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원주민 여성 둘을 잔인하게 살해한 남아프리카공화국 태생으로 미국에 귀화한 남성 브라이언 스티븐 스미스가 법원으로부터 징역 226년형을 선고받았다.
스미스는 이웃에 살던 캐슬린 조 헨리와 베로니카 아부축을 살해하고 특히 헨리를 고문하며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혐의로 1급과 2급 살인 및 성폭행, 증거 오염 등 무려 14가지 혐의로 지난 2월 유죄 평결을 받았는데 앵커리지 법원 재판부는 12일(현지시간) 무거운 형벌을 선고했다고 abc 뉴스가 전했다. 그는 이날 최후 진술도 거부하는 등 재판 내내 입을 열지 않았다.
스미스는 2018년 8월 당시 52세의 아부축을, 이듬해 9월 4일 당시 30세의 헨리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의 범행은 2019년 9월 30일 한 여성이 길바닥에서 '매리어트 도심에서의 살인'이란 라벨이 붙여진 SD 카드를 주웠다고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발레리 캐슬러란 이 여성은 나중에 스미스의 트럭에서 그의 휴대전화를 훔친 뒤 저장된 동영상과 사진들을 SD 카드에 옮겼다는 사실을 실토했다. 그녀는 재판에 나와 원래 휴대전화는 잃어버렸다고 증언했다.
징역 226년 선고는 검찰의 구형량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피고의 변호인단은 징역 132년형을 내려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최종 기일 재판에서 검찰은 스미스의 전화에서 발견된 사진들과 세 번째 범죄의 희생자로 믿어지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알래스카 원주민 또는 아시아 여성을 묘사한 포렌식 스케치를 보여줬다. 검찰은 또 스미스 본인이 촬영한 끔찍한 동영상과 사진 증거들도 보여줬는데 스미스는 헨리를 살해하는 자신의 행동을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아부축의 딸 크리스티 그리말디는 연초 재판에 나온 데 이어 선고 순간도 지켜봤는데 "피고가 (감옥에서) 썩을 것을 알게 돼 위안이 된다"면서 "내게 그는 삶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는 지적이지 못한 병든 인간으로 늘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장 케빈 색스비는 선고에 앞서 두 여인의 죽음이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특히 여성들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색스비 판사는 피해자들의 이름을 이니셜만 쓰는 것이 법정의 오랜 관행이었지만 자신은 풀 네임을 쓰고 싶다고 밝혔다. "그들은 인간이 아닌 어떤 것으로 취급됐다. 그래서 그들의 이름을 제대로 언급하는 일이 내겐 더 존중하는 행위처럼 보인다. 이렇게 함으로써 아주 작은 정도로라도 그들의 인간성을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말디는 판사의 뜻에 공감하며 "피고인의 이름은 잊고 기억하라, 베로니카 로살린 아부축과 캐슬린 조 헨리를 기억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