으니까... 우리 좋아하기루 해요. 이렇게 금방 들킬 줄은 몰랐지만... 들켰다구 금방 등 돌리면 그게 좋아하기루 한 거가요? 우리 구질구질해도... 잠깐만 몰래 만나면 안 될까요? 웃기지도 않은 놈이 이런 말을 하네... 전과자 주제에... 부잣집 아가씨한테... 근데 경이씨 안만나면 금방 죽을 거 같애요" "만나지 말자 그럴 줄 알았어요. 그말 할까봐 겁나 죽는 줄 알았어요. 이젠 설렁탕 먹어야지"
>경을 피하던 복수가 비오는 밤 버스 정류장 근처 레코드 가게에서 우연히 경과 마주친다.
"아니... 이럴수가... 여기서 이렇게 우연히 마주칠 줄이야... 아, 톤이 너무 높았어. 아, 안 만날려 그랬는데... 여기서 마주친 걸 어뜩해요? 그렇지 않나?" "보구 싶어 죽는 줄 알았네" "나두요"
>이제 당당하게 사랑하자고 결심하는 복수와 경
"헷갈리게 살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그럴수 밖에 없으니까 다들 그렇게 사는 거죠. 난 타고 났는데. 헷갈리게 사는 거, 답 없는 거"(경) "사실은 나두요... 나둔데." "그러니까 나 좋아하죠" "아니에요... 난 전경씨 예뻐서 좋아해요... 헷갈린 여자라구 좋아하나? 헷갈린 여잘 누가 좋아해?" "그냥 두고 봐요, 우리 어뜩게 되나" "그래두 되나? ... 비겁한 거 아닌가?" "소매치기두 했으면서, 뭘" "아... 가끔 저렇게 심장을 찔러..경이씬 훌륭해"
> 고기 좋아하는 경에게 고기를 사주겠다며 비싼 음식점에 온 복수
"진짜 비싼 집인가 부다... 에이 우리가 먹으면 얼마나 먹는다구..."(복수) "나 많이 먹어요" "얼마나 먹는데요?" "주는 대로 다 먹어요" "겁난다" "보탤께요" "에이... 그럼 안되죠. 내가 오자 그랬는데... 쪼금만 먹어요"
> 경에게 멋있는 말을 하려는 복수
"멋있게 생각할라구... 막 이렇게 쓰다보니까... 좀 슬프기두 하구... 뭐 좀 한숨두 나구... 뭐 눈물 콧물..."(복수) "말 그만해요. 버벅대니까 깨잖아요"
>복수의 병을 알고 있는 미래가 복수를 부추기며 둘만 경이 모르는 대화를 나누자
"나두 알래요. 어디 아파요?"(경) "아..시끄러워 좀...골 아파서 돌아버리겠다... 한번만 더 그러면... 나 경이씨 안 봐요" "...복수씬 나 안보구두 살 수 있어요? 그래요? 난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