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621) - 제주일주 WALK 기행록(10, 끝)
- 한라산 바라보며 서귀포로 돌아오다(남원 태흥리 – 서귀포 보목어촌 24km, 총 338km)
4월 4일(수), 아침에 비 한 두 방울 뿌리다가 이내 그친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조별로 아침을 들고 7시 반에 버스에 올라 남원읍 태흥리 바닷가로 향하였다. 홍순언 이사의 인도로 몸을 풀고 이성임, 김현숙, 이미미 씨 등 일행 가운데 젊은 여성 트리오가 힘찬 목소리로 선창하는 ‘GO, GO, Let’s GO’를 연호한 후 제주일주 마지막 날 걷기를 시작하였다.
제주일주 마지막 날 걷기의 발걸음
일주하는 동안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던 한라산을 내내 조망하며 걷는 바닷길이 쾌적하다. 제주도 남단의 동쪽에서 서쪽방향으로 계속 이어지는 바닷길, 두 시간쯤 걸어 남원용암해수풀장이 있는 올레 안내소 앞에서 10여분 휴식하며 드는 과일과 음료가 꿀맛이다. 이어진 바닷길, 해안가 리조트 뒤쪽의 산책로가 눈에 익다. 10년 전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 묵으며 걸었던 길이다. 그곳 지나 울퉁불퉁한 조약돌 길을 조심스레 걸어 이른 곳은 윤기 나는 정자가 여러 개 늘어선 아늑한 휴식처다. 11시 반 경 이른 곳은 경관이 빼어난 위미 항, 앞서 가던 아내가 멈춰 서서 한 집을 가리키며 영화 ‘건축학개론’에 등장하는 멋진 주택이라고 설명해준다. 일행 중 어느 분이 일러줬다네. 가는 길목에 눈길을 끄는 노송 한 그루, 330년 된 보호수다. 점심 자리에서 선상규 회장이 이곳까지 걸은 거리가 330km, 남은 거리가 8km라고 귀띔한다. 우연힌 숫자의 일치가 신통하다.
12시 경 지난 곳은 위미1리 해안, 홍보 판에 ‘바다에도 숲이 필요해요’라고 적힌 글을 메모하였다. ‘5월 10일은 바다식목일 - 해조류 숲이 생기면 전복, 소라, 물고기들이 찾아오고 바다의 생명력이 되살아나지요~’ 위미리 지나니 공천포 항, 그곳에서 오전 걷기를 마무리하고 버스에 올라 왔던 방향으로 10여분 되돌아간다. 식당은 두 시간 전에 걸었던 올레안내소 인근의 횟집, 메뉴는 회덥밥이다.
위미1리 해안, 홍보 판에 ‘바다에도 숲이 필요해요’라고 적힌 곳
점심 후 공천포항 이동, 1시 50분에 오후걷기를 시작한다. 오후 걷기에 앞서 선상규 한국대표, 엔도 야스오 일본대표, 블ㄹ디미르 러시아 대표 세 사람의 선창으로 ‘GO, GO, Let’s GO’를 연호한 후 제주일주 마지막 걷기를 시작하였다.
한 시간여 바닷길을 걸어 유네스코 제주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효돈천에 이른다. 신비한 바위모형 사이로 짙푸른 물결이 눈길을 끄는 명소는 쇠소깍, 그곳 바닷가에서 휴식하며 먹는 아이스케이크가 일미다. 어느 일본인이 이름 밝히지 말라며 제공한 것이란다.
쉬엄쉬엄 걸어 오후 4시에 이른 보목동어촌계 마을어장 앞이 제주일주 올레길 대장정의 최종목적지, 3월 24일의 유채꽃 국제걷기 1일차 바닷길의 마지막지점이다. 걸은 거리는 올레 4코스 후반 일부, 5코스 전체, 6코스 일부를 포함하여 24km, 제주일주 전체거리는 338km다. 대장정을 무사히 마무리한 것을 축하하며 서로 악수를 나누고 기념촬영, 버스에 올라 중문의 주상절리 부근에 있는 만찬장으로 향하였다.
대장정을 마친 후 보목 어촌에서
한 시간 여 버스를 타고 만찬장에 도착하니 오후 5시 반, 만찬에 앞서 일주 완보자 전원에게 일일이 완보증을 수여하며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엔도 야스오 일본 대표가 인사말을 하는 중 목이 멘다. 제주일주 한국, 일본, 러시아 WALK의 감회가 남다른 듯, 참가자 모두 나름의 소회가 있으리라.
큰 행사를 기획하고 차질 없이 진행한 선상규 한국체육진흥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노고에 감사를 드린다. 엔도 야스오 일본 대표를 비롯한 일본 참가자, 블라디미르 러시아대표와 참가자, 그리고 한국의 참가자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장하십니다. 다음에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납시다.